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 - 15년 만의 재취업 코믹 에세이
노하라 히로코 지음, 조찬희 옮김 / 꼼지락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쉰지 15년이 된 전업주부가 일을 구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를 만화로 엮은 책이다.
만화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나는 사회생활 경력 13년차에 결혼을 했다.
결혼 후 일을 쉰지 3년이 되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고 간간히 일을 받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일을 붙잡고 있다. 아이 키우며 따로 자기계발 할 시간이 없으니 프리일을 하면서 그나마 업계의 최신정보를 접한다. 프리라도 하고 있으니 다행인데 만약 내가 아예 일을 안 하고 아이만 본다면?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는 앞으로 10년이 넘게 걸릴텐데 그때쯤 사회에 나가도 나의 13년 경력이 먹힐까? 세상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새로운 기계나 프로그램을 배우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얼마나 어린 사람들 사이에서 굽신거리며 일을 배워 나가야 하나? 아니.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런저런 생각에 밤잠이 안 올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이야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하고 남편도 내 덕에 가정에 신경을 쓰지 않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 스스로 앞가림을 하고 내가 하루하루 드라마에 빠져 세상물정도 모른다면 남편은 나란 인간을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해 주려면 돈이 필요할 것이다. 돈이라는 것은 원래 많을수록 좋은거니까...
이 책에도 아이들이 구멍 난 운동화를 더 신을 수 있다며 신고 다니고 해외여행 따위 꿈도 못꾸며 살아가는데 주인공은 그런 검소한 생활에 아이들이 익숙해 진 것만 같아 죄책감을 느낀다. 사춘기에 예민한 아이들이 낡은 운동화를 자연스레 신고 다니고 남들 휴가 때마다 나가는 해외여행을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남편의 월급에 맞춰 살며 궁상에 찌든 것 같아 뒷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리라. 그래서 더욱 취직이 간절해 졌으리라...

일을 한다는 것은 돈을 떠나서 자아실현의 기회를 갖는 것이니 시간이나 돈 때문에 아무거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남들이 들으면 부러워 할만한 사무직에 뽑히지만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아 3개월 수습기간동안 혼나며 일을 배우고 집에서도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지만 나이 마흔에 15년간 전업주부생활로 굳어버린 뇌는 따라가 주질 못한다. 결국 객실청소 일을 하며 땀을 흘려 돈을 버는데 이 쪽이 주인공에게는 적성에 맞고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일이었으니 아무리 경단녀라 해도 나를 써준다는 곳에 무작정 들어가기 보다는 적성과 꿈에 가까운 일을 하는게 맞지 싶다. 실제 내 주변에 보면 사무직 경력이 있지만 아이를 키우며 경력단절이 된 주부들이 공장이나 청소 등 허드렛일로 사회복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워가며 직장 내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감내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다 사회 복귀한 아줌마들이 하기엔 피곤할 일 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또 청소나 빨래 등 집안일에 익숙한 주부들이 단순 노동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긴 하다.
쨋든 나도 언제가 될지 몰라도 취직을 하게 될 것인데 결혼 전 경력을 인정받긴 어려울 것 같고 그나마 지금 하고 있는 프리랜서 일을 경력에 쳐 줄지도 의문이다마는 주인공처럼 고배를 마시기도 하고 내 적성에 맞을지 안 맞을지 몰라 무작정 받아주는 회사에 울며 겨자먹기로 다니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책 내용이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내 주변에서는 이미 겪은 분들이 많기에 더 공감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