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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일기 - 디킨스의 만찬에서 하루키의 맥주까지, 26명의 명사들이 사랑한 음식 이야기
정세진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7년 2월
평점 :
명사들이 사랑한 음식이야기라는 주제가 내 눈에 들어와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나는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하고 내가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대한 갈망이 크다보니 자연스레 이런 책에 빠지게 되고 책에 소개된 요리를 어떻게든 구해서 먹어보고 싶어한다. 미식가라는 얘기는 아니고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걸 좋아한달까...
세계 음식이 모여있는 이태원 골목을 좋아했고 해외에 나가면 반드시 그 나라의 서민음식을 먹어봐야 하고 사찰음식은 물론 유명인들이 먹었다는 처음 들어보는 음식에도 욕심이 생길 정도니까 당연 이런 책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참새가 어찌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겠는가...
이 책엔 우리가 흔히 알던 사람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이들도 있다. 모두 사회적 격변기에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며 꿈을 이루거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유명해진 이들이다. 이들의 생애와 함께 한 음식의 기원이나 에피소드를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알던 사람들을 수박 겉핥기로만 알고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
특히 공산주의자 호치민이나 마오쩌둥에 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정치사상에 대한 어려운 책을 멀리하다보니 사상가들에 대해서는 겉으로만 알던게 전부인데 이 책을 통해 그들에 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그들이 즐기던 음식에 대해 읽으며 새로운 맛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좋았던 부분은 압생트에 대한 부분... 그 술의 맛은 내가 마셨던 어떤 술보다도 환상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묘사해 두었다.
메디치는 흔히 희대의 악녀, 피를 좋아하는 괴물로 묘사되곤 했는데 그녀의 슬픈 과거와 유럽 음식에 선구자적인 인물이라는데에 내 안에서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전혜린은 말로만 전해들었는데 이렇게 글로 자세히 만나니 다시 마음속에서 그 인물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헤밍웨이와 엘비스, 피카소는 위대한 예술가 그 이상은 아니었는데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어 신선했다.
한권에 26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지루할만 하면 끝나기에 호흡이 길지 않아 좋았다.
관심있는 키워드를 많이 전해받았다. 깊이가 있지는 않지만 소개받았다고 표현하기에 딱 알맞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인물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참고문헌을 참고하면 될것이고 나는 이제 압생트와 터키커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바다를 항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