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 - 살면서 늙는 곳, 요리아이 노인홈 이야기
가노코 히로후미 지음, 이정환 옮김 / 푸른숲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100세시대다. 80넘은 노인들이 넘쳐난다.

치매에 걸렸고 기억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처음보는 사람들 뿐이다.
싸늘한 공기속에 알싸한 알코올 냄새가 퍼진다. 철제침대에 누워 언제 올지 알수 없는 가족을 기다린다...
내가 내 정신이 아니거나 어차피 곧 죽을텐데 누가 돌보든 무엇이 문제인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내 정신은 말짱한데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낯선 이가 기저귀를 갈아주고 밥을 먹여준다.
나의 과거따위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나를 어린아이 대하듯 턱받이를 해주고 세수를 시킨다.
다 포기하면 편할것이다. 하지만 체념하고 난 아직 살아있는데 죽은 것 같이 살다 가야한다.
노인학대 소식이 간간히 들려온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요양시설의 이미지다.


우린 누구나 늙는다. 모두가 치매에 걸리는건 아니지만 병이나 사고를 당하지 않는 이상 말년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씻을수도, 밥을 먹을수도 없는 때가 반드시 온다.
그럴때 우리는 어디에 의지해야 하는가...
요즘 신문기사를 보거나 주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이 스스로 생활을 할 수 없는 때가 오면 요양시설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진심일까??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건 아니랍니다' 는 객사를 하더라도 살던 곳에서 살다 죽겠다고 외치는 '오바'라는 요괴같은 치매노인 한명을 시작으로 시모무라, 무라세, 저자 가노코 등 사람들이 한둘씩 모여 꿈에 그리던 요양시설 요리아이를 만들어내는 실화를 에세이로 만든 책이다.

저자 가노코는 편집프리렌서로 일이 없이 노닥거리며 고양이 두마리와 아내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그러던 와중 무라세를 알게 되고 시모무라를 소개받아 요양시설 요리아이에서 노인돌보미 일을 도우며 '요레요레'라는 잡지를 만들어 수익에 보탠다.
그러는 동안의 몇년을 에세이로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속에 모인 이들은 기존의 요양시설이 아닌 내가 살던 곳에서 익숙한 얼굴을 보며 죽을때까지 지낼 수 있게 도와주는 요양시설을 만들고자 한다.

치매노인에 관한 이야기 치고 밝고 유쾌하고 재미있다. 이들이 시설을 짓기위해 모금받는 과정이나 노인들을 돌보며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감동을 주고 웃음을준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개성이 있다.


우리 부모님들은 언젠가 누군가는 모셔야한다. 우리도 누구나 늙는다. 우리 부모님이 늙는 만큼 우리도 늙는다는걸 잊으면 안된다.
딱딱한 요양시설이 아닌 요리아이 같은 요양시설이 우리 곁에도 생긴다면 어떨까...
대를 이어 봉사하고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요양시설이라니... 꿈만 같은 이야기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행복한 노후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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