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투명
장웨란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예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집과 투명'에 소개된 이야기는 빠르게 변화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뭔가의 결핍이 있거나 가족형태의 주류가 아닌 비주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혼자사는 노인이나 이혼한 아내와 살아가는 딸을 그리워하는 남자, 쇼윈도 부부의 이야기, 가족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고아의 이야기 등...
소설속의 이런 불완전한 가족 형태가 현실로 봐도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다. 이혼율이 높고 편모 편부가정이 많다. 혼자사는 노인이나 딩크족 부부를 위한 작은 평수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고 아무도 돌보지 않아 요양원에 들어가는 노인이나 형제가 없어 혼자 노니는 아이들을 보면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사회현상으로 봐야할 거 같다.

특히 재미있었던 두가지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그 첫번째 이야기는 수업까지 빼먹으며 일탈을 즐긴 장수잉 할머니의 이야기이다. 하릴없이 마당앞을 지나가는 동네주민들에게 말을 걸던 우리 할머니가 생각 났다.
글 속 장수잉 할머니의 자식들은 잔소리만 하고 며느리는 맘에 안든다. 남편을 오래전에 잃고 마음 둘데 없는 잔소리꾼 할머니에게 친구 해주겠다며 선뜻 다가오는 이도 없으니 삶이 얼마나 무료했을까... 빠르게 진행되는 가족의 해체가 인간을 어떤 지경에 이르게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잠깐의 일탈이 그녀의 삶에 짧은 생동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이야기는 주인공보다 못 사는 언니를 가정부로 들이는 이야기였다. 언니는 온갖 허드렛 일을 하며 돈을 벌었고 동생은 쉬거나 개인 시간을 갖기위해 언니에게 돈을 주며 시간을 샀다. 서로 다른 세계에 살아가며 자매는 어린시절 일을 떠올린다. 따귀를 맞거나 옷을 가지고 싸우는 사소하지만 상처가 된 이야기들... 다 큰 자매가 나이 듦에도 싸우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듯 하여 나도 우리 언니와의 과거를 회상하며 웃을 수 있었다.

책 사이사이에 그림은 마치 그 내용이 스릴러일 것 같은 긴장감을 준다. 집이 편안한 안식을 주는 공간이 아니라 어떤 수단이 되거나 목적 자체가 되기도 한다. 가끔은 스릴러처럼 시작하는 이 단편소설 8편은 흥미진진하다.

시작부분 책장을 넘기면 마치 초콜릿 상자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초콜릿을 골라 꺼내는 기분이 든다. 이번 초콜렛 속엔 뭐가 들어있을까 기대를 하며 책장을 넘겨도 좋다.
세련되고 독특한 감성의 현대 중국문학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앞으로도 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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