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 여인의 초상화 속 숨겨진 이야기
이정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유럽은 어떤 시대든 동양에 비해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고 여성들도 신여성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중세 여성들이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고 문맹으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평생을 지냈음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치장을 하거나 몸매를 드러내는 일도 불가능 했다고 했다. 결혼이라도 하려면 비싼 지참금이 필요했기에 결혼도 맘대로 할 수 없었다. 지참금을 마련하지 못한 여성들은 수녀원에 가거나 매춘부가 되는 길을 택하기도 했다는게 놀라운 사실이었다. 합법적으로 몸매를 드러내고 자유를 누리려면 매춘부가 되어야 했고, 튀거나 똑똑한 여성들은 마녀로 몰리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베로니카라는 매춘부의 이야기는 흥미로왔다. 노래나 시를 짓는데 재능이 있었던 아름다운 매춘부인 베로니카는 마녀사냥이 횡행할 때 의심을 받고 재판을 받다가 풀려난 후 고아와 여성들을 도왔다고 한다. 매춘부일때는 같은 여성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던 여성이 시대가 바뀐 후 오히려 그 능력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고 하니 진정한 신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사실들이 베로니카를 그린 그림을 통해 지금도 현대에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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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둘이나 낳고도 왕비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던 앙리 4세의 여인 가브리엘 데스트레의 비극적인 운명도 여러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르테미시아는 아버지에게 한낱 재산 취급받으며 성폭행을 당했지만 범인은 제대로 된 법적 처벌도 받지 않았다. 아르테미시아는 남성에 대한 증오와 혐오를 그림에 담았다. 자신을 유디트와 동일시 했는지도 모른다. 여성에 대한 상해가 재산훼손 정도로 여겨지던 시절, 그 결핍이 만들어낸 여성의 초상화 속에 담긴 이야기가 흥미롭다. 결국 지금의 현대사회가 되기까지 겪어야 할 혼란한 시기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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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주제가 된 여성들의 비극 만큼, 에로틱한 그림을 그린 화가 본인의 비극도 실려있다. 마네와 모네, 고흐, 고갱, 구스타프 등 유명한 화가의 일화를 통해 그들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재미다. 우리가 흔히 접한 유명한 화가와 그 작품에 이어지는 그림들, 그림을 그린 화가의 생각과 상황, 그림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어우러지며 중세 서양 사람들의 삶과 에로티시즘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미술관을 한바퀴 돌아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작 [그림 속 여자를 말하다]를 읽으며 단풍잎이 지는 가을, 명화 속 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감상하며 가을향기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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