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 신들의 모험, 사랑 그리고 전쟁 아르볼 N클래식
이수현 지음, 정인 그림 / 아르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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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북유럽신화는 그리스로마신화보다 더 늦게 알려졌다. 올림포스의 신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그것을 기원으로 한 여러 이야기가 탄생했지만 오딘이나 미미르의 샘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것이었다. 내가 북유럽신화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1995년 무렵, '우르드'라는 여신이 등장하는 일본 만화를 통해서였다. 볼만한 북유럽신화 책이 없었기에 게임이나 만화에 종종 등장하는 오딘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북유럽신화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시간이 흘러 반지의 제왕과 마블 시리즈의 토르가 유명해지며 북유럽신화는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하는 교양이 된 듯 하다. 이제는 모든 게임이나 판타지 소설에 소재가 되고 있다.


몇해 전 북유럽신화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히트를 쳤다. 그때 나도 그 책을 샀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비해서는 쉬웠지만 그리스로마신화 못지 않게 어려운 용어와 생소한 신들의 이름이 널려진 신화를 술술 읽어나가긴 어려웠다. 그러다 청소년을 위한 지학사아르볼의 '북유럽신화'를 접하게 되었다.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북유럽신화를 좀 더 읽기 쉽게 쓴 책이다. 손에 넣고 반나절도 안되서 다 읽었다.


북유럽의 신들도 결국 올림포스의 신 만만치 않게 잔인하고 이기적이었다. 신들의 왕 오딘은 그리스로마신화의 제우스와 상응하는 신인데 역시 이여자 저여자 집적대며 자식을 낳고, 말썽꾸러기 로키는 악랄한 범죄를 장난삼아 저지른다. 무식해 보이는 토르는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고 맨날 망치를 날려 거인들을 죽이는 듯 보인다. 미와 전쟁의 여신 프레이야는 이쁜 외모와 상응하는 포악한 면이 있다.


처음엔 가벼운 장난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시작하다가 발니르의 죽음부터 서서히 최후를 향해 나아가고 가족의 피를 손에 묻히게 되면서 모든게 무너지는 듯 보인다. 신들의 세계에서도 가족을 배신하거나 죽이는 일은 최악의 사건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어떠한 잘못을 저질러도 잘 빠져나가던 로키는 결국 형제의 죽음 앞에서 죄를 실토하게 되고, 그래도 반성하지 않고 모든 신들에게 최후를 선사한다.


이 책의 마지막이 참 맘에 든다. 신화는 결국 인간사를 아우른다.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이야기를 신의 입을 통해 전하는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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