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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흔들린다 느껴진다면
남희령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9년 7월
평점 :
인간극장, 아침마당, 리얼코리아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교양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매회 방송에 출연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내고 어떻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할까?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그들이 그 많은 이들의 다양한 사연을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것이다. 사연 중에는 감당하기 힘든 사연도 있을 것이고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구구절절한 사연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접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다져진 방송작가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인 남희령 작가의 개인적의 삶과 그들의 가족이야기, 그리고 방송계 이야기와 프로그램을 만들며 만난 사연자들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있다. 읽었던 에피소드들 중 고부갈등과 사춘기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남는다. 외주제작사를 차린 저자의 남편때문에 골머리 앓는 부분은 같은 부인입장에서 공감되었다. 나도 시부모를 모시는 며느리이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다보니 가족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는 많이 공감했다.
그녀의 어린시절 막둥이로서의 삶으로 인한 결핍이 그녀를 작가의 삶으로 이끌었다는 부분도 공감했다. 자신의 결핍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데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나 또한 언니, 오빠의 그늘에서 막둥이로서 살아온 세월이 있었다. 주목받지 못하는 것, 지원받지 못하는 부분에서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이 버킷리스트가 되어 일찍 독립했고 사회 나와서도 다양한 취미생활을 용돈으로 해결하느라 힘들었지만 그 많은 경험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된 케이스라서 공감이 되었다.
한 권의 책을 이루는 이야기의 단편들이 짧막하기에 읽기 편했다. 에세이 한편이 너무 길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자잘한 에피소드 다수가 재미있게 엮여져 있다. 모든 내용이 이어지지 않기에 잠자리에서나 일상에서 시간이 날때 틈틈히 읽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