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 여왕 마고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첫 페이지부터 충격적이었다.

프랑스 왕실은 현대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백작부인이든, 황후든, 애인이 있고, 정쟁에 그와 관계된 일이 끊이지 않는다. 남자들은 아름다운 부인들을 보면 정신을 못 차리고, 여인들은 그런 남자들의 지위를 이용해 정치적인 술수를 마음껏 휘두른다. 한국 사극 못지않게 치열한 꽃들의 전쟁이다.

우리가 유럽을 생각하면 감히 할 수 없는 생각 아닌가. 고상한 그들의 문화에, 웅장한 그 궁정에. 드레스만 걷어 들이면 얼마든 부추길 수 있는 더러운 정쟁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프랑스 궁정의 가장 유명한 이야기 ‘여왕 마고’를 아는가? 마고는 마르그리트의 애칭이다.

이 책의 제목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이 바로 여왕 마고인 ‘마르그리트’이다.

자신의 오빠인 구교의 수장 사를르와 남편인 신교의 수장 앙리를 사이에 둔 마고여왕. 바로 그 녀의 이야기이다.

1572년 파리에서 일어났던 성바르톨로메오의 학살사건을 배경으로 한 역사물을 기반으로 쓰여진 이야기 이지만 현대로 옮긴 후에도 전혀 진부하지 않다.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여왕 마고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앙리 3세가 마르그리트와의 혼례를 위해 프랑스에 오고, 왕후인 카트린느 메디치와 대치하며 죽음을 피해가고 어떻게 프랑스를 자신의 손에 넣는지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 글이지만 현대인들이 읽기에 그 초조함과 긴박함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누가누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을 알 때마다 놀라움의 연속일 뿐이다.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기만 그보다 세속적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상식적으로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이야기 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