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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눈물이 나서 혼났다. 이 책을 읽은 날은 책을 읽는 데에 유난히 집중이 되지 않아 카페에 가서 이 책의 첫 장을 펼치게 된 날이었다. 먼저 읽었던 책을 마저 읽고 난 후에 이 책을 펼쳐 들었는데 아차 싶더라.
백혈병에 걸려 병원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들을 둔 고아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신 또한 떠나버린 아내를 뒤로 하고 자식을 단도리하다 허망하게, 그리 스러져 가야 하는가에 대한 갈등, 차라리 죽고 싶다고 말하는 병든 아이, 밀린 병원비에 대한 현실적인 고충까지. 어려운 현실이 설상가상 인 채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첫 페이지부터 앞이 깜깜하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로서 한 때 안 읽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다. 키워드는 ‘부성애’
‘가시고기’가 처음 출판된 2001년, IMF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도 못하던 그때, 사회는 스러져 가는 가정과 ‘부성애’에 집중했다. 돈을 벌어오는 가장으로서의 아버지가 아닌, 자식을 사랑하는 여느 동물들처럼, 어쩌면 가시고기처럼 자신의 온 몸을 희생하는 부성애. 그 정점에 자리 잡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돈 벌어오는 기계에서 벗어난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의 홍수를 불러온 그 효시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그 가시고기(2001)의 개정판이다.
시한부 아이와 집나간 아내, 가난한 가장이라는 소재만으로 진부해 보일지 모른다. 이미 이런 소재로 독자를 울린 작품이 너무 많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부성애를 말하는 작품의 정점에 있었던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제대로 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부성애 스토리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단언컨데 이 책을 펼칠 거라면 반드시 휴지를 준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