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마스터
김나디아 지음 / 북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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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는 살짝 시들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미드에 빠져사는 저입니다. 영어 공부에도 다소 관심이 있는지라 '미드 보는 김에 영어도 같이 공부하자'는, 누구나 한번쯤 할법한 생각으로, 영자막을 띄워서 미드를 보곤 하죠. 그런데 해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무게중심을 대부분 영어 공부에 두지 않는 한 학습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정도의 효과밖에 거두지 못하고 실은 미드를 보는 핑계(?)가 되는 게 사실이지요. 특히 저는 스릴러나 미스테리를 좋아하는데, 특히 이런 장르의 미드는 영화 이상으로 호흡도 빠르고 대사도 빠른데다 관용적 표현이 많이 나와서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고서는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때문에 충분히 반복하고 받아써보는 본격적인 노력이 필수적으로 따라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죠. 저는 이제는 보다가 흥미로운 표현이 보이면 캡쳐해두고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는 정도로 타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문제도 있고 미드 붐이 살짝 시들기도 했고 저작권 문제도 걸리고 해서일까요? 미드로 영어를 공부하자는 컨셉의 책은 예전만큼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간만에 만난 이 책이 반갑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미드를 표현 창고로 활용할 뿐, 미드 자체의 내용에는 크게 초점을 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장면과 상황을 소개하고 거기서 한 가지 표현을 뽑아내어 자세히 설명하는 식으로 전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아예 하나의 주제를 정해놓고 그와 관련된 표현들을 미드 속에서 끌어모아 한꺼번에 소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죠. 사실 이러다보니 재미라는 면에 있어서는 조금 덜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니만큼 미드라는 소재로 끌어낼 수 있는 흥미를 반감시키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신 학습량의 측면에서나 묶어서 외우는 것이 주는 종합적인 효과 면에서는 얻는 부분이 큰 것 같습니다. 저자는 영어 회화를 익히게 하는데 더 무게중심을 두고 이 책을 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 부분은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드러납니다. 표지 디자인만 해도 꽤 심플합니다만 책 안을 들어다보면 이런 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진이나 그림도 거의 없습니다. 색깔 자체도 검은색과 회색 위주로 단순하게 처리해두고 있고요. 그 대신 예상 외로 빼곡히 표현이 들어차있어서 놀라게 됩니다. 소개된 표현을 보자면, 관용적 표현도 적지 않습니다만 빈도가 높은 것들이 대부분이고 시사적이거나 유행 중인 단어도 꽤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실제 회화에서 유용한 것만을 소개하려는 의도겠지요. 그래서 미드에서만 볼 수 있는 표현보다는 회화책에서도 흔히 보는 표현들도 많았습니다. 이미 영어 공부를 좀 했다던가, 회화에 다소 익숙한 분들이라면 눈에 익은 표현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각 챕터 뒤에 붙어있는 복습 코너도 마음에 드는데요, 개인적으로 실용서는 만지작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장씩이라도 익힌 표현을 실제 적어볼 수 있게 배려해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문턱이 그다지 높지 않고 단어의 난이도도 적절히 조절되어 있어 약간의 기본만 있으면 입문하기에 편안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회화 위주니만큼 수험 공부에 활용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겠습니다만 회화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중학생 어휘력 정도만 되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해요. 다만 영어 공부보다는 미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라면 기대와는 꽤 다르다고 느끼게 될 것 같고요. QR 코드로 본문에 실려있는 예문을 성우의 낭독으로 들어볼 수 있는데요, 으레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만 특히나 이런 책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효율성이 배가되지 않나 싶습니다. (미드 속의 발음을 그대로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장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알아듣기 편하고 표현을 익히는데는 유용하겠지만 히어링 측면에서는 성우가 또박또박 천천히 읽어주는 발음은 실제 생활에서의 발음과는 낙차가 엄청나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저작권 문제도 있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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