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읽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I Am So Happy I Was Born 영어로 읽는 우리 어린이 문학 1
박완서 지음, 전승희 옮김, 한성옥 그림, 데이비드 윌리엄 홍 감수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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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제가 정이 갔던 한국의 작가들은 여성 작가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박경리 님, 박완서 님, 신경숙 님 등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하고 예민하게 현실을 포착하는 작가들의 표현력이 우선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특히 박완서 님의 글은 소박하면서도 놀랍도록 솔직한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누추해보이는 현실에 대해서도 애정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있어서 어릴 적에 읽기에도 참 좋았던 것 같고요. 물론 조금은 시대의 흐름이 느껴져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같은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지 걱정되는 면도 있습니다만, 인간의 본질이 변치않는만큼은 지금의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감동을 안겨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게 교과서에도 자주 실리는 것 같고요.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분의 책이 이렇게 영어로 번역되어 나오니 왠지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물론 영어학습용이니만큼 국내 독자를 상정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이렇게 번역이 된다는 것은 해외의 독자에게 알려질 기회도 많아진다는 이야기일테니까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이 책의 주인공 복동이는 소위 소외된 가정의 아이입니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미혼의 이모와 둘이서 살아가고 있는 복동이에게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치요. 그 와중에서도 주변사람과 소통하며 따뜻하고 속깊은 아이로 자라나는 과정이 박완서 님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져있습니다. 피보다 중요한 것이 정이고, 피에서만 정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그러한 진실이 전달되는 과정이 인상적이네요.



영어의 측면에서 보자면 의도적으로 문장 구조를 단순하게 다듬어주고 단어도 최대한 평이한 것으로 치환하였음이 보입니다. 그렇다곤 해도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요새 워낙 영어조기교육이 많다곤 합니다만 최소 중학생은 되어야 읽을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입문으로 많이들 보는 로알드 달의 책에 비해 보자면 비슷하거나 구조적으로는 좀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한글 해석이 실려있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는 아이들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저는 길게 보자면 해석이 없는 쪽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교육용 원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워크북이죠. 이 책도 연습용 워크북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주로 단어 위주로 정리되어 있는데요, 연습할 수 있는 내용이 조금 더 많았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단어를 참조해가면서 읽어가도록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잘 이끌어준다면 딱 좋은 소재의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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