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자동차톡! - 자동차가 왜 좋으냐고 물어보는 당신에게
김우성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사실 남자라면 적건많건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고백하자면 저는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돌이켜보니 어릴 때 보면 길거리의 차이름을 줄줄 꿰고 다니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저는 무슨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쓰나 했으니까요. 어른이 되어서도 차는 그냥 탈것으로만 보던 제가 새삼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차에 '남다른' 에너지를 쏟고 있는 친구를 만나게 된 탓이겠습니다. 볼때마다 차 이야기만 해대는데 아무리 지겨워해해도 그 입을 막을 수 없으니 차라리 내가 차에 관심을 가져보면 그 이야기가 재밌게 들리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지요.



의외로 살짝 작은 판형을 택한 이 책의 저자는 월간 '탑기어'의 편집장이었던 김우성 님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차를 너무나 좋아햇고 당연히 어른이 되어서까지 차를 사랑하는 그의 '덕'이 뚝뚝 묻어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네요. 가벼운 이야기에서부터 전문적인 이야기까지 정리하기도 힘든 다양한 이야기가 빼꼭이 담겨있는데요, 그 필체에서 신남과 흥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네요.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에 대해 하고 싶은대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책을 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뜬금없는 이야기기도 하겠습니다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그것을 독자들이라는 대상으로 하여금 진지하게 듣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책을 내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보게도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무언가 책을 내보고 싶어지는군요.



아무튼 내용으로 돌아가보자면 수퍼카와 럭셔리카를 소개하는데서 시작해서 다양한 종류의 차와 그 각각의 매력을 소개하는데서부터 책은 시작됩니다. 작은 판형의 책입니다만 '끝내주는' 자동차들의 사진을 잘 뽑아 실어두었는데요, 미끈하게 잘 빠진 자동차의 라인은 확실히 매력적이네요. 그리고 그 차를 만들어낸 유명 기업들의 창업자라던가 디자이너, 그리고 유명 레이싱 드라이버의 이야기가 이어지네요. 자동차 제작자들의 집착과 애정, 그리고 그런 감정들의 충돌이 빛을 발하는 라이벌전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뒤를 이은 자동차 테크놀러지에 대한 단원은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상품으로써의 자동차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만, 원래부터 동시대 과학기술의 집약체로써의 자동차에는 관심이 있었거든요. 일반인이 주변에서 친근하게 볼 수 있고 다룰 수 있는 용품 중에서 자동차만큼 첨단을 달리는 것도 드물 것입니다. 자동차 기어에 대한 글이 가장 재밌었고요, 플랫폼이나 에어로다이내믹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후반부는 이런 자동차가 만들어낸 문화를 소개하고 있네요. 모터쇼와 F1, 슈퍼 콜렉터, 튜닝 등 천태만상이 소개됩니다만, 특히 근래 중국 시장의 무시무시한-특히 소비 시장 측면의-성장에 얽힌 일화가 눈길을 끄는데요, 확실히 요새 중국은 빠지는 데가 없네요. 인상적입니다.



조금 산만하다는 인상은 있습니다만 작가의 흥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읽어가면서도 살짝 드는 생각이 제가 정말 차에 대해 무지하긴 했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던 것이 제게는 다행스러웠다고 하겠네요. 누구나 자동차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야 없겠습니다만 잘 모르던 세계를 알아가는 것은 역시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젠 자동차 매니아 친구의 이야기에 맞장구 정도는 쳐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까지 그 친구만큼 차를 사랑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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