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골든보이, 랑랑 - 중국인으로 태어나 세계인이 된 천재 피아니스트 닮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wannabe series 3
랑랑.데이비드 리츠 지음, 문세원 옮김 / 위즈덤피플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근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음악가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 중 젊은 피아니스트로써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랑랑이 아닌가 합니다. 내한공연도 몇 번 했었는데요, 저 역시 기회가 닿아 그의 공연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열정적이고 화려한 그의 스타일 덕에 스타성이 넘치는지라 언제나 그렇듯 호불호도 많이 갈리는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는 해도 그와 같은 젊은 연주자가 보여주는 천재성은 많은 '보통' 사람들의 동경과 찬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일이지요. 현재의 사람을 만드는 것이 과거의 시간이고보면 이러한 천재가 살아온 삶의 흐름이 궁금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아직 젊은 그인만큼 책은 그다지 길고 넓은 삶의 궤적을 그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추정컨대 이 책이 쓰여진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난 것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그의 출생시부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는 시기까지만 딱 그려져있지요. 일찌감치 명성을 얻은 그이니 그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결국 책의 초점은 그의 교육 과정에 맞추어져 있다고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젊은 천재의 이야기에서 늘 빠지지 않는 것이 부모와 스승의 영향력인 법, 이 책에서는 특히 랑랑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광적인 교육열이 가장 인상적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랑랑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상승욕구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보게되는 부모들의 그것과 아주 닮아 보입니다. 산업화를 밟아 온 사회의 가치관이 개개인에게 투영되기 때문일까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 아들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 천재성에 모든 희망을 걸어버리는 절박함, 그 절박함이 가슴을 울립니다. 그러한 절박함이 폭력으로 전환되기 마련임을 생각해보면 그것이 부모로써의 결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 명의 개인으로 보았을 때는 그러한 절박함이 공감을 일으키게 되는 것 같네요.
 


 

사실 랑랑의 천재성이 있었다 해도 과연 그의 아버지가 없었다면 현재의 그가 나타날 수 있었을까요? 쉽사리 답변을 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것을 잘 알기에, 또한 혈연의 끈이 질기게 묶여 있기에 랑랑 역시 아버지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네요. 랑랑의 아버지가 랑랑에게 깊은 상처를 내었고 그 상처의 아픔 끝에 이번에는 랑랑이 아버지에게 상처를 내는 장면이 이어지는데요, 어찌보면 랑랑의 성공이 그들의 상처를 봉합해준 것도 사실이 아닐까 씁쓸한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한때 랑랑과 그의 아버지가 함께 공연을 하는 영상물을 본 적이 있는데요, 음악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지던 그 모습이 화해와 용서를 반영하는 모습이라고 믿고 싶네요.
 


 

인생에서 얻는 것은 항상 대가를 요한다고 믿습니다. 이 책은 그가 얻고 있는 영예를 위해 그가 치른 대가를 그려냈다고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결국 삶의 무게는 죽음 이후에 재어질 수밖에 없는 것, 그가 음악가로 더욱 성장하여 먼 훗날 다시 한번 자서전을 내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때까지 한 명의 음악애호가로써 저 역시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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