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유지나 외 지음 / 작가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책을 덮고 보니 '오늘의 시', '오늘의 소설' 편을 볼 때의 소극적인 자세와는 달리 '오늘의 영화' 편은 적극적으로 읽어나갔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에 실린 시나 소설 중 2,3편 정도나 봤을까 싶었던 것과 비교해볼 때, 소개된 영화 중 반 이상은 봤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역시 나는 영화 세대인가'라는 생각과 동시에 역시 뭔가 안다 싶으면 기준도 빡빡해지고 까다로워지는가 하는 생각도 들어 쓴웃음을 짓게 된다. 대중적인 영화 보기를 즐기는 내가 소개된 영화의 절반 이상을 보았다는 이야기는 달리 말하면 이 책의 선정 기준은 상당히 무난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마더', '국가대표', '박쥐', '워낭소리', '슬럼독 밀리어네어', '아바타' 등 많은 작품이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책에는 한국 영화 12편과 외국 영화 9편이 선정되어 있으며, 각각의 영화에 대한 선정위원의 감상평이 실려 있다. 복잡한 분석보다는 씨네21이나 무비위크의 컬럼에서 봄직한 간략한 평에 가깝다는 느낌인데, 조금 더 깊은 내용을 담아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 취향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영화 쪽의 높은 접근성을 감안해보면 대부분의 독자가 나와 비슷한 정도로 영화를 보았을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평은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적절하겠지만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아쉬운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영화 자체가 대부분 대중적이었던 것만큼 더욱 깊이있는 평설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실제로 다른 '오늘의' 시리즈에 비해 분량이 적은 편이기도 하고... 책 뒤에 실린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구성을 바꾸어 모든 작품에 감독과의 인터뷰를 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국내 감독의 것만이라도 말이다. 재미도 있고 내용도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무난하게 정리해낸 책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 물이라 해도 오늘의 시, 소설과 오늘의 영화 편은 다른 방향을 잡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동일한 시리즈로 묶어가다 보니 알게 모르게 다른 것을 같은 형식으로 담아내는 무리수가 생긴 것은 아닐지... 발간 8년째 접어들었다고 하는데, 조금은 색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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