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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도그 - 2023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더그 살라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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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드러난 간결한 글에 사랑스러운 그림이 잘 어울리는 그림책입니다. 어느 누가 이 그림책을 보고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 사랑이란, 의지이자 용기야”
라고 말하는 그림책 <<핫도그>>. 제게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것은 알아차리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바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담긴 행위’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그림책이었습니다.
<<핫도그>>는 지금 무진장 짜증난다고 표현하는 강아지와 그의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으려는 여인의 의지?!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여인은 자신을 위해서는 어려웠을 일상에서의 탈출을 핫도그를 위해 감행해 봅니다. 어쩌면 여름 도시에 지쳤을 그녀도 핫도그를 핑계삼아 도시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를 과감히 떠나 자연 그대로인 섬에 다다르는 여인과 핫도그.
핫도그는 자연의 냄새에 취해 야생적인 본능에 몸을 맡기며 제대로 놉니다. 그를 바라보는 여인도 쉬어갑니다.
잠시 벗어나 다시 돌아온 일상은, 피곤하고 지치지만 이전과는 다릅니다. 일상 탈출은 새로운 공기와 도시와 나를 느끼게 해주는 쉼이지요. 그 쉼을 반려견과 반려인의 관계를 통해서 보여주는 따뜻하고 시원한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을 본 독자라면, 나와 사랑하는 상대의 감정에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곳에 있는 내가 힘들다면, 곧장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도 2023년 이 더위가 참을 수 있을만큼 만만치가 않으니까요. 이 핫도그를 데리고 어디로든 탈출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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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코끼리 알맹이 그림책 65
로랑스 부르기뇽 지음, 로랑 시몽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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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 도서를 지원받아 쓰는 서평입니다.

작은 쥐와 늙은 코끼리의 우정을 통해 죽음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났어요.

두 동물 간에 우정이 얼핏 보면 뻔한 클리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죽음’이라는 여정 안에서 코끼리와 쥐의 우정은 특별합니다.

늙은 코끼리와 작은 쥐는 나무 아래 같이 살아갑니다. 서로에게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두 존재였죠. 코끼리는 말합니다. 코끼리는 늙거나 병들면 가는 숲이 있다고요. 절벽 끝에 다다라서 다리를 건너야만 닿을 수 있는 숲이지요.

하지만 다리가 끊어져 갈 수 없자 코끼리는 무척 슬퍼합니다. 작은 쥐는 코끼리가 떠날까봐 정말 무서웠죠.

그러나 점점 죽음으로 향햐는 코끼리를 보면서 작은 쥐는 슬프지만 그를 위한 무언가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늙고 병든 큰 코끼리와 어리고 작은 쥐의 특별한 여정을 통해, 우정을 넘어 삶과 죽음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어요.

가장 좋았던 장면은 모든 동물이 나무에 어울려서 행복한 시간을 지내는 첫 장면이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뒷 면지입니다. 밤이 내려앉은 그 나무에 분홍 쥐가 혼자 웅크리고 잠 든 듯 하고요.
숲 속으로 간 코끼리는 사라진 게 아니라, 하늘 빛 밤이 되어 잠든 분홍 쥐를 덮어주는 이불이 된 듯 합니다.
사랑이란 존재는 죽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진한 빛으로 친구를 지켜주는 듯 해요. 밤으로, 하늘로, 꽃으로 혹은 달빛, 별빛으로요.
자연으로 존재하는 이 아름답고, 상징적인 장면은 오래토록 여운이 남습니다.

오랜만에 글과 그림이 따뜻한 그림책을 만나 먹먹한 오늘입니다.

꼭 소장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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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
융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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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 서평입니다.

오랜만에 좋은 그래픽노블을 읽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떠나 재미있는 영화 한 편을 본 듯 한다. 하지만 역시 작가는 영화감독이기도 하단다. 단순하지만 검정과 빨강으로만 그려진 단순한 드로잉, 훌륭한 서사와 잘 설정된 캐릭터와 복선들이 얽혀 재밌게 읽힌다.

프랑스에 이주한 클레르 가족. 엄마가 죽고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된 클레르가 한국으로 돌아가 대체 무엇을 할지, 자신의 뿌리를 찾은 후 결말은 어떻게 지어질지 전혀 예상을 할 수 없다는 게 이 책을 끝까지 보게 하는 매력이다. 결말에 닿은 후에야, 모든 복선이 연결되면서 독자를 전율케 한다.

<<베이비 박스>> 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의미도 있겠지만, 독자가 보기에 클레르가 성장하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러나 <<베이비 박스>>라는 우리 현실의 무거운 이면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개인 성장으로 끝나는 구조가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이라는 생각보다는, 영화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클레르가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현실의 이면같은 거대한 담론이 담긴 이야기보다는, 개인적인 성장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것이 <<베이비 박스>>의 대중성에 부합하는 듯 하다.

<<베이비 박스>> 는 입양이라는 우리나라 현실의 이면을 클레르를 통해 대중적으로 잘 풀어낸 그래픽노블이다.

엄마는 사고로 죽고, 상자에 담긴 자신의 입양 서류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에 오는 클레르. 아이를 갖고 싶어했던 자신은 정작, 베이비박스에 담긴 아기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베이비 박스를 관리하는 또 다른 입양인 민기와 베이비박스를 창설한 목사 아이작을 만나는 클레르.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이작 목사는 참회를 위해 이 베이비박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장애가 있는 민기를 입양했단다.

나는 그 아이작 목사를 통해, 클레르가 친엄마에게서 듣고 싶었던, 알고 싶었던 이야기를 느끼게 된 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동생과 아빠가 있는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듯 하다.

가장 흥미로웠던 캐릭터는 아이작 목사와 동생 쥘링앙이라는 동생이다. 그들은 <<베이비박스>>를 좀 더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들을 통해서 클레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삶을 재건할 수 있었다. 이런 캐릭터를 쓸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오랜만에 묵직한 질문으로 시작해 재미있게 끝난 책을 만나 놀라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융이라는 작가가 어떻게 나아갈지 무척 궁금하다.

#바람의아이들 #베이비박스 #융 #서평 #돌멩이수프 #그래픽노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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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머릿속 알맹이 그림책 63
플뢰르 도제 지음, 잔 드탈랑트 그림,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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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고나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하게 떠오른다. 동물들의 머릿속, 그 모든 것을 통해 동물도 인간처럼 똑똑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사회적 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동물들의 머릿속’이라는 조금 어려운 제목을 단 이유다.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째, 책 제목이 주제를 반영하고 있지만, 내용을 기대하게 하는 흥미로운 제목은 아닌 것 같다.
둘째, 쨍하면서 부드러운 색감과 터치를 지닌 논픽션류가 지금 많이 출판돼 식상한 감이 있다.
셋째, 북펀딩한 그림책이라 그런지 가격이 비싸다. 개인적으로 비싼 책이 좋지만, 다른 논픽션류와 비교했을 때 많이 비싼 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지닌 장점 또한 뚜렷하다.
첫째,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차례와 동물 이야기가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공정한 꼬리감기원숭이, 도덕적인 침팬지와 공감하는 코끼리, 곤경에 빠진 동료를 구하는 개미, 협력하는 늑대, 죽은 동물곁에서 애도하는 아프리카 코끼리 이야기는 우리 인간과 비슷한 문화와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인상깊었다.
둘째, 조화로운 그림과 글이 잘 어울린다. 큼직하고 뚜렷한 그림과 명료한 글은 독자가 편하게 책을 읽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셋째 최재천 교수님의 강력추천은 이 책을 매력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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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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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의 《슬픈 거인》을 읽다.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어린이 문학이 질문하고 답한다.

최윤정의 <<슬픈 거인>>은 한국 어린이 문학의 한계성을 비판하고, 나아가야할 비전을 보여주는 통쾌한 서평집이다.
어린이 문학 속에서 내 안의 어린이성을 다독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엇으로 사는지, 진정한 부모 역할은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최윤정의 어린이 문학 서평집은 부모가 읽어야 하는 육아서와도 같다.

<<유진과 유진>>을 보면서 [너무나도 교과서적!] 이라고, [몸이 없고 몸에 대한 설명만 있다] 고 말한다.
우리의 청소년 소설들은 [하나같이 감옥으로부터의 탈출만을 시도하고 있다. 학교의 담장 안에 갇힌 아이들을 감각적으로 위로하려고만 하고 있다.] 고 비판한다.
유은실 동화는 하나같이 상처를 드러내지만, 치유의 방식이 ‘극적인 해결’이 아니기에 다른 동화와 다르단다. 게다가 문학적 완성도도 있다.
2000년 초에 초판이 나온 서평집이라 그런지, 이현을 패기있는 신인작가로 소개한다.

최윤정은 [모범 답안을 잃어버린 부모들이 우왕좌왕하는 것] [물질절 풍요는 왠지 모든 것을 가볍게 만든다. ] [어른의 부재는 미워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을 불분명하게 만든다] 부모 노릇도 하기 어려운 묘한 시대라고 안타까워한다.

부모인 우리에게 [감옥 밖의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잘 보이지 않는 길들이 아주 여러 갈래가 있다는 것도 가르쳐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되묻는다.
나는 아이들이 사회 안에서 버텨야하는 삶을 살아야기에 공교육 속에 아이들을 던져둔 것은 아닐까, 다른 삶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혼란스러워졌다.

[‘어른’인 우리는 본질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 천착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도 물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가야 할 때이다. 아이들의 피부만을 건드리는 게 아니라 폐부를 찌르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고 말한다.

작가가 던진 질문 중에
‘어른과 아이는 정말 그렇게 서로 대립하는 존재들일까?’ 라는 물음이 와닿았다. 죽음과 삶, 화성인과 남성인, 남자와 여자. 그 사이는 없는 것일까. <<앰 아이 블루?>>에서 동성애자는 푸른색, 이성애자는 하얀색으로 보이게 만드는 초능력을 선사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너무 많은 푸른 색의 인간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주 파란 사람, 조금만 파란 사람, 푸르스름한 사람, 푸르다기보다는 거의 흰색인 사람!
나는 이 지점을 보는 순간, 명쾌함을 넘어서 통쾌했다. 수많은 푸른 색의 스펙트럼 속에서 하양과 푸름의 이분법은 얼마나 공허한가!

"결국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인생이란 기나긴 하나의 여정이고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삶을 만들어 낸다.]는 문장에서 찾게된다. 얼마 전에 본 로랑의 여행을 그린 <<나 혼자 갈래>>라는 그림책도 떠오르게 했다.

아이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며, 어른 또한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이찬실 아줌마의 가구 찾기>>를 통해 [생의 어떤 시기를 살고 있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맞고 보내면서 변화하고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는 사실에 있어서 어른과 아이는 다를 바가 없다] 고 전한다.

나는 <<슬픈 거인>>을 읽는 동안 내 안의 거인과 맞닥뜨리며, 부모라는 역할에 대해 반성하며 뜻깊을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작가의 여러 어린이 문학 작품의 해석을 통해, 예시된 작품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했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제공 받아 기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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