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실망시키기 - 터키 소녀의 진짜 진로탐험기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오즈게 사만즈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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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콩나무 출판사에서 출간한 <당당하게 실망시키기>는 이 책의 저자인 오즈게 사만즈의 여섯 살 시절인 1981년부터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20년간의 삶을 본인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낸 자전적 그래픽 노블이다. 그녀는 현재 화가이자 노스웨스턴 대학교 조교수로, 터키 이즈미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나와 동갑이라는 걸 발견하는 순간, 독재국가였던 터키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의 삶을 직접 그림과 글로 당당하게 실망시키기라는 제목하에 펼쳐 낼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본 도서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으로 반여성적인 사회에서 성장하는 한 소녀의 모험 이야기이다.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아들과 함께 들어가 본다.

 

동유럽 여행은 해봤지만, 아직 터키는 가보지 않은 나라이다. 오즈게가 태어난 이즈미르는 수도 이스탄불과는 많이 떨어져 있는 에게해 연안의 도시로 이즈미르에서는 그리스 섬들이 잘 보였고 그리스 방송도 수신이 가능했다 한다. 오즈게가 태어난 1970년대의 터키는 혼란과 혼돈으로 뒤덮혀 있었고, 계급 간의 갈등이 심각하고, 자본주의의 유입으로 경제생활은 양극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정경유착으로 무질서한 정책들이 난무하는 시기였고, 당시의 터키는 전통적인 아랍 국가의 남존여비 사상이 남아있어 여성의 권리를 존중받지 못했다. 이 시기에 성장한 오즈게는 스쿠버다이빙을 배워 전 세계의 바다를 돌아다니는 탐험가의 자유로운 삶을 꿈꾸게 되는데, 높기만 한 현실의 벽을 실감하며 그녀가 선택한 많은 삶들을 보여준다. 자유분방하고 꿈 많은 오즈게가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기 위한 삶의 긴 여정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실제 작가인 본인의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표현해내는데, 작가의 독창적인 콜라주와 섬세하게 표현된 애니메이션, 독창적인 색감 등 볼거리가 풍부한 책이다.

 

 

 

 

오즈게의 성장기에 따라 15가지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 장의 제목은 이야기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 및 문장으로 각 장을 시작할 때 제목과 함께 표현된 그림이 인상적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대표적으로 표현하는 제목과 그림들이 독특하고 독창적이다. 아기자기함과 포인트를 잘 표현했고, 아이들이 보기에도 어른이 보기에도 부담이 없고 그림의 기법이 특이해서 눈길이 간다. 

 

 
 

여섯 살 꼬마 오즈게는 망원경으로 건너편 초등학교를 들여다보며 학교에 가고 싶은 꿈을 꾼다. 학교에 찾아가 언니 옆에 앉아 함께 수업을 듣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호기심이 가득한 소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처음부터 담임 선생님에게 반해 버린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관심 가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이고 솔직한 꿈 많은 소녀, 오즈게를 만나게 된다. 터키의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에 대해 소녀 오즈게가 느끼는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이 된다. 군사 국가로 강압적이고 일괄적으로 조직화시키는 교육되는 과정마저도 오즈게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다. 그녀의 모습을 통해 나의 어렸을 적 모습도 생각이 난다. 우리나라는 군사 국가는 아니지만, 1970년대의 국가적 상황에서는 터키와 비슷한 점이 부분적으로는 있는 것 같다. 나라에 대한 애국심에 대해 어렸을 적에 더 많이 생각해 보지 않았나 싶다.  

 

 

 

소녀 오즈게는 성장하면서 그녀가 꿈꾸는 것을 해내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한다.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공부하며 하고 싶은 것들을 행하지만 아버지는 늘 그녀에게 만족하지 못했고, 실망을 안기게 된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심히 공부하지만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할 수 없었던 오즈게는 학교에서 문제아라는 낙인으로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고, 대학에 입학해서도 자신감과 꿈에 대한 희망이 멀어져 가며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캠퍼스에서 강도를 만나 죽을 뻔한 경험을 하게 되며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변함을 느꼈다. 그 이후 그녀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게 된다. 큰일을 겪은 그녀에게 삶은 자신이 원하는 걸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과 달리 현실은 수많은 벽과 마주쳐야 하는데,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어 원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하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한다면, 언제든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분방한 삶, 그녀는 당시 터키의 사회적인 어려움, 복잡함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잘 확립시켜가며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솔직 담백하게 자신의 유년기부터 청년기까지의 삶을 통해 그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삶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멋지기까지 하다. 누구의 삶인들 멋지지 않을까마는 그녀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우리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자란다. 각기 나라가 가진 사회적 배경 속에서 우리는 적응하고 살아간다.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배경들 속에서 그녀가 보여준 모습들은 어쩌면 우리도 해왔던 고민일 수 있다. 이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고, 누구에게나 본인의 삶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즈게의 삶을 통해 당당하게 실망시킬 용기가 생겼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러 가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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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달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 클래식 8
이지숙 지음, 조지 맥도널드 / 책고래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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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래 출판사에서 출간한 <바람과 달>은 조지 맥도널드 원작의 글을 이지숙 작가가 글과 그림으로 재완성한 책입니다. 시를 쓴 조지 맥도날드는 스코틀랜드 출생으로 시인이며 소설가, 교회의 목사로 1905년에 작고했으며, 'The Wind and The Moon'의 원작을 보니 시의 운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야기는 바람이 달에게 건내는 말로 시작합니다. 후우 불어서 달을 날려 버리겠다고, 항상 높은 하늘이 자신을 감시한다고 생각하는  바람은 달을 멀리멀리 날려 버리겠다고 말합니다.
바람이 세게 불고, 달은 사라졌지요. 바람은 본인이 달을 없애 버렸다고 스르르 잠이 들며 말했지만, 달은 다시 나타났지요.
내용은 달을 보며 멀리멀리 날려 버리고픈 바람의 이야기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달의 모습을 보며 바람이 가지는 생각과 말들이 시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맥도널드의 시를 읽고, 이지숙 작가는 그림을 떠올리며 멋진 그림책으로 탄생한 책이라 더욱더 애착을 가지고 보게 됩니다. 시의 운율이어서 리듬감이 있고, 바람의 생각과 말이 어렵지 않고 이해가 쉬워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바람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바람이 다를 왜 시샘했을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자신을 늘 지켜보는 하늘 높이 떠 있는 밝은 달의 존재가 바람은 어려웠나 봐요.
입버릇처럼 말하는 "후우~부어서 너를 날려 버릴 거야. 넌 항상 높은 하늘, 의자 위 유령처럼, 내가 무얼 하는지 빤히 보고 있잖아. 난 감시당하는 게 싫어. 너를 멀리멀리 날려 버릴 거야."
달을 시샘하는 바람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늘 높은 곳에 있는 밝은 달을 날려버리고 싶은 바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람이 있는 힘껏 불어 대도 꿈쩍도 하지 않아요.

어느 날 달의 모습이 사라진 날, 바람은 신이 나서 자신이 달을 없애 버렸다고 자신합니다.
정말 달이 없어졌을까요?
바람이 달을 정말 없애버렸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런데, 달이 다시 나타났어요. 하얗고 산뜻하고 소박한 달이 빛나고 있어요. 이때 바람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깜짝 놀랐을 거 같아요. 어떻게 다시 나타났지, 내가 분명히 날려버렸는데 말이야라고 말이에요. 그림 중간중간에 음악적 운율을 상상하게 하는 악기와 악보, 너구리 악단이 등장해 시의 느낌을 더욱더 리듬감 있게 살려줍니다.

 

바람이 있는 힘껏 세게 불어 희미해지는 달을 보며 바람은 자신만만하게 말을 하지요. 내가 있는 힘껏 제대로 불면 저 녀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라고 말이에요. 바람은 달을 향해 불고 또 불고, 달은 점점 가늘어졌어요. 내 입김 한 번이면 저 빛을 사그라뜨릴 수 있다고, 가물가물하다가 곧 어두워질 거라고 또 한 번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서서히 빛이 흩어지며 하늘 어디에도 달빛은 없었어요. 정말로 달이 사라졌어요. 바람은 너무 좋아 펄쩍펄쩍 뛰며 소리칩니다. 그런데 또다시 저 멀리서 작은 빛이 깜빡이기 시작합니다. 바람은 분에 못 이겨 마구 날뛰며 볼을 더 크게 부풀려 바람을 불어댔지만 소용이 없어요. 달은 점점 더 여물어가며 빛은 점점 더 환해졌기 때문이에요.

밤을 밝히며 천천히 차올라 하늘 위에서 홀로 환히 빛나는 달은 사랑스럽게 빛나는 밤의 여왕의 자태를 뽐냅니다.
바람이 과연 뭐라고 말했을까요?
자신의 힘으로 저 달을 하늘 밖으로 날려 보냈다가 다시 돌아오게 한 거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 웃음이 많이 났어요.
자신의 속상함과 달이 다시 나타난 것에 대한 놀라움을 바람은 의연하게 자신이 돌아오게 한 거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장에는 달의 입장이 나옵니다. 달은 바람의 말을 듣지 못했다고, 까마득히 높은 하늘 위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빛을 비출 뿐이라고.. 바람이 아무리 요란하게 불어도 전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힘이 아닌 자연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바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누군가 바람에게 알려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자연의 섭리를 말이에요.

오디오꿈북을 통해 QR 코드로 '바람과 달' 책 내용 듣기를 체험할 수 있어요. 눈을 감고 직접 책의 내용을 들으며 바람과 달을 떠올려보기 좋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바람과 달'의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되돌아보게 되고, 인생의 경험과도 견주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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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 여신 스쿨 15 -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 올림포스 여신 스쿨 15
조앤 호럽 외 지음, 고혜미 그림, 김경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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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RHK 출판사에서 출간한 <올림포스 여신스쿨> 열다섯 번째 이야기,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리스 신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잠깐 접해 본 딸아이에게 <올림포스 여신스쿨>은 색다른 경험이자 행복이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작가는 조앤 호럽, 수잰 윌리엄스로 둘 다 문예상을 수상했으며, 이야기의 첫 장에는 다음 편 시리즈에 독자의 이름을 넣어주는 이벤트도 소개되어 있어요. 

이야기에는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등장하고, 학교생활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흥미진진한 스토리 속으로 안내한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 중 '가디스 걸스'라고 불리는 아테나, 페르세포네,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네 여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그리스 신화의 많은 신들 중 여신이 네 명이나 등장해 특히 여자친구들에게는 더욱더 관심이 가는 내용입니다.
이야기는 1장 생일 축하해!로 시작하여 12장 파리스의 결정까지 총 305페이지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속에는 그림 삽화가 삽입되어 있어 이야기의 이해를 돕고 볼거리가 있어요.
2012년에 첫 출간된 <올림푸스 여신 스쿨>은 1권 <아테네의 비밀>을 시작으로 15권까지 나오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올림푸스 여신 스쿨'의 많은 시리즈 중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그리스 신들과 각각의 스토리 구성으로 되어 있어 앞 편에 이어 읽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이야기 속에는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가 빠지지 않아요. 전쟁의 신 아레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이 함께 모이는데, 아레스의 여자친구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아레스를 위해 정성스러운 케이크도 준비해요. 행복함으로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쯤 아레스의 누나가 깜짝 등장합니다. 누나 에리스는 불화의 여신으로 첫 등장부터 올림푸스 학교를 발칵 뒤집어놓을 위기를 만들며 아레스를 안절부절하게 합니다.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생생한 신들의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인 것처럼 우리를 초대합니다. 이야기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구성되어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고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각각의 이야기마다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사건들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어 성인이 읽기에도 흥미진진합니다. 각각의 이야기 장이 길지 않아 12편의 이야기여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어요.
에리스가 아레스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올림푸스 학교에 방문하기 전에 불멸 쇼핑센터에서 사 온 트로피를 둘러싼 여신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안에서 아프로디테의 속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그 또래 여자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마음들이라 읽으면서도 공감대가 느껴집니다.

그리스 신화 속 여신이 초등학교에 다닌 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특히 영미권 초등학교 여자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책으로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림들이 너무 예쁘고, 그리스 신화의 여러 여신들과 신들을 만날 수 있어 소장가치가 있는 소중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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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를 부탁해! 마음이 따스해지는 생활 동화
홍민정 지음, 이채원 그림 / 머스트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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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비 출판사에서 출간한
<장고를 부탁해 >는
홍민정 작가가 글을 쓰고,
이채원 작가가 그림을 그렸어요.
작가가 여행을 하다가 시골집 마당에
버려진 낡은 냉장고를 보고 쓴 이야기라고 해요.
마음이 따스해지는 생활 동화로
표지에서 보여주듯
장고는 냉장고를 의미하는 듯했어요.
저학년 문고는 늘 아이와 함께 하는데
느껴지는 감동이 함께 전해져
성인인 저도 늘 감동을 배로 받는답니다.
시골 앞마당에 버려진 낡은 냉장고가
손주 지호에 의해 반짝반짝 보물 상자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사물을 의인화하여 3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어느 시골집, 앞마당 한편에 놓여있는
팔걸이가 다 해진 소파, 깨진 거울,
낡은 냉장고의 불만이 쏟아집니다.
알뜰한 할머니 덕분에
곧바로 쓰레기장으로 가지 않아 다행이라는
몸 거울에게 장고가 대꾸합니다.

나는 너랑 달라!
나에게는 '장고'라는
특별한 이름이 있다고!
 

 

장고라는 이름은 바로
할머니의 손자 지호가 지었답니다.
할머니의 막내아들이 늦장가를 가서 얻은
소중한 아들, 지호 덕분에 생긴 이름이에요.
장고는 자기한테 이름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장고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거울과 소파에게 '장고'라는 이름이 있는 것을
자랑하며 큰소리를 치치만
마음 한구석이 시린 이유는 뭘까요?
그런 장고가 지호를 다시 만나게 돼요.
지호는 일주일 동안 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되고,
오랜만에 장고와 지호가 해후하게 됩니다.
시골의 할머니 댁 풍경과
낡은 가전도구, 가구들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우리들의 추억이 서려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새것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낡게 되는 것은
어쩌면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인지 모르겠어요.

 

지호가 장고에게 한 많은 행동들이
장고에게는 안 좋은 기억뿐이지만,
마당 한 켠에서 신발장 역할을 하는
장고에게 지나간 일들마저도 그리워집니다.
저 또한 낡은 가전도구 등을
수거 스티커를 붙여 내다 놓으면서
그 도구와의 추억을 떠올려보곤 하는데요.
사람이 쓴 물건에는 주인의 정이 깃드는 것 같아요.
자신의 문짝마저 뜯겨
아예 신발장이 되어버린 장고가
지호에게는 어떤 존재일까 궁금해집니다.
장고가 변했듯 지호도 훌쩍 성장했기 때문이에요.

 

지호는 할머니 댁 논가, 강가 등에서 놀며
주위 온 소중한 것들을 모아
장고의 냉동칸에 차곡차곡 넣어놓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났어도 지호에게 장고는
여전히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렸을 적 지호는 할머니에게
절대 장고를 버리지 말도록 부탁까지 했었거든요.
지호에게 행복한 기억이 서려있는 장고는
할머니 댁에 오면 만나는
반가운 친구이기 때문이지요.

 

장고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비록 새 냉장고에 자리를 내어줬지만,
부러움과 원망이 사라지고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지호를 통해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날,
지호는 자신의 보물들이 보관되어 있는
장고의 냉동문에
<지호의 보물상자>라고 써서 붙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보물 상자로 새롭게 태어난 장고!
낡았다는 이유로 쓸모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의 가치를 지호를 통해 알게 된 장고는
어쩌면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에게 늘 따스한 미소와 사랑으로
기다리고 계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손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지요.
그런 할머니 댁에 가게 되면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신납니다.
새로운 환경, 색다른 물건, 맛있는 음식 등
할머니 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에게도
늘 포근하고 따뜻한 존재이지요.
세월이 지나, 세상이 변해
새로운 것들로 바뀌더라도
우리가 어렸을 적 경험하고 만났던 많은 친구들은
영원히 기억 속에 남아있을 거예요.
개구쟁이 지호가 소중하게 이름 붙인 '장고',
세월이 흘러 훌쩍 커도 지호에게 장고는
영원한 친구로 남아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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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 - 생후 0~12개월 아기 성장 다이어리
썬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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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출간한
<너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는
생후 0~12개월 아기 성장 다이어리로
작가 썬비가 엮었다.
작가 썬비는 꾸준히 육아툰을 그리며
육아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그녀가 그린
<썬비의 그림 일기>는
엄마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다.
멋지게 자란
나의 소중한 아이에게 줄 1호 선물!
<너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
셀프 촬영용 아기 성장 카드도
수록되어 있다.

 

 

 

너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 위즈덤하우스
아기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엄마의 감성 다이어리

 

 

사실 이 책은 소중한 지인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출산이 내년 1월 예정인 지인은
행복하게 태교에 임하며
무더위와 으쌰으싸 싸우고 있기에
그녀에게 이 책이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며 지금의 힘듦보다는
아기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소중한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다이어리는 작가 썬비의 육아일기로 구성된다.
총 10가지 이야기로 아기의 1년 발달과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스토리이다.

너를 만난 첫날, 너의 이름은...
처음 맘마를 먹어요
뽀송뽀송, 목욕을 해요
처음 웃었어요

아기의 성장과정에 따라
탯줄이 떨어지고, 예방접종을 하고,
옹알이를 하고, 손을 빨고,
뒤집기를 하고, 이유식을 먹고,
낯가림을 하고, 혼자 앉고,
배밀이를 하고, 혼자 서고,
곤지곤지 잼잼을 하고, 혼자 걷고,
첫돌이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작가 썬비의 육아 일기는
아기를 키우는 여느 엄마와 다르지 않다.
아기 한살이 엄마 한 살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도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성장해간다.


 

엄마는 아이와의 첫 만남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너를 만난 첫날..
나 또한, 우리 가족 또한
우리 아이들을 만난 첫날을
잊지 못한다.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아기와의 첫 만남,
감사하고, 신비롭고, 감동스러운 순간이다.


 

인형같이 작고 작은 몸,
마치 비누 거품을 만지듯
마치 솜사탕을 호호 불어 내듯
조심조심 아기를 씻기며
진땀을 흘린 초보 엄마와 아빠는
아기가 곧 목욕을 좋아할 거라고 믿는다.
모든 일이 처음인 엄마와 아빠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신기할 뿐이다.


 

엄마는 하루 종일 바쁘다.
작가 썬비가 그림으로 잘 표현해주었다.
아기는 하루에도 10시간 이상을 자지만,
엄마는 하루 종일 육아에 바쁜 모습을
잘 표현해 주었다.
나 또한 한 번에 2시간 이상 자보는 것이
소원이었을 정도로
육아가 힘듦을 알고 있다.
그래도 힘든 육아를 견뎌낼 수 있는 건
내 곁에 사랑하는 아기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아기는 목을 가눈다.
엄마는 우아, 우아! 소리를 지르며
0.5초 만에 카메라를 집어 들고
옆에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다.
"장하다, 우리 아기!"
아이를 키워 본 부모라면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른 행동 하나하나에
감탄하고 감동받는다.
아기가 하는 눈짓, 손짓, 발짓, 몸짓,
내는 소리 하나 하나에도
엄마는 반응하고 감탄한다.
육아는 결코 힘든 과정이 아니라는 걸
이 순간 느끼고 알게 된다.


 

작가는 중간중간에 엄마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본인의 이야기이지만, 곧 우리의 경험담이다.
서로 비슷한, 또는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특히 육아에 있어 서로를 바라봄으로써
나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 시간을 통해 엄마는 치유의 힘을 선물 받는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하면서 말이다.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
엄마는 아기가 빨리 자랐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오로지 엄마만 바라보는 이 시기가
천천히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잘 자라 준 아기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첫 생일의 1/3을 지나 온 생애 100일은
가족 모두에게 너무나 행복한 날이다.
이때쯤 아기는 제법 목을 가누고
포복자세로 기어 다닐 때다.
그 하나하나의 행동에 감동받고 지내온 100일,
대견함에 눈물이 나는 100일이다.


 

아기의 첫 젓니가 났다.
아랫잇몸에 하얀 게 보이더니
드디어 첫 젓니가 쏘옥 올라와 있다.
부모에게는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특히 첫 젓니는 너무 귀여워서
계속 보게 된다.
방긋 웃을 때 보이는 첫 젓니
엄마는 미소 짓게 된다.
하나둘씩 젓니가 나고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과정은
10대까지 지속되는 과정이다.
빠진 이를 잘 보관해 놓은 나는
한 번씩 꺼내서 보곤 한다.


 

기어서 다니던 아기가
손을 잡아주니 걷는다.
걸음마~걸음마~하며 한발 한발 띠고 걷는다.
인체의 신비이고, 감사할 따름이다.
한번 발을 떼기 시작하면
뭔가를 집고 잘 일어나기 시작하고
걷기 시작한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듯이
엄마는 서두르지 않는다.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와주고 있는
소중한 아기가 대견하기만 하다.
성장하는 아기 곁에는 늘 엄마가 있다.


 

드디어 첫 생일이다.
처음으로 엄마가 되어 울고 웃으며 키운
나의 아기의 생일은 엄마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힘들고 지쳐서 울기도 하고
너무 행복해서 울기도 했다는 작가의 말은
모든 엄마의 경험일 것이다.
이렇게 잘 자라줘서 고맙고,
함께해 준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날,
그리고 엄마인 나에게 일 년 동안 수고했다고
토닥토닥해주는 날은
우리 아기의 첫 생일이다.


 

 

다이어리의 마지막 장,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나도 옛 생각이 나서 잠시 눈시울이 붉어진다.

육아는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고
'누구보다도 행복해지는 일'

세상에 온 첫날,
폭풍 옹알이,
천사 미소,
귀여운 젖니,
첫 걸음마..

너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픈 엄마의 다이어리는
평생토록 간직하게 될 소중한 일기장이다.
아기가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도
엄마에게 기억되는 아기의 성장과정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자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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