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달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 클래식 8
이지숙 지음, 조지 맥도널드 / 책고래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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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래 출판사에서 출간한 <바람과 달>은 조지 맥도널드 원작의 글을 이지숙 작가가 글과 그림으로 재완성한 책입니다. 시를 쓴 조지 맥도날드는 스코틀랜드 출생으로 시인이며 소설가, 교회의 목사로 1905년에 작고했으며, 'The Wind and The Moon'의 원작을 보니 시의 운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야기는 바람이 달에게 건내는 말로 시작합니다. 후우 불어서 달을 날려 버리겠다고, 항상 높은 하늘이 자신을 감시한다고 생각하는  바람은 달을 멀리멀리 날려 버리겠다고 말합니다.
바람이 세게 불고, 달은 사라졌지요. 바람은 본인이 달을 없애 버렸다고 스르르 잠이 들며 말했지만, 달은 다시 나타났지요.
내용은 달을 보며 멀리멀리 날려 버리고픈 바람의 이야기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달의 모습을 보며 바람이 가지는 생각과 말들이 시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맥도널드의 시를 읽고, 이지숙 작가는 그림을 떠올리며 멋진 그림책으로 탄생한 책이라 더욱더 애착을 가지고 보게 됩니다. 시의 운율이어서 리듬감이 있고, 바람의 생각과 말이 어렵지 않고 이해가 쉬워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바람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바람이 다를 왜 시샘했을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자신을 늘 지켜보는 하늘 높이 떠 있는 밝은 달의 존재가 바람은 어려웠나 봐요.
입버릇처럼 말하는 "후우~부어서 너를 날려 버릴 거야. 넌 항상 높은 하늘, 의자 위 유령처럼, 내가 무얼 하는지 빤히 보고 있잖아. 난 감시당하는 게 싫어. 너를 멀리멀리 날려 버릴 거야."
달을 시샘하는 바람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늘 높은 곳에 있는 밝은 달을 날려버리고 싶은 바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람이 있는 힘껏 불어 대도 꿈쩍도 하지 않아요.

어느 날 달의 모습이 사라진 날, 바람은 신이 나서 자신이 달을 없애 버렸다고 자신합니다.
정말 달이 없어졌을까요?
바람이 달을 정말 없애버렸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런데, 달이 다시 나타났어요. 하얗고 산뜻하고 소박한 달이 빛나고 있어요. 이때 바람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깜짝 놀랐을 거 같아요. 어떻게 다시 나타났지, 내가 분명히 날려버렸는데 말이야라고 말이에요. 그림 중간중간에 음악적 운율을 상상하게 하는 악기와 악보, 너구리 악단이 등장해 시의 느낌을 더욱더 리듬감 있게 살려줍니다.

 

바람이 있는 힘껏 세게 불어 희미해지는 달을 보며 바람은 자신만만하게 말을 하지요. 내가 있는 힘껏 제대로 불면 저 녀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라고 말이에요. 바람은 달을 향해 불고 또 불고, 달은 점점 가늘어졌어요. 내 입김 한 번이면 저 빛을 사그라뜨릴 수 있다고, 가물가물하다가 곧 어두워질 거라고 또 한 번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서서히 빛이 흩어지며 하늘 어디에도 달빛은 없었어요. 정말로 달이 사라졌어요. 바람은 너무 좋아 펄쩍펄쩍 뛰며 소리칩니다. 그런데 또다시 저 멀리서 작은 빛이 깜빡이기 시작합니다. 바람은 분에 못 이겨 마구 날뛰며 볼을 더 크게 부풀려 바람을 불어댔지만 소용이 없어요. 달은 점점 더 여물어가며 빛은 점점 더 환해졌기 때문이에요.

밤을 밝히며 천천히 차올라 하늘 위에서 홀로 환히 빛나는 달은 사랑스럽게 빛나는 밤의 여왕의 자태를 뽐냅니다.
바람이 과연 뭐라고 말했을까요?
자신의 힘으로 저 달을 하늘 밖으로 날려 보냈다가 다시 돌아오게 한 거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 웃음이 많이 났어요.
자신의 속상함과 달이 다시 나타난 것에 대한 놀라움을 바람은 의연하게 자신이 돌아오게 한 거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장에는 달의 입장이 나옵니다. 달은 바람의 말을 듣지 못했다고, 까마득히 높은 하늘 위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빛을 비출 뿐이라고.. 바람이 아무리 요란하게 불어도 전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힘이 아닌 자연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바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누군가 바람에게 알려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자연의 섭리를 말이에요.

오디오꿈북을 통해 QR 코드로 '바람과 달' 책 내용 듣기를 체험할 수 있어요. 눈을 감고 직접 책의 내용을 들으며 바람과 달을 떠올려보기 좋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바람과 달'의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되돌아보게 되고, 인생의 경험과도 견주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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