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어언 네번째 도전 끝에 읽어낸 한 작가의 또 다른 책이다. 

작가는 다소 생소한(그러니까 미출간), 포스트모던의 (숨겨진) 한축, 길버트 소렌티노이다. 

읽다만 책들을 다 모아보면 작가를 압축하는 두 가자 특징은, 메타픽션을 앞세워 픽션을 뒷전에 둔다. 남 이야기하듯 제 이야기를 계속 한다는 점이다. 


작가의 대표작은 '멀리건 스튜' 메타픽션의 진수라고 다들 칭하는 아주 옛날 작품이다. 

400여 페이지의 긴 작품이며, 그것도 모자라 중견작가였던 자신의 작품을 내친 오십 여개 출판사의 거절 편지까지 앞에다 모아 넣어 놓았다. '친구를 죽였는지 안 죽였는지 기억이 도통 없는 어느 출판인의 회상록'의 소설을 쓰는 작가가 여러 사람들에게 편지로 대화하는 서간체 문학에 소설 중 작중인물이 작가를 살피고, 그 중간에 소설가의 작품과 다른 작가의 작품까지 구색으로 맞춰 놓은 














멀리건 스튜( 아일랜드식 잡탕찌개)이다-만 도는 되돌이, 끝까지 돈다는 말에 삼분의 일에서 고이 접었다. 


재미없는 건 절대 아니어서 다음에 도전한 게 아뿔싸














-또 다른 메타픽션이긴 한데. 옛날 영어에 듣도보도 못한 단어들이 한 단어 건널 때마다 나오는데다, 아주 고리짝 소설적농담들을 자미지게 붙여놓은 목가적 여행담의 절정이라-이것 번역되어 나오면 기필코 읽어야지 각오를 다진 후 접어두었다. 

-절대, 절대 재미 없는 책은 아니다. 20kg 의 묵직한 칼을 목에 두르고 앉아 있으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블루는 주인공 별명인데, 한꾸러미로 도착한 책, 로버트 쿠버의 퍼블릭 버닝의 주인공 이름도 블루였다. 


이상한 평범구역은 작가로서는 굉장히 평범한 이야기라 오히려 낯설어서 일찌감치 관두었고, 

별빛의 일탈은 다른 책 끙끙거리고 보느라 펴지도 못했다. 


그렇게 혹독한 시련들을 조금 겪고 된서리를 일찌감치 맞았더니, 어럅쇼. 

이건 재미있네 싶어 틈날 때마다 읽으려고 책껍데기까지 고이 입혔다. 

먹다 뱉지 않고 고이 삭혀 내려보내는 이런 숙변의 쾌감! 

작가의 초기작이라서 남보라는 듯한 실험정신에 엉거주춤 내딛은 탓이리라. 물론 한꺼풀 밖에 안되는 메타픽션에 사실일까, 아닐까로 간질이고, 영원한 주인공 자신과, 글쟁이들과 그들의 좁은 세상(그것도 뉴욕도 그 인근)을 돈다. 


내용은-생략할 것도 없이 없으니까 건너뛰고 

나도 '책을 덮고 벅차오르는 감동에 한참을 책을 두 손에 올리고 가만 있었다' 같은 독후감을 써야지 싶어서 

한번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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