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샤두 지 아시스의 소설 연달아 읽다가 잠깐 브라질에서 건너 안데스에 죽음 사이로 두런거리는 리투마를 띄엄띄엄 읽다가, 녹색장원이 그 녹색장원인 줄 알고 아르헨티나로 건너 팜파스 위 Far away long ago(WH 허드슨) 또 다른 어린시절 자서전적 이야기를 읽어 가다가- 재미 있기는 한데 자서전은 고만 읽자 싶어 건너 브라질로 건너 왔더니 얻어 걸린게
자저전 소설을 주로 쓰기로 유명한 작가-
'selected chronicles' CLARICE LISPECTOR
연대기 선택취합' 말 그대로 자전적 이야기들을 짧게는 세 줄
길게는 대여섯 장의 에피소드들로 이어지는 어려운 작가의 '어렵지 않은' 책이다. 표지가 예뻐서 이걸로 올려놓아 본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우크라이나 출생 브라질 이민 유태인에다, 그쪽에서 최고 지성들이 다니는 중고등-대학교 그것도 법학대학을 졸업했으며, 포르투갈어권에서는 꽤나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는데다 이전에 본 적 없는 글쓰기를 일찌감치 선보였다니 '나탈리 사로트'의 데자부다. 나이 지는 자매쯤으로 여기면 되려나.
단편작가로 이름이 났지만, 정작 크게 평가를 받는 것은 중-단편들이고 뭐니뭐니 백미는
(바퀴벌레 보고 놀라 식겁한) G.H에게는 수난이라고 다들 그런다. 그 외 유명한 장편이 대충 아래 두 개
(보통 읽지 않은 책은 올리지는 않지만
표지가 예뻐서 올려놓아 본다)
작가가 무슨 고전영화배우 마냥 아리땁다-
이게 다 자전적인 소설이란다.
그리고 수난만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이 "A hora de estrela/스타의 시간'이고
국내 번역명이 "나에 관한 너의 이야기"이다.
이 스타는 저 하늘에서 뭇사람의 운명을 점지해주는 그 별이 아니다. 올려다보지 않고 영화관에서 화보에서 마주보는 그 스타이고, 작중의 인물, 너도 아닌 '그녀' 마카베아, 타이피스트에게 아무 운명도 점지해주지 않는 것처럼 저 하늘의 별만큼이나 아무 연관이 없다.
나에 관한 너의 이야기라는 이런 생경한 작명 센스는
1 자전적 소설을 쓰는 작가의 이력을 위해서인지
2 책에 전면으로 드러나 작중 인물을 '쥐고 흔드는' 또 다른 작중인물 나, 리카르두의 '소설쓰기'를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3 작가가 작가의 틀을 벗어나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사회 변두리' 자각도 없고 타자의 인식도 없고 굶주림을 간신히 벗어난 상황이라 불행이 행복인지 아닌지 지각이 딱 언저리에 얹혀있는 (정말 이름말고는 없는) 주인공을 존중하겠다는 의도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굳이 찾자면 자전적인 요소들이 많지만 분류하자면 자전적 소설이 아니다, 소설 쓰기의 거울상, 그것도 그 공허한 허상을 바라보는 책이다. 이 책은 절판이다.
중편이라 책은 짧고, 아포리즘, 금언처럼 열어가는 처음은 야트막하게 깔아놓고 때놓친 가을보리 처럼 성겨 "다른 작품에 비해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유쾌하지는 않더라도 코믹하다.
이 비슷하게 멋지구리 여성작가의 옆(으로 누운)모습의 표지는
좌 "국내판-달걀과 닭'단편"선집'
우 700페이지가 훌쩍 넘은 단편 전집 "complete stories"이다.
표지를 베꼈나 했더니, 포르투갈어, 독일어까지 "전집"이 우와 표지가 동일하다.
다만 다른 점이 선집이란 건데, (성공하면) 이어서 내겠다는
출판사의 의도라고 해석하고 싶다.
왜냐면 동일 출판사에서 출판사마다 중구난방 내용이 줄었다 늘었다 애초부터 불완전한 책,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을 엄청 길게 낸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작가 페소아를 존경했다고도 하고 페소아와도 조금 비슷하다) 문제는-
생일에 절판으로 정가의 2배가 넘는 귀한 책과 더불어 70 에우로 아MZ 자유이용권을 (한꺼번에 지르지 말고 아껴아껴 쓰라는 당부와 함께) 받았는데, 저 전집이 9에우로 밖에 하지 않는다는 -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제껏 읽은 작품이 보리밥처럼 껄끄럽고, 깍지콩처럼 풋내가 감돌아 다음 책으로 선뜻 어째 나가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