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에그 - 꿈 부화시키기 프로젝트
정주형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서울대 출신의 만 28세의 나이로 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킨 최연소 CEO.
누가 보아도 부러워할 만한 화려한 이력에,
나도 가져보고 싶은 성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정주형 대표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아직 완성된 삶이라고 하기엔 너무 젊지만,
그가 쌓아낸 놀라운 성공으로의 길을 꼭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에
 <브로큰 에그>를 내심 무척 기대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틀쯤, <브로큰 에그>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엔
명료한 한마디가 가슴에 남았다.
바로 "꿈을 가져라, 꿈이 가장 큰 스펙이다"라는 말.

보통 꿈꾸는 것을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꿈 자체 보다는 그 꿈을 어떻게 이루어나갈 것인가에 더 큰 초점을 두는 게 사실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죽자살자 좋은 대학에 좋은 스펙을 위해 노력하고,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하고,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하지만, 너도나도 달려가는 그 길에서 내 꿈을 이루기는 멀게만 느껴지고
어느덧 달리다 보면 정작 내 꿈이 뭐였던가.. 하는 허무함이 들고.
하지만 멈출수는 없고, 그렇게 삶은 수레바퀴처럼 이어지고...

그런 식의 안주와 나태함에 나도 사로잡혀 있을 떄였기 때문에
정주형 대표의 그 한마디는 나에게 일갈이 되어 다가왔다.

성공을 위해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으면
성공으로 가는 길은 일사천리일거라 착가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먼저 꿈을 제대로 꾸라고 말한다.
그냥 뜬 구름 같은 꿈이 아니라 제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꿈을 위한 한 방향으로 집중해 모든것을 걸어보라는 것,
그것이 서른이 되기도 전에 자신의 꿈을 이룬 정주형 대표의 말의 요지였다.

캠퍼스의 낭만이라는 연애도 포기하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편안한 아르바이트였던 과외도 내팽게치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컴퓨터 관련 사업 아이템을 잡고,
되든 안되든 끝까지 부딪혔던 그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니
나는 얼마나 내가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진지하게 대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이 책은 정주형 대표가  이룬 성공의 시작이 바로
꿈을 꾸고, 그 꿈을 구체화 시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때문에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꿈을 실현하지 위한 꼼꼼한 준비단계와
체크 리스트를 따라 하다보면
나 자신이 목표로 해야할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아주 솔직하고 실질적인 그의 조언과 경험담은
하루하루 그냥 사는 거지 뭐 라고 생각했던 뜨끔한 일침처럼
물러져 있던 내 정신의 어느부분을 꺠워주는 것만 같다.

자유로운 나이이기에
꿈을 위해 조금더 모험해볼 수 있고,
시도해볼 수 있는 이십대들에게, 남들 하는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지 말고
자신이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이 책의 조언은
그렇게 살아왔고, 그 덕분에 성공했던 정주형 대표의 목소리이기에
설득력이 있다.

또한 창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CEO 지망생들에게도
실전에서 우러난 생생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십대를 넘긴, 그야말로 삶에 치여 꿈 찾기가 사치처럼 느껴지는
나같은 대한민국 삼십대에게도
잠시 묻어두었던 꿈을 끄집어 팍팍한 삶에
다시금 열정의 온기를 지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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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한 그릇
메이 지음 / 나무수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2년전인가 용감하게 홀로 떠났던 일본.
그 낯선 곳에서 말도 잘 안통하는 여자 혼자 여행을 한다는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걷고 또 걷다 땅거미가 어스름 내려앉을 무렵
앞에 보이는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 먹은 그 음식.
정갈한 일본 가정식 밥상이
배고프고 외로운 여행자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그때부터 이제껏 나는 일본음식 마니아가 되어버려,
맛있다고 소문난 일본식 음식집 찾는 일이 취미로 굳어져 버렸다.

그러다, 이 음식들을 이제 집에서 해먹을 순 없을까 싶어
여기저기 레시피들을 찾아보다가 알게 된 반가운 책 <소박한 한 그릇> 발견!

<소박한 한 그릇>은
정갈한 일본 음식처럼 정갈하고 깔끔한 표지가 돋보이는
요리책이라기 보다는 예쁜 요리를 담은 도록 같이
입보다 눈이 먼저 먹고(?) 행복해지는 책이었다.

게다가 어려울거라며 지레 겁먹고 있던 나에게
최대 일곱줄을 넘지 않는 간.단.명.료한 레시피는
충분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물론, 정통 일본음식 레시피는 아니지만,
일본에서의 생활과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고
만들기도 쉬운 퓨전일본요리를 깔끔하게 담아낸
메이 님의 솜씨가 나같은 요리 초보에게도 너무나 쉽게 다가와서
책장을 넘기는 내내
해봐야겠다 맘먹은 요리를 표시하느라
포스트잇을 책의 장수만큼 써버리고 말았다.

책의 디자인이 너무 깔끔하고 예쁜데
부엌에 놓고 이 재료 저 재료 펼쳐놓은 가운데 쓰다보면
책이 더럽혀 질까봐 살짝 걱정이 되지만,
책에서 쏙 빠져나와 나만의 일본식 요리 노하우가 되어줄 걸 생각하니
기대가 된다.

아직 4년차 초보 주부라 요리를 하려고 레시피를 펼치면
겁부터 나지만,
뭐 별거 아냐 나만 따라해 라고 말하는 듯한 <소박한 한 그릇>을 보니
용기가 생겨서 당장 오늘 도전할 요리의 재료를 적어본다!

주제별로
싱글들을 위한 한 그릇,
자녀를 위한 건강한 한 그슬,
사랑하는 남편의 힘을 북돋아줄 따뜻한 한 그릇,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한 그릇 등
각 상황에 맞는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어 유용했다.

또 뒷부분에는 몰라서 실수하기 쉬운
일본의 식사 예절이나
일본 그릇에 대한 이야기,
알아 두면 편할 것 같은 일본 요리의 용어들도 정리해주고 있어
언제든 필요한 항목을 찾아보기에도 참 도움이 될 것 같다.


맛도 있고, 보기에도 예쁜 메이의 소박한 한 그릇,
나만의 맛있는 한 그릇으로 거듭나기 위해
<소박한 한 그릇>은 내 부엌의 가장 손 잘 닫는 선반에 고이 꽂아 둔다.

이 책 덕분에 가족들에게 칭찬받을 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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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웨이
빌 캐포더글리 & 린 잭슨 지음, 장상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1995년 중학생 때 처음 본 픽사의 <토이스토리>의 충격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만화를 유난히 좋아해서 디즈니 만화를 섭렵하던 그때,
디즈니의 알콩달콩 아기자기 귀여운 캐릭터와는 180 다른,
캐릭터 하나하나가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그 <토이스토리>는
이후 내가 픽사 마니아가 되기에 충분한 자극이었고 시작이었다.

최초의 상업용 3D 영화를 만들어 냈던 픽사의 작품들은
이후, 길고 긴 작업시간에 내 애를 태우면서도
늘 내 오감을 만족시키는 영화들로 내 마니아끼를 더욱 돋아주곤 했다.

그리고, 2010년, 아이와 함께 극장에서 본 <토이스토리 3>.
어느새 엄마가 된 나는 또한번 픽사가 펼쳐놓은 감동적인 이야기 앞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자막판과 더빙판을 번갈아 보았다.

자, 이 정도의 애정이었으니 <픽사웨이>의 출간 소식에 정신이 번쩍 든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우연인지 필연인지 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나로서는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크리에이티브하고 인크레더블한 집단인
픽사의 속살을 들여다볼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다소 떨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픽사웨이>는
영화를 볼때만큼의 공감과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이야기들로
침체된 내 속의 창조성을 마구 자극해주었다.

<픽사웨이>는
단순히 픽사에서 만든 영화들의 뒷이야기 모음이 아니다.
픽사라는 집단을 처음 만든 그 순간부터,
어떤 괴짜들이 모여 이 일을 도모했는지,
그때의 위기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걸어온 길과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그들의 성공을 이야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픽사웨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픽사의 정신,
그리고 픽사를 움직여 나가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창조성을
직원들로부터 어떻게 끌어내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지에 대한
존경할만한 경영 지침과 노하우가 담겨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차별성이나 미덕은,
경영하고 이끌어가는 주체가 위에서 혹은 앞에서 조직을 이끌어간다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권위 대신 모든 직원의 눈높이를 동일하게 맞추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모든것을 발산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친밀하고 자유로운 경영과 철학을 이야기한다.

이 부분이 정말 충격이었는데,
픽사리언(픽사의 직원들은 자신들을 이렇게 부른단다)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읽을때마다
픽사가 왜 창조적일 수밖에 없는지,
이런 위대한 퀄리티의 작업들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지 바로 알게된다.
그리고 그 신화가 꽤 오랜동안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당연스레 장담하게 된다.

<픽사웨이>를 읽는 며칠동안
내게는 그동안 무너져 내렸던 창조력이 조금씩 꿈틀거리는 것 같았고,
다시 꿈꾸게 되었고,
"그래 좋아! 다시 해보자!"라는 열정이 되살아 났다.

비록 내가 있는 직장이 픽사가 아닐지라도,
매일 마주치는 상사가, 동료들이 픽사리언들이 아닐지라도
내가 변화의 시작이 되면 된다는 이 책의 외침 덕분인지
주눅들거나 지치지 않고 다시 해볼만한 힘을 얻게 된다.

꿈꾸기를 주저하게 되는, 하지만 누구보다도 꿈꾸기가 절실한 10대에게,
앞길이 불투명해 불안하기 짝이 없는 20대에게,
매일의 반복이 슬슬 지치고 짜증나는 30대에게,
다시 열정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싶은 그 누구에게라도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모두 다함께, To infinity and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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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도와 연출 - 사진에 눈을 뜨게 하는 시선의 미학
김완모 지음 / 길벗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디자인을 하는 사람에게 '사진'은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다.

특히 나처럼 그래픽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머리속에 구상한 이미지를 찾아내는 것만큼 힘들고 고된 작업이 없기 때문에

직접 내 손으로 사진을 찍어보려고 애쓰지만, 그것도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사진은 늘 내게 동경하면서도 씨름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길벗의 <사진 구도와 연출>은 그런 의미에서 내게 정말 꼭 맞는 '완소책'이었다.

여러 권의 사진관련 도서를 보았지만,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용어들,

실제로 적용해보기에는 뭔가 2% 부족한 예들,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읽어도 바로 와닿지 않아서 겪게 되는 좌절...

 

이런 것들 때문에 책으로 사진을 배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진 강의라도 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나였지만...

<사진 구도와 연출>을 보고 나니 이 책 한권만 독하게 공부하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우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스킬만이 아니라 그 전에 가져야 하는 선 지식을 풍부하게 짚어주고 있다는 점.

사진을 구성하는 방법, 이미지를 아름답게 극대화하는 구도, 색감의 이해, 황금분할 등

기초적이라, 혹은 이론이기 때문에 오히려 간과하기 쉬운 부분들을

차근차근 지루하지 않게 설명해주는 것이 내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내용을 읽고 나니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지, 내가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의도와 상황에 맞게 결정할 수 있는 방향성이 생겼달까.

아무튼 뒤에 실질적인 예와 함께 설명된 실전 사진찍기의 내용이

훨씬 더 잘 이해되었다.

 

본격적인 스킬과 노하우를 담고 있는 부분 또한

파트별로 상세하게, 그렇지만 어렵거나 지치지 않게 되어 있어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전혀 힘들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특히 내가 늘 어려워하는(아마 대부분 사진 찍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려워할)

화이트밸런스나 ISO 등을 조절하는 것도 잘 설명되어 있어서

진짜 실용적이구나 싶었다.

 

색감별로 가장 이상적인 구도나 스타일 잡는 법,

필터를 사용하는 법,

좋은 사진의 느낌을 잡기 위해 포토샵을 활용하는 법들이 함께 실려 있어

디자이너인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마치 이론과 실무가 적절히 조화된 실력있는 사진학 강의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달까.

누군가 사진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면

이 순간부터 나는 두말않고 이 책 한권이면 족하다고 말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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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는 나는?
기욤 뮈소 지음, 허지은 옮김 / 밝은세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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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라는 소설로 처음 알게된 기욤 뮈소.
이제 그 이름은 나에게 그의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찾아 읽게 만드는
마법같은 중독의 이름이 되었다.

기욤 뮈소 신드롬이라고 말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의 소설들.
무언가 몽환적인 느낌이면서도 눈으로 보는 것 같은 감각적인 묘사,
고정관념을 뒤엎는 치밀한 플롯과 사건의 전개,
평범한 것 같은 캐릭터에도 그 캐릭터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선명하게 부여하는 능력,
바로 이런 것들이 기욤 뮈소를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유들이 아닐까 싶다.

<당신 없는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었던 기욤 뮈소의 책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나쁘다, 좋다의 판단 이전에 약간 다른 각도에서 소설을 써나갔다는 느낌일까.
여전히 그가 다루는 가장 중요한 재료는 ‘사랑’이지만,
이전에 애용했던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스토리 전개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를 만나게 된 것 같다.

버클리대학에 다니는 당차고 명민한 가브리엘은 어느날,
프랑스 청년 마르탱을 만나 짧지만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소르본느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을 경험하기 위해 두달 간의 일정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온 마르탱은
가브리엘을 만나면서 역시 열정적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짧은 일정으로 인해 곧 프랑스로 돌아가게 된다.
그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남겨두고, 그들의 사랑이 계속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얄궂게도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고 그렇게 뜨겁게 사랑했던 그 둘은 헤어진 채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경위가 되어 잠복 근무가 일상이 되어버린 마르탱은
더이상 대학시절 작가를 꿈꾸고 낭만을 노래하던 그가 아니다.
그의 관심은 희대의 미술품 도둑 ‘아키볼드’를 잡는 것뿐.
끈질긴 잠복과 추격끝에 간신히 아키볼드를 잡게 되려는 찰나, 작전은 실패하고 만다.

그로부터 교묘히 이어지는 아키볼드의 행적을 쫓던 마르탱은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게 가브리엘과 다시 얽히게 되고,
그 둘은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사랑과 오랜 세월 쌓여버린 오해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아직도 유효한 사랑인지에 대한 두려움,
서로에게 완벽히 솔직할 수 없는 두 사람 사이에 쌓여가는 의심은
거듭되는 오해와 함께 이 둘을 혼란으로 끌어가고,
그 사이에서 맞닥뜨리는 아키볼드의 존재는 끝없이 미궁으로 빠지기만 한다.

소설은 의외로 사건의 단서들과 아키볼드의 정체를 일찌감치 공개(?)한다.
전작들과 같이 마지막에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묘미는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당신 없는 나는>에서 기욤 뮈소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소설로서의 재미뿐 아니라,
진짜 사랑에 대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갈등과 의심과 오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내가 드러내고 포기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기욤뮈소는 그의 매력적인 소설의 언어들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남녀간의 사랑과 더불어,
상처가 더 많이 남았지만 부모 자식간의 사랑에 대해서도 동일함 무게로 이야기한다.

상처받기 싫어 외면하고 숨기려했던 사랑의 감정들,
누가 더 많이 드러낼지, 내가 손해는 아닐지 계산하고 계산하지만
결국 진정한 사랑 앞에 그저 모든 것을 내던져버리는 마르탱과 가브리엘,
그리고 죽음을 앞에 두고도 끝까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주려는 아키볼드.

한편으로는 해피엔딩이고 한편으로는 먹먹한 아쉬움이 남는 <당신 없는 나는>은
묵직한 진짜 사랑의 무게를 느껴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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