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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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은 작년 넷플릭스에서 핫했던 영화 중에 하나였어요. 저는 넷플릭스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남자 주인공 마시모 역을 맡았던 배우 이름이 ‘미켈레 모로네’인 것을 알았을 정도니까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말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설의 홍보 문구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뛰어넘는 또 한번의 위험한 로맨스’에 기대감도 상승했고요. 그리고 <365일>은 제대로 관능과 욕망에 충실한 로맨스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탄탄한 구성의 소설이라 읽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상당했습니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 설정이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자 주인공인 라우라와 남자 주인공인 마시모의 매력속으로 빠져들어가 봅시다.




이 이야기는 마시모가 사고를 당했을 때 환상 속에서 봤던 여자를 5년 동안 그리워했고, 실제로 그녀 라우라와 마주치게 되면서, 참지 못하고 납치하여 1년만, 즉 365일동안 자신의 곁에 두겠다고 하면서 시작됩니다.

라우라는 납치 상황과 자신이 떠날 경우 그녀의 가족을 해칠 거라는 마피아 가주인 마시모의 협박에 미칠 것 같아요. 자신을 그리워했다는 데 평범한 구애가 아니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그의 곁에 구속시키려 하니까요.


라우라의 매력 :
욕망에 충실한 vs 도발적인


라우라는 처음부터 성적으로 왕성하고, 술을 아주 좋아하는 캐릭터로 나와요. 사귀는 사이인 야수같은 남자친구를 길들였다고 생각하고요.

로맨스 소설에서 보이던 얌전하고 욕망을 숨겨야만 했고, 조신하고 순결했던 옛 가치관의 여성은 여기에 존재하지 않아요.
현대 여성의 자유로움과 욕망을 드러낸 면에서는 이 캐릭터성은 좋다고 봅니다. 적어도 남주에 의해 감추어진 자신의 욕망을 일깨우게 된다는 오래전 발상은 사라졌으니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도발적인 면도 많이 보이는데요. 고급 샴페인을 자주 마시며 술에 취해 사건을 일으키고 그것으로 마시모의 분노를 사서 성적인 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마피아인 그에게 반항하기 위해 속옷이 비치는 드레스를 입거나 속옷 탈의한 채 입고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지요.
그리고 좀 충격적인 건 두려움이나 무서움 등을 이유로 그의 뺨을 몇번이나 때린다는 것이에요. 이것 역시 그가 하지 말라고 경고하였음에도 ‘내가 선을 넘었구나.’ 하면서 그의 화를 자초합니다.


이러한 도발적인 면모는 작가가 남자 주인공의 분노를 끌어올리거나 더 극적인 상황으로 넘어가기 위한 장치로 일부러 설정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렇게 자극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해야 ‘당신은 벌을 받아야겠군.’ 하며 관능적인 장면으로 이어지니까요.

뺨을 후려치는 건 90년대 막장 드라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나를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하는 오래된 대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술에 취해서 사건을 자꾸 일으키는 등 이러한 것들이 조금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마시모의 매력 :
거칠면서도 섹시한 vs 사랑을 간직한


마시모 캐릭터는 현대 여성들이 꿈꾸는 로맨스 판타지의 전형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칠면서도 섹시한 건 라우라도 인정했습니다. 그를 보며 ‘완벽한 이상형’이라고 생각했지요. 그의 유혹에 흔들리고 싶지 않아 애썼고요.

거대한 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평생을 무력(총과 폭력) 속에서 자라왔고, 현재 마피아의 가주로서 섹시하고 위험한 수컷의 향기를 내뿜는 마시모는 외양과 달리 속마음엔 5년간 환상 속의 여인을 기다리는 순애보도 가지고 있어요.

물론 애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라우라를 본 뒤로는 늘 그녀를 떠올리지요. 다른 여자들은 육체적인 관계일 뿐이고요.

그러한 마시모가 현실의 라우라를 만나게 되었으니 그가 생각하는 범위에서는 납치밖에 없었고요.
대신에 라우라에게 “너를 상냥하게 대하는 법을 내게 가르쳐줘.”, “네가 원하지 않으면 손대지 않고 강요하지 않을게.” 라고 말하며 그 약속을 지키려고 애씁니다.

예전 할리퀸 로맨스 소설 속에서 보이던 남자 주인공들은 사랑을 거부하거나, 사랑이 아닌 욕망만을 말하여 여자주인공의 마음을 찢어놓았어요. 나중에 사랑을 깨달으며 소설은 끝이 나지만, 현대의 여성들은 그렇게 상처주며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사랑 방식에 질리기 시작했지요.

거칠고 야성미 넘치는 정력적인 남자의 마음 속에,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처럼 사랑을 기다리고 소중히 다루려고 하는 소년이 자리잡고 있다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사랑을 갈구하고 애정을 원하는 건 여자가 아니에요. 오히려 마시모는 그를 거부하고 밀어내는 라우라에게 맞추려고 합니다.


라우라를 납치한 건 육체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그는 밀당하거나 유혹하는 게 아니라 그녀의 진심을 받길 원하고 있지요.
이러한 현대 로맨스 판타지를 잘 충족해 주는 멋진 캐릭터라서 이 소설에 빨려들어갈 정도에요.




소설은 납치당한 라우라와 그녀의 365일을 갖고 싶어하는 마시모의 팽팽한 줄다리기 게임같은 둘의 관계가 노골적이면서도 에로틱하게 그려집니다.
수위도 상당히 높게 그려지고 있어요.



둘의 관계는 나중에 어떻게 변할까요?
그 이후의 이야기는 소설책 <365일>에서 확인해 주세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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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두고 온 어느 날의 나에게
최영희 지음 / 채륜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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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두고온어느날의나에게 #최영희 #채륜서



에세이를 선택하는 여러 이유가 있을 거에요. 저의 경우에는 제 상황과 비슷한 작가님들의 글을 고르는 편이에요. 코로나19로 인해 누군가를 만나기 어려워지고 있지요.
그래서 책을 통해 작가님과 커피 한잔하며 수다 떨고 기분이 좋아지며 다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에 또 만나요~ 그 때까지 서로 열심히 살아봅시다. 이런 마음으로요.
그렇게 또 한권의 책을 알게 된 것이 바로 <어딘가에 두고 온 어느 날의 나에게>입니다. 힐링하러 들어가 볼까요~

 



책을 쓰고 그린이 최영희

 

 

읽고 쓰고 공감하며, 묵묵히 용기내어 도전하며,
... 이 모든 것을 위해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한 여자 사람.

내 지인처럼 어깨에 힘빼고, 긴장하지 않고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작가님이에요.





인상깊은 내용

이 책은 1부 ‘관계 속의 나’와 2부 ‘나와의 관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1부는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엄마, 아내, 자식이라는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2부는 나 자신의 내면을 집중해서 바라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들 속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느끼면서 앞으로의 모습까지 함께 그려본 것이지요.



1부 -
1장 아이에게 배우는 엄마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1장의 내용에 많이 공감할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았던 것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절로 생각납니다. 내 뜻대로 내 계획대로 커가길 바랐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어요. 누군가의 말처럼 아이는 실수할 자유를 누리며 성장할 수 있어야 하지요. 엄마는 옆에서 응원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위험하잖아. 가위는 너무 빨라 엄마!”
“그래야 가위질이 늘지.”
엄마는 항상 같은 말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 말이 맞았다. 물론 어딘가 다칠 위험한 행동은 조심해야겠지만, 경험을 통해 아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부모가 미리 차단하는 것만큼 아이에게 가혹한 일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승호에게 부모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기회를 앗아왔던 것일까. 답답함과 위험에 따른 불안은 잠시 접어두고 아이에게서 한발 물러나 충분한 경험을 해보도록 기다림과 친해져야겠다.
아이의 지혜는 부모의 기다림을 먹고 자랄지도 모르니까. (52쪽)

부모가 아이를 믿어준다면 부모가 자신를 믿어준가는 것을 아는 아이들이라면 사춘기로 인해 자칫 엇나가는 일이 있더라고 금방 자기 자리를 찾아갈 거라 믿는다. 부모라는 이름의 자리는 믿어주는 자리이다. 묵묵히 아이를 믿어준다면, 아이는 사랑으로 답하지 않을까. (60쪽)




2장 남편을 알아가는 아내

연애할 때는 이 사람밖에 없다 싶어서 평생을 함께 한다고 결혼했는데, 결혼 후에는 이런 남자였던가? 하며 몰랐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서로 맞추려고 하면서도 한번씩 거슬리고 튀어나온 부분에 대못을 박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결국, 그대. 평생을 함께 살아가며 끝까지 내 곁에 있어줄 사람은 바로 남편이에요. 분명 나의 촉이 이 사람은 늙어서까지 함께 있을 사람이란 걸 은연중에 알아보고 골랐을 테니까요.
언젠가 봤던 웹툰처럼 아내와 남편은 네모같던 두 사람이 동그라미로 둥글둥글 맞춰가며 합쳐지는 것이라고 한 걸 떠올립니다.



아무리 꼴보기 싫다던 남편이지만, 그래도 수술실 앞에서 기다려준 사람은 남편뿐이다. 아픈 남편에게 또한 아내인 나뿐이다. 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나 또한 남편의 건강을 찾을 때까지 위하고 또 위해줄 것이다.
마지막까지 곁에 있을 사람은 부모도 아닌, 자식도 아닌 결국은 남편일 테니까. (96쪽)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는 나에게 남편이 말했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한번 끝까지 써봐. 당신이 책을 낸다면 난 정말 자랑스러울 거야.”
기운을 차리게 해주려는지 한참을 이야기하는 남편.
... 다정함이 묻은 남편의 따뜻한 응원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105쪽)





3장 부모의 뒷모습을 보는 자식

결혼을 하면서 생긴 양가 부모님과의 관계는 더 조심스러워져요. 마음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참아가며 ‘네, 할 수 있어요.’ 대답하는 날들이 많았어요. 아니라고 대답 못하고 끙끙 앓다가 서운함을 느끼며 남편이랑 싸우기도 했지요. 눈치 안보고 내 속마음을 먼저 꺼내보는 것. 내가 말하지 않으면 내 가족들도 시댁 식구들도 내 속을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서운하고 속상한 일은 표현하고 말을 해야 한다. 가족이라고 다 알고 이해하겠거니 혹은 알아서 해주겠거니 생각한다면 곧 어린아이와 같이 삐뚤어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말하지 않으면 피를 나눈 가족은 물론, 아무도 모른다. 물론 서로의 모든 것을 다 알아주면 좋겠지만,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알다가도 스쳐나가는 일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거 저런 거 재지 말고, 삐뚤어지기 전에 바라는 것을 미리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
...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자주, 더 크게 부딪힐 일이 많다. 작든 크든 서운하거나 마음에 두고 있는 일 또한 간이 많이 흘렀다고 지나치지 말고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서 오해든, 담아든 마음이든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
잘 안다고 생각하는 가족도 사실은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알아가는 데는 대화만 한 것이 없다. (148~149쪽)




2부 -
4장 나를 돌아보며 과거 벗어나기


작가는 남에게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홀로 버티고 홀로 이겨내려는 강인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기대지 않고 버티는 것은 마음의 상처가 쌓이고 곪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이제는 다른 이들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20대에 암에 걸려 치료하고 결국엔 이겨낸 작가의 상황이 안쓰럽고 보듬어주고 싶어요. 이제는 누구에게 의지해도 괜찮아요. 홀로 아픔을 견뎌내면 병들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니까요.



이제는 나의 고집들을 천천히 내려놓으려 한다. 모든 것을 책임질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 조금씩 벗어나려 한다. 내 곁에 항상 가족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고집스런 책임감보다는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나도 당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보려 한다.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보려 한다. (195쪽)



5장 나를 사랑하며 현재 집중하기

작가는 이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글쓰는 행위는 그 자체로 빛나는 보상을 준다’고 <쓰기의 감각>의 앤 라모트 작가는 말합니다.
에세이를 쓰고 출판하게 되는 건 다들 비슷한 것 같아요. 글쓰기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지요. 힐링 글쓰기임이 분명합니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니 그 누가 이건 틀렸다고 말하겠어요. 누구보다 나에 대해 가장 자신있게 쓸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이니까요.
저도 글을 쓰며 하루하루 저를 드러내면서 행복해지려는 길로 나아가고 있어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 5장의 내용에 많이 공감할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만족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금방 휩쓸리기 일쑤였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성공 기준을 명확하게 한다면 그 어떤 풍파에도 휩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 지금으로서는 그저 건강을 유지하며 어떤 풍파에도 평안한 마음을 잃지 않고, 즐기면서 순간을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나에게는 그것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꾸준함. 쓰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계속해 나간다면, 나에게는 더 바랄 것 없는 행복한 삶이라 말할 수 있다. (221쪽)




6장 나를 놓아주며 미래 그려보기

글쓰기의 길은 새롭고 낯선 길이에요. <쓰기의 감각>에서 앤 작가는 책 한권 내기 전까지는 세상 행복하다가도 책을 낸 뒤에도 경제 사정은 달라지지 않고, 명예도 남들의 인정도 책 몇권 낼 때까지 올라오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작가도 저도 글을 쓰려는 모든 이들도 다 아는 건, 그럼에도 우리는 이 길을 가야한다는 것이에요. 두려움을 떨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미래를 함께 응원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모르는 세계, 모르는 길, 처음 하는 도전은 두려울 수 있지만, 내가 원한다면 나아갈 가치가 있다는 것을 나의 무의식에게 알려주고 싶다. 경험해본 것만이, 안전한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까지도. (267쪽)

어쩌면 훌륭한 사람처럼 되려는 것보다 나다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제일 나다워진다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 가치 있고 빛나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컴컴한 그 길을, 내가 걷지 않으면 묻혀버릴 그 길을, 나 자신만이 걸을 수 있는 유일한 그 길을 향해 두렵지만 묵묵히 걸어갈 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283쪽)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이룬 성과가 무엇이 있는지, 삶은 만족스러운지요. 남과 비교도 많이 하게 되지요. 누구네 집은 이렇게 살고, 누구네 집은 저렇게 산다는데 나는 이태껏 뭐하고 살아온 걸까 자괴감에 빠지기도 해요.
30대, 40대의 엄마라는 이름의 여성이라면 이 책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것은 나의 이야기, 내 주변의 이야기구나 싶거든요.
공허한 마음, 자존감이 자꾸만 낮아지려고 할 때 글쓰기 행위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작가도 그러하여 글쓰기를 하며 빛나는 보상을 받고 있고요. 우리네 삶은 그 자체로 빛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또 한번 느끼게 해줘요.
소소한 우리의 이야기, 그렇지만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 나를 좀더 아끼고 사랑하게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어딘가에 두고 온 어느 날의 나에게>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고, 솔직한 견해를 밝혀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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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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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접한 만화에 대한 추억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일본 문화 교양 수업을 대학생 때 들어본 적도 있고요. 가벼운 책 속에 다른 작가들의 진중한 생각들도 묵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마냥 가볍게 소비할 만한 책은 아닙니다. 무게감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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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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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여행으로만난일본문화이야기 #최수진


어려서 티비를 틀면 방영되던 만화영화의 제목을 한두개 정도는 기억할 거애요. 그 대부분이 일본에서 만든 만화영화였지요. 만화뿐만이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도 많이들 접해봤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예전에 좋아했던 드라마 속 유명한 삽입곡이 일본 노래의 번안곡이기도 했고요.
이렇듯 우리의 삶 속에서 일본 대중 문화가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습니다. 익숙하기에 또 어떤 문화를 살펴볼 게 있을까 하면서도, 문화는 매체를 통해서 접한 게 전부는 아니지요. 우리가 조금밖에 몰랐던 일본 문화들. 이를 자세히 알고 있는 저자의 안내를 받으며 함께 즐기는 건 어떨까요?




저자 최수진

20대 후반에 다녀온 일본 어학연수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일본 관련 에세이를 여러 권 출간하는 등 일본에 대한 관심과 일본 여행이라는 취미를 직업과 연결했다.




목차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책문화와 서점, 일본을 걷는다, 책과 드라마로 만난 일본, 일본의 장인 정신, 일본 문화 체험, 일본 문화 에세이’. 이 중에서 인상깊었던 꼭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장. 일본의 책문화와 서점

<일본인과 만화>

만화와 만화잡지의 판매 부수가 전체 출판물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일본은 거대한 만화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16쪽)
일본에서 제가 살던 동네 서점 앞에는 만화 가판대가 있었는데 항상 서서 만화를 보는 사람들로 복잡했습니다.(17쪽)


‘일본 문화’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일본의 만화에요. 비슷한 소비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일본은 여전히 만화가 판매되고 그것이 수익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한국은 만화 잡지가 거의 다 사라지고 지금은 만화 시장도 달라졌어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한국에서는 도서 대여점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수십년 전에는 동네마다 도서 대여점이 있어서, 어려서 만화책을 쉽게 빌리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만화가에게도 출판사에게도 독이 되는 시스템이었던 것 같네요. 수익이 제대로 창출되지 않으니 도태된 것이겠지요.
그 대신에 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 시장이 열리면서 한국은 또 다른 만화 시장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면은 4차 산업 시대에 와서 종이책은 다 사라질 것만 같았지만, 인기있는 작품은 다시 종이책으로 출간되고 있어요.
어려서 일본의 만화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지만, 커서는 새로운 창조를 하고 있는 한국인들. 만화라는 일본 문화 하나로도 할 이야기가 많아져요.



2장 일본을 걷는다

<일본 관광의 힘은 스토리텔링의 힘>

이 꼭지에서는 일본은 ‘료마’라는 위대한 인물이 있고, 여러 지역에서 그와 관련된 관광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그 사업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관광을 와도 먹거리와 쇼핑에 한정된 것이 많다는 건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갖고 관광 사업을 계획하는 벤치마킹은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봐요.
그런 면에서 예능 프로그램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와서 여행을 하는 것이지만, 역사 기행이나 체험 문화도 포함된 여행들이 나오기에 우리도 함께 보며 열광하게 된 것 같습니다.




3장 책과 드라마로 만난 일본

<드라마 <오센>과 오카미상, 그리고 스키야키>

드라마 <오센>에서는 여주인인 오카미상이 메뉴에도 없는 스키야키를 구우면서 2호점을 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고객에 대한 마음가짐과 배려를 보여준다고 지은이는 말하고 있어요.

스키야키는 팬에 직접 구워서 소스에 찍어먹는 요리인데 정성스레 손이 가는 음식인가 봐요.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일본 만화에서 스키야키 먹는 모습은 많이 봤어요. 그림이라서 그리 정성스러웠는지 몰랐네요.

우리나라도 소규모 가게보다 프랜차이즈가 좀더 성공하긴 하지만, 결국엔 프랜차이즈 가게도 고객에게 제공되는 음식과 고객들에데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오래 성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어느 나라건 사람 사이에서 지켜야할 배려들은 다 똑같나봐요.



4장 일본의 장인 정신

<일본 화과자 이야기>

일본에는 가업을 잇는 오래된 화과자 가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정성을 다하는 반복이라고 소설가 김탁환은 말하고 있어요.

그런 화과자 가게들도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전통을 가진 오래되고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 안타까워요. 한국이나 일본말고도 전세계적으로 다 힘들겠지요. 자영업자들, 힘내세요!



5장 일본 문화 체험

<당신의 소울 푸드는 무엇입니까? 일본 우동 이야기>

일본의 우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꼭지에요. 일본인들에게 소울 푸드라 할만하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저는 20대 때 어느 여름, 일본 삿포로에 갔다온 적 있어요. 라멘은 입맛에 참 안맞았었는데, 우동이랑 돈까스는 정말 맛있더라구요. 유명한 식당도 아니었고, 보통의 가게에 가서 먹었는데도 참 맛있었지요. 일반적인 우동과 무슨 차이인지 지금은 기억도 안나지만, 여전히 일본을 다시 가보게 된다면 우동은 꼭 먹어야지 생각합니다. 일본인들에게 소울 푸드라 그리 맛있었나 봐요.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어려서부터 접했던 만화와 대학생 때 배웠던 일본 문화 이야기. 추억 속으로 들어갔다 온 느낌이에요. 그런데 생각보다 몰랐던 이야기들도 많았어요. 일본 문화와 관련한 책을 낸 우리나라 작가들과 그 책에 대한 언급도 많이 되어 있었는데, 안 읽어봐서 궁금증이 더해졌어요.
얇고 가벼운 문화 이야기 책 속에 묵직하게 여러 작가들의 생각도 담겨 있어서 교양을 넓혀주기도 합니다. 일본 문화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담긴 진중한 생각들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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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정원
오스카 와일드 지음, 진 보우만 그림, 이진영 옮김 / 아이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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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정원 #오스카와일드



나무에 분홍색의 예쁜 꽃들이 피어있어요. 작은 소년을 손안에 안고 있는 거인의 발 아래에도 색색의 꽃들이 피어있고요. 그런데 다른 한쪽에는 차가운 눈이 커다란 저택의 지붕과 나뭇가지에도 쌓여 있네요.
아직 겨울이 가시지 않은 꽃밭에서 목도리를 두른 거인은 작은 소년을 부드럽게 바라보고 있어요. 소년의 표정은 즐거워보여요.
둘은 어떤 이야기를 하기에 이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을까요?



책을 살펴보기에 앞서 이 작품을 지은 오스카 와일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1854년에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런던 후기 빅토리아 시대에 최고의 극작가 중 한 명으로 여겨집니다. 동화집 행복한 왕자를 비롯한 여러 이야기와 서사, 시 등을 출판했고 두 아들을 위한 어린이 이야기를 썼어요. 거인의 정원을 포함한 많은 이야기가 영화나 뮤지컬을 통해 각색되었지요. 1900년 11월 파리에서 46세의 숨을 거뒀습니다.
올해는 오스카 와일드의 서거 120주기를 기념하는 해입니다. 이러한 때에 발간된 <거인의 정원>을 읽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아요.

거인이 다른 마을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떠나고, 아이들은 거인의 정원에서 신나게 놀아요. 그런데 7년만에 돌아온 거인은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내쫓습니다.

 


정원 주위에 높은 벽을 치고 출입 금지 표지판을 세웠어요. 그 뒤로 다시 봄이 찾아왔지만, 거인의 정원만은 여전히 눈과 서리로 뒤덮이고, 추운 바람이 불어요.


그러던 어느날 아침, 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일어나 보니 벽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들어온 아이들 덕분에 나뭇가지에 꽃이 피었어요. 정원의 한쪽 구석은 여전히 겨울이었지만요.

 


그 구석에 작은 소년이 나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홀로 서 있었어요. 거인은 가슴이 아파서 소년을 도와주었지요. 소년은 거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어 주었어요. 아이들이 다시 돌아왔고 봄이 함께 다시 찾아왔어요.

 
세월이 흘러 거인이 나이가 들고 약해졌어요. 그 때 소년을 다시 만날 수가 없어서 그리워했지요. 어느 겨울날 아침, 창밖에 그 소년이 서있었답니다.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소년이 나타난 거에요.


거인과 소년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거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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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색감 표현과 친근한 그림체

<거인의 정원>에서는 정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각양각색의 꽃들을 표현해 냈어요. 봄 계절의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싱그러운 꽃과 수풀을 다채롭게 그렸고요.

추운 겨울은 그와 대비되게 시들고 차갑게 그려냈습니다. 그 장면에서 '눈의 정령은 모든 수풀을 그녀의 하얀 망토로 뒤덮었고, 서리의 정령은 모든 나무를 은빛으로 칠했어요.'란 표현은 아이들이 시각적으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멋진 표현이에요.


이러한 겨울의 정원을 지배하는 눈과 서리의 정령, 북풍을 여우와 새로 나타냈습니다.익숙한 동물들이 정령으로 등장하니 겨울 풍경이 추우면서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친근하게 다가와서 장면마다 읽고 보기에 좋습니다.




소년의 행동으로 사랑을 깨닫게 된 거인

겨울만 지속되는 정원에서 봄을 기다리던 거인은 한 소년을 보게 됩니다. 소년이 나무 위로 올라가지 못해 울상인 모습을 보며 거인은 가슴이 아파와요.
그리고 조용히 다가가 소년을 도와주었지요. 그리고 소년은 거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춰 주었어요.

소년이 울상짓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거인은 서서히 이기적인 마음에서 이타적인 마음으로 바뀌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드러내어 직접 행동으로 옮겨요. 사람들은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에 대한 감사인사로 소년의 애정을 받게 되는데요. 이 소년의 애정이 거인에게 확실한 선행의 보상이 됩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남을 도와주라 아무리 살명해도 아이들은 와닿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거에요. 하지만 책의 이 장면을 통해서라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에요. 남을 도와주는 착하고 고운 마음은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을요. 뭐든 물직적으로만 보상받는 게 아니라 칭찬, 감사 등 정신적인 보상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결과물이 됩니다.




소년의 정체, 원작의 힘

<거인의 정원>은 아이들을 위한 뮤지컬로 많이 각색되었어요. 예전에 EBS ‘번개맨’ 프로그램에서도 이 거인의 정원을 각색한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원작인 책을 접하게 되니 소년의 등장이 신선했고 그 정체가 반전처럼 다가왔어요.
거인에게 사랑을 깨닫게 해준 소년의 정체가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책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이 정원은 내 거야! 나 말고는 누구도 놀 수 없다고!
-> 이제 여기서 맘껏 놀아도 된단다!"


이기적인 마음은 예쁜 정원을 꽁꽁 얼려버리고 겨울로 만들었어요. 거인도 이제는 봄이 오길 기다렸지요. 그리고 소년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봄이 찾아왔지요.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하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욕심이 되지요. 탐하는 이기적인 마음은 결국엔 자신도 진정으로 가질 수 없게 만들어요.
그래서 진정한 소유란 다른 이와 나눌고 베풀 때 완성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기쁨과 행복은 나눌수록 두배가 된다는 말이 있지요.
어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진정한 소유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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