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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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은 작년 넷플릭스에서 핫했던 영화 중에 하나였어요. 저는 넷플릭스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남자 주인공 마시모 역을 맡았던 배우 이름이 ‘미켈레 모로네’인 것을 알았을 정도니까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말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설의 홍보 문구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뛰어넘는 또 한번의 위험한 로맨스’에 기대감도 상승했고요. 그리고 <365일>은 제대로 관능과 욕망에 충실한 로맨스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탄탄한 구성의 소설이라 읽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상당했습니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 설정이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자 주인공인 라우라와 남자 주인공인 마시모의 매력속으로 빠져들어가 봅시다.




이 이야기는 마시모가 사고를 당했을 때 환상 속에서 봤던 여자를 5년 동안 그리워했고, 실제로 그녀 라우라와 마주치게 되면서, 참지 못하고 납치하여 1년만, 즉 365일동안 자신의 곁에 두겠다고 하면서 시작됩니다.

라우라는 납치 상황과 자신이 떠날 경우 그녀의 가족을 해칠 거라는 마피아 가주인 마시모의 협박에 미칠 것 같아요. 자신을 그리워했다는 데 평범한 구애가 아니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그의 곁에 구속시키려 하니까요.


라우라의 매력 :
욕망에 충실한 vs 도발적인


라우라는 처음부터 성적으로 왕성하고, 술을 아주 좋아하는 캐릭터로 나와요. 사귀는 사이인 야수같은 남자친구를 길들였다고 생각하고요.

로맨스 소설에서 보이던 얌전하고 욕망을 숨겨야만 했고, 조신하고 순결했던 옛 가치관의 여성은 여기에 존재하지 않아요.
현대 여성의 자유로움과 욕망을 드러낸 면에서는 이 캐릭터성은 좋다고 봅니다. 적어도 남주에 의해 감추어진 자신의 욕망을 일깨우게 된다는 오래전 발상은 사라졌으니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도발적인 면도 많이 보이는데요. 고급 샴페인을 자주 마시며 술에 취해 사건을 일으키고 그것으로 마시모의 분노를 사서 성적인 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마피아인 그에게 반항하기 위해 속옷이 비치는 드레스를 입거나 속옷 탈의한 채 입고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지요.
그리고 좀 충격적인 건 두려움이나 무서움 등을 이유로 그의 뺨을 몇번이나 때린다는 것이에요. 이것 역시 그가 하지 말라고 경고하였음에도 ‘내가 선을 넘었구나.’ 하면서 그의 화를 자초합니다.


이러한 도발적인 면모는 작가가 남자 주인공의 분노를 끌어올리거나 더 극적인 상황으로 넘어가기 위한 장치로 일부러 설정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렇게 자극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해야 ‘당신은 벌을 받아야겠군.’ 하며 관능적인 장면으로 이어지니까요.

뺨을 후려치는 건 90년대 막장 드라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나를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하는 오래된 대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술에 취해서 사건을 자꾸 일으키는 등 이러한 것들이 조금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마시모의 매력 :
거칠면서도 섹시한 vs 사랑을 간직한


마시모 캐릭터는 현대 여성들이 꿈꾸는 로맨스 판타지의 전형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칠면서도 섹시한 건 라우라도 인정했습니다. 그를 보며 ‘완벽한 이상형’이라고 생각했지요. 그의 유혹에 흔들리고 싶지 않아 애썼고요.

거대한 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평생을 무력(총과 폭력) 속에서 자라왔고, 현재 마피아의 가주로서 섹시하고 위험한 수컷의 향기를 내뿜는 마시모는 외양과 달리 속마음엔 5년간 환상 속의 여인을 기다리는 순애보도 가지고 있어요.

물론 애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라우라를 본 뒤로는 늘 그녀를 떠올리지요. 다른 여자들은 육체적인 관계일 뿐이고요.

그러한 마시모가 현실의 라우라를 만나게 되었으니 그가 생각하는 범위에서는 납치밖에 없었고요.
대신에 라우라에게 “너를 상냥하게 대하는 법을 내게 가르쳐줘.”, “네가 원하지 않으면 손대지 않고 강요하지 않을게.” 라고 말하며 그 약속을 지키려고 애씁니다.

예전 할리퀸 로맨스 소설 속에서 보이던 남자 주인공들은 사랑을 거부하거나, 사랑이 아닌 욕망만을 말하여 여자주인공의 마음을 찢어놓았어요. 나중에 사랑을 깨달으며 소설은 끝이 나지만, 현대의 여성들은 그렇게 상처주며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사랑 방식에 질리기 시작했지요.

거칠고 야성미 넘치는 정력적인 남자의 마음 속에,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처럼 사랑을 기다리고 소중히 다루려고 하는 소년이 자리잡고 있다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사랑을 갈구하고 애정을 원하는 건 여자가 아니에요. 오히려 마시모는 그를 거부하고 밀어내는 라우라에게 맞추려고 합니다.


라우라를 납치한 건 육체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그는 밀당하거나 유혹하는 게 아니라 그녀의 진심을 받길 원하고 있지요.
이러한 현대 로맨스 판타지를 잘 충족해 주는 멋진 캐릭터라서 이 소설에 빨려들어갈 정도에요.




소설은 납치당한 라우라와 그녀의 365일을 갖고 싶어하는 마시모의 팽팽한 줄다리기 게임같은 둘의 관계가 노골적이면서도 에로틱하게 그려집니다.
수위도 상당히 높게 그려지고 있어요.



둘의 관계는 나중에 어떻게 변할까요?
그 이후의 이야기는 소설책 <365일>에서 확인해 주세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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