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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 - 내 방에서 우주 끝까지, 세상의 온갖 법칙과 현상을 찾아서
브라이언 크레그.애덤 댄트 지음, 이종필 옮김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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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대우주까지, 13개의 챕터를 통해 514개의 과학 법칙과 현상을 알아본다.

스토리텔링이 전혀 없는 사전 같은 책이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그림을 살펴보면서 어떤 원리가 숨어 있을지 추측해가며 읽는 맛이 있다.

하나씩 살펴 보면 중등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한 번쯤 들어본 것도 있고, 전혀 모르는 것도 있는데,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한 책. 


우주 나오는 sf를 좋아해서 개인적으로는 태양계, 대우주 파트가 가장 흥미로웠다. 

각운동량 보존, 불확정성 원리, 암흑 에너지, 렌제 티링 효과, 멀티버스 이론 같은 것. 

설명이 매우 간단해서 제대로 알기 위해선 다른 책으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래서 흥미로운 것일지도 모른다. 


한편 부록으로는 13명의 과학자들이 실려 있는데, 이쪽도 재미있었다. 

리터드 파인먼의 회고록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에드워드 로렌즈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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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나의 초록목록
허태임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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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록 목록>⠀

-포유류인 내가 그 꽃부리에 코를 묻고 있다가 한 점의 꽃가루로 변신해서 암술대를 타고 씨방의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가 밑씨를 만나, 마침내 '수정'이라는 행위에 성공하고 싶다튼 욕망이 일었던 한여름 밤의 기억!

-종과 종 사이의 거리를 재단하는 일이 식물분류학자의 업이라지만, 자연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관계와 현상들을 구명하는 일이 가당하기나 한 것인지 때로는 회의와 절망의 감정들이 나를 찾아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그 일에서 잠시 벗어나 식물 본연의 모습에 집중한다. (...) 그리하여 사랑하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내가 동력을 얻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식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들 수컷은 겨우내 자신을 품어준 그 꽃에서 태어나 암컷이 부화하기를 기다렸다가 암컷과 교미한 후 오래지 않아 그 꽃 안에서 죽는다. 날아다닐 필요가 없으니 날개도 없다. 천선과나무의 꽃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작은 생명체를 들여다보다 가슴 한쪽이 아릿해졌다.

-자연의 질서를 어기지 않고 저마다의 자리를 조금씩 양보하거나 조금씩 차지하면서, 아웅다웅 서로 건강하게 경쟁하며 그들의 서식지인 숲을 지킨다. 그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내게 숲이 속삭인다. 지구라는 별에서 자신의 서식지를 지키는 일에 가장 서툰 생물은 아마도 인간일 거라고.⠀


식물을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 쓴 책이라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식물들에 대한 분류와 명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그냥 식물을 바라보고 각 식물에 대해 알아가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 같았다.
식물에 별 관심도 없는 나도 책을 읽으면서는 저런 식물들을 직접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에 알을 낳는 천선과좀벌과 천선과 얘기, 나라가 망한 뒤에 들어왔다고 해서 망초라는 이름이 붙은 개망초 얘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또 마지막 챕터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줬다.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자꾸 후순위로 밀리는 것들이 밀려나다가 사라져버리면 돈이 아무리 많아져도 아무 의미가 없을 텐데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난다.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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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트랩 - 당신을 속이고, 유혹하고, 중독시키는 디자인의 비밀
윤재영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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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트랩>


-쥐가 레버를 누를 때마다 먹이를 주지 않고 가끔만 주었다. 레버를 누를 때 먹이가 안 나올 때도 있으니 쥐는 흥미를 잃고 레버를 덜 누르게 되었을까? 그렇지 않다. 예상과 달리 쥐는 레버를 더 열심히 광적으로 눌렀다. (...) 이번에는 먹이가 나오겠지 라고 기대하며 레버를 누르는 쥐처럼, 인스타그램 등 SNS 사용자도 도박하는 심정으로 게시물을 올린다.


-페이스북의 엔지니어인 저스틴 로젠스타인은 '좋아요' 기능을 처음 개발했을 때 세상에 긍정과 사랑을 전파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지, 어린 사용자들이 이 기능 탓에 우울감을 겪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디자인이 물건을 판매하고 이윤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되면서 디자이너는 기업을 위해 소비자를 '설득'하는 사람이 되었다.



SNS 중독자로서 꽤 흥미로운 책이었다. 

UX디자인, 심리학, 마케팅 연구를 바탕으로 내가 왜 중독자가 되었는지 알아가 보는 시간이라니... 

당연하겠지만 반박하거나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없어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가장 웃겼던 건 그걸 읽으면서도 지루해지면 슬롯머신을 당기듯 피드를 새로고침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 바로 내가 디자인 트랩에 이미 꽉 잡히고 말았다는 증거일 테다.


그 외 다양한 상품을 최대한 많이 팔아먹기 위한 '기만', 디자인 기술들이 나오는데, 주위에서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라 놀랍기도 했고 재미가 있었다. 또 그런 것들을 마주치면 좀 삐딱한 눈으로 바라보게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여담이지만 디자이너가 저자라 그런지 내지 편집이 너무 깔끔하고 가독성이 참 좋았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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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머니로드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장수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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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머니로드>


-조선이 이상향으로 여기던 안빈낙도 세계는 노비에게 의지한 불로군자들의 유토피아에 가까웠다.


-서울을 방어한 비천한 군인들은 한양을 먹여살린 집단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유흥의 최대 소비자였다. 연구에 따르면 조선 후기 한양에 상주한 군인 수는 서울 인구의 5%였다고 한다. 그 5%가 비천한 군인 신세를 한탄하며 기방과 색주가에 눌러앉았던 셈이다. 


-개성은 농토가 거의 없는 황량한 지역이라 쌀 같은 곡물 생산이 어려웠고 버림받은 옛 왕조의 수도였기에 관직에 진출하는 사람도 적었다. 나라의 지원 없이 오직 상업으로 홀로 서야 하는 척박한 환경은 그저 운명이었다. (...) 그 결과 개성상인의 단체성은 다른 어느 집단보다 뛰어났다. 덕분에 굴곡이 심한 경영 상황에서도 서로 도와가며 실패 없이 버텨냈다.



경제는 너무 어려웠던 기억밖에 없어서 책을 고르면서도 조금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아예 몰랐던 사실들도 있었고,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인물이나 사건도 있었는데 조선사뿐 아니라 관련된 세계사 이야기도 나와서 보다 더 흥미로웠다. 

재정기구 역할을 맡게 된 조선의 군대, 필리프 4세와 템플 기사단의 인연, 거금을 기부하고 벼슬을 얻게 된 평민 등의 얘기를 보며 돈과 권력은 떼놓을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이 가장 와닿았다. 

지금의 돈과 권력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좁은 주제로 역사를 바라본 적이 없었는데 매우 즐거운 과정이었고, 다른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역사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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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버나딘 에바리스토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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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야즈는 앰마 자신이 원하는 줄도 모르던 기적 같은 존재였다. 아이가 생김으로써 비로소 완전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 그러나 어쩐지 반페미니즘적인 것 같아서 아무에게나 잘 털어놓지는 못하던 느낌. (앰마)


-사람들은 그녀를 피해 걸어가거나 못 본 척했다, 아니, 그녀가 그렇게 상상하는 걸까? 그녀는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환상일까? 내가 발가벗고 안뜰에서 뛰어다니면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을까? 수위는 알아채고 틀림없이 경찰에 전화를 걸겠지,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줄곧 이런 핑곗거리가 생기기를 기다렸으니까 (캐럴)


-윈섬은 자신이 어머니가 되기 전, 레이첼이 말했듯이 한 개인이었을 때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레이첼이 궁금해하는 게 좋았다

그러나 그녀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딸이었고, 다음에는 아내이자 어머니였고, 지금은 할머니면서 증조할머니다. (윈섬)



상 받은 책이라서 골랐는데 그만큼 좋았다.

길이가 꽤 되는데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흡인력이 좋아 금방 읽었다. 


주 배경은 영국으로, 각 장마다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이 바뀌는데 모두 흑인이며, 젠더프리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주인공들이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이들은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차별과 폭력에 더 많이 노출된다.

그래도 그들은 살아간다.

끊임없이 휘둘리기도 하고 투사처럼 맞서 싸우기도 하며 기득권에 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타인과 영향을 주고받지 않을 수 없기에, 남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자신이 상처를 받기도 한다.  

실패하고 성공하고 후회하고 깨닫는다. 

"아무도 칭송하며 노래해주지 않고/아무도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아도. 


개인적으로 야즈 얘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나이가 비슷해서인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고, 코트니가 록산 게이를 언급하며 '특권 올림픽'을 하지 말자고 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또한 이 책이 하는 일-지금껏 소외되었던 목소리를 중심으로 불러오는 일-이 바로 '불평등을 논하기 위한 새 담론'을 찾는데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말해도 괜찮은 소리를 내고 있을까? 내 목소리가 잘 들리고 있을까? 살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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