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그렇게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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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아들이 사달라고 두 개의 책을 가져왔다. 보통은 만화책만 가져오는 녀석인데, 만화책은 아빠가 자주 거절을 놓는다는 것을 아는지 동화책을 가져왔다. 책은 글자는 없고 그림만 많았다. '그럼 그렇지' 하고 '알았어~' 하고 다른 책들과 함께 계산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아내가 아까 아들이 고른 책을 보니 너무 감동적이라고 한다. 무슨 내용이길래 그럴까 싶어서 나도 한 장 한 장 넘겨 봤다. 어린이 책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이건 부모를 위한 책 같았다.

읽는 데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와 부모 사이에 생긴 그 순간순간의 아쉬움을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잘 잡아냈는지 놀랍도록 뭉클하다. ( 게다가 남자 작가던데.. 육아를 직접 하셨나.. )

서점에 서서도 다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집에 두고 한번씩 꺼내보면 가슴 따뜻해지는 좋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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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주문했다 창비아동문고 296
서진 지음, 박은미 그림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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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SF 관련 도서가 많아진 것 같다. 아무래도 미래 사회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한 것 같다. 성인 소설 속의 SF만 읽었는데 아내가 이 책이 정말 재밌다고 추천해 주었다. 아내는 아이들 책을 먼저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건네주는 편이다.


제목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그런 제목이었다. 주문했으니 로봇 아빠와의 뭉클하거나 신나는 에피소드겠지 하고 페이지를 넘겼는데, 생각보다 심오했다. 아이들의 책이 어른들의 책만큼이나 깊은 주제를 다룰 수 있구나 싶었다.


AI, 로봇, 클론 같은 것들이 평범해지고 있는 시대에서 인간의 의미를 다룬 책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 존재 의미를 아이들의 눈으로 보니 <가족의 의미>가 되는 듯 하다.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 낳아주고 길러주면 그냥 가족인 것일까?


아빠의 빈자리를 로봇으로 채우려는 <철민>의 행동과 아빠의 역할을 하게 된 인공지능 로봇 <사호>. 둘 사이에 생긴 학습된 반응 이상의 감동은 아빠라는 이름으로 가족의 한 자리만 채우고 있는 존재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책은 존재와 존재로서의 인간과 로봇에 대한 생각을 넘어서 가족의 일원이 되려 하는 로봇을 그려내며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마음의 회로'를 구해 진정한 아빠가 되고 싶은 로봇 <사호>와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며, 자신과 함께 상상해주는 아빠를 원하는 <철민>. 두 다른 존재의 성장을 그려나가는 책은 생각보다 큰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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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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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인 3세의 소설이라고 해서 서평을 신청하려다가 가슴 섬뜩한 제목에 머뭇거려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가끔씩 보이는 광고에서 그냥 지나치곤 했다. 그러는 와중에 #시월이일 출판사에서 서평을 부탁하셔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글은 제목만큼이나 섬뜩한 일본 내의 재일교포들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충분히 일본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었고, 실제 관동 대지진 때에 조선인 학살이 실제로 있었다. 일본 특유의 외국인 차별 정책들은 일본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들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의 아픈 역사일 것이다.


이 작품은 #이민진 작가의 #파칭코 와도 이어져 있다. 파칭코가 과거를 얘기했다면 이 책은 현재 혹은 멀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슬픈 현실일 수도 있다. 그만큼 일본 내 재일 한국인의 어려움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저마다 재일교포로서 그들의 삶을 인정 받기를 원한다. 다이치, 박이화가 스토리를 끄는 두 명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선명이나 신군 등의 인물들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박이화는 한국으로 귀화했지만 SNS 활동을 통해서 지워지지 않는 Web 속에 아카이브 하여 역사를 만들려 한다. 반대로 다이치는 대중들을 아연 질색할만한 이벤트로 대중과 승부를 보려고 한다. 박이화는 온건파, 다이치는 강경파라고 해도 될 것 같다.


📖

차별이란, 바깥 공기와 접촉했을 때 비로소 악취를 띤다.


재일교포들은 항상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해왔다. 일본에서는 조센징이라는 억압을 한국에서는 북한 인민군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으며 양 국가에서 버림받아왔다. 일본의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도 그들의 딜레마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작가는 일본 내의 혐한을 얘기하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에서 차별도 함께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그들과 함께 혐한을 같이 일본을 욕할 자격이 있을까?


📖

반일에 페미니스트에 비건에 기지 반대라니,

이야, 최악의 요소는 다 갖췄네, 이 마녀는..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여성 차별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굴레에 여성이라는 굴레까지 씌여 더 냉혹한 죽음을 맞이한 김마야의 이야기에서 그녀의 최후는 비참했지만 그녀의 삶은 누구보다 빛나고 있었다는 것을 얘기한다. 누구보다 당당하고 소신 있었던 그녀의 페미니즘은 그녀의 말처럼 불굴의 투지였다.


작가가 그려내는 디스토피아에 자연스럽게 끌려 들어가며 어느새 종착역에 다다른다. 한 없이 허무해져 버리는 마음속에는 우리가 겪고 있는 또는 행하고 있는 그러면서도 느끼지 못하는 혐오와 차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요즘처럼 갈등이 심하고 편을 가르고 서로에게 입에 담기 힘들 말들을 쏟아내는 때, 같이 읽어보고 느껴보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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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타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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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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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타>>는 멸망한 지구에 남은 마지막 인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사람의 의미와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하는 작품이다. 학습된 기계는 사람인가 아닌가의 질문은 일상의 사는 지금에 그 질문을 던진다면 십중팔구 아니다고 대답할 것이다. 오히려 무서운 일이라고 손사래 칠 지 모른다. 하지만 인류가 멸망하고 남은 단 하나의 인류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신을 기억 전부를 스캐닝한 기계에게 넘겨줬을 때 그것은 인류일까 아닐까.

이 책은 #푸른숲 에서 지원해 주셔서 읽어볼 수 있었다.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 인류의 멸망은 아닐지라도 외계 생명체가 만나게 되더라도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 우리보다 더 고등생물이면서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을 한낱 미물로 여겨도 될까.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것들과의 대화를 시도해본 적인 있는가.

  모든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한 질문을 이 책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림이 화려하지 않지만 그 보다 빛나는 질문을 품고 있는 이 만화는 또 다른 시각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웹툰은 모두 유희적이고 자극적일거란 내 생각을 정면으로 반박한 이 책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랑 가장 비슷해서 조금 놀랍고 김샌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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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92호 - 2021.여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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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여름호는 팬데믹, 부동산 그리고 일인칭 글쓰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부수적인 내용이 많지만 크게 다루는 것이 세 가지다. 첫 장부터 비평이 쏟아지길래 ‘뭐지?’ 했지만 그래서 #창작과비평 이구나 했다.

  팬데믹이 가져 온 ‘돌봄’의 문제는 사회적 양극화 문제와 더불어 여성희생에 대해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 계기가 아니였는가 싶다. 

📖 김경인 - 올해의 슬픔 , 시

어제 보낸 슬픔이

오늘 도착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더군

배송하던 사람이 갑자기 과로사한다 해도

고객님, 오늘은 제가 장례 중이어서

유령이 대신 배송 완료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 외에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 별 대책안과 그 효과 그리고 지방 소멸에 대한 이야기 등은 소모적인 얘기가 아니라 의견을 타진하는 내용들이라 감정소모 없이 유익하게 읽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일인칭 글쓰기에 대한 부분이었다. 소위 ‘~괜찮아’ 열풍이라 할 수 있는 에세이풍 일인칭 글쓰기는 기성세대가 권해온 ‘모범적인 삶’의 방식에 따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포기의 선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인칭의 글쓰기가 소설로 넘어오면 어떻게 될까. 자기 위안의 ‘~괜찮아’는 과연 어떤 경험을 얻고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작가의 신념이 허구이지만 현실세계에 놓여질 때 작가는 어떤 서사를 만들어가야 하나. 그건 아마 일인칭 글쓰기가 넘어야할 큰 산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가장 멋진 표현은 백기완 선생의 ‘좌경’에 대한 발언이었다. 

📖 백기완

“여러분, 저 군부 독재세력이 우리 민중후보를 좌경이라고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여러분, 좌경이 대체 뭡니까? 난폭한 운전사가 핸들을 갑자기 우측으로 꺾으면 승객들은 모두 좌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좌우를 떠나서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센스가 돋보이는 발언이었다

창작과 비평은 나보다 깊게 글을 읽는 사람들의 생각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구독하기 잘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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