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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192호 - 2021.여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작과 비평 여름호는 팬데믹, 부동산 그리고 일인칭 글쓰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부수적인 내용이 많지만 크게 다루는 것이 세 가지다. 첫 장부터 비평이 쏟아지길래 ‘뭐지?’ 했지만 그래서 #창작과비평 이구나 했다.
팬데믹이 가져 온 ‘돌봄’의 문제는 사회적 양극화 문제와 더불어 여성희생에 대해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 계기가 아니였는가 싶다.
📖 김경인 - 올해의 슬픔 , 시
어제 보낸 슬픔이
오늘 도착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더군
배송하던 사람이 갑자기 과로사한다 해도
고객님, 오늘은 제가 장례 중이어서
유령이 대신 배송 완료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 외에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 별 대책안과 그 효과 그리고 지방 소멸에 대한 이야기 등은 소모적인 얘기가 아니라 의견을 타진하는 내용들이라 감정소모 없이 유익하게 읽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일인칭 글쓰기에 대한 부분이었다. 소위 ‘~괜찮아’ 열풍이라 할 수 있는 에세이풍 일인칭 글쓰기는 기성세대가 권해온 ‘모범적인 삶’의 방식에 따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포기의 선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인칭의 글쓰기가 소설로 넘어오면 어떻게 될까. 자기 위안의 ‘~괜찮아’는 과연 어떤 경험을 얻고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작가의 신념이 허구이지만 현실세계에 놓여질 때 작가는 어떤 서사를 만들어가야 하나. 그건 아마 일인칭 글쓰기가 넘어야할 큰 산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가장 멋진 표현은 백기완 선생의 ‘좌경’에 대한 발언이었다.
📖 백기완
“여러분, 저 군부 독재세력이 우리 민중후보를 좌경이라고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여러분, 좌경이 대체 뭡니까? 난폭한 운전사가 핸들을 갑자기 우측으로 꺾으면 승객들은 모두 좌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
“
좌우를 떠나서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센스가 돋보이는 발언이었다
창작과 비평은 나보다 깊게 글을 읽는 사람들의 생각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구독하기 잘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