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37호 : 2025.08.05 - #지금, 역사 읽기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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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을 종종 쓴다. 하지만 우리에게 역사라는 카테고리는 쉽지 않다. 일단 즐거워야 할 역사 공부가 입시로 바뀌면서 힘들어진다. 그런 기억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되고 역사는 어려운 학문으로 남아 있다. 

  성인이 되어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여러 역사 강의를 들으며 역사라는 것이 재미난 것을 알게 된다. 실제 일어난 서사보다 더 완벽한 서사는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이 완벽하기 때문에 제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출판에서 역사 카테고리는 쉽지 않다.

  역사라는 것은 모든 분야에 존재한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 자체가 역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라는 것은 누가 어떻게 기록하고 해석함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역사 중에서도 재미나게 분석해 주는 쪽이 인기가 많다. 때로는 정치적인 분석이 곁들여져 더 흥미롭기도 하다. 그래서 역사 관련 콘텐츠 역시 그런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하지만 사료처럼 있는 그대로를 기술해 내는 쪽은 참 어렵고도 힘들다.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 관심을 받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런 역사 출판을 계속해서 해주는 출판사들의 의지 역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동북아시아의 역사는 전쟁과 같다.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역사를 왜곡하며 세계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주장하고 있고 일본 역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까운 이웃나라가 서로의 역사를 인정하며 도와가면 세계 어디와 붙어서 지지 않을 파워를 가지게 될 텐데 이 세 나라는 서로 견제하기 바쁜 듯하다.

  우리도 역사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역사를 왜곡하려고 하는 존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외부의 중국이나 일본을 넘어서 국내의 이익 집단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양성은 중요하지만 현명해야 한다. 집단 지성은 대단하지만 군중심리는 나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깨어 있는 다수의 힘을 위해서라도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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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36호 : 2025.07.20 - #2025 서울국제도서전 B side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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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안 열리지 못한 서울국제도서전은 작년 소위 대박을 쳤다. 출판 지원금을 모두 삭감하는 정부 아래서 좋지 못한 분위기는 한순간 반전된 것 같았다. 올해는 작년의 여파로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기대를 하는 눈치였던 건 사실일 것이다.

  올해 서울 국제도서전은 어땠을까? 기획회의 636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언제나 관심의 테두리 안에 있지만 지방에 사는 나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책은 굳이 도서전을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구할 수 있고 팬심 넘치는 작가가 있는 것도 사실 아니다. 그래서 이번 도서전에서 있었던 여러 이슈들에 대해서 무감각했던 것 같다 (물론 일이 너무 바빠 관심 쓸 새도 없었다).

  이번 도서전의 최대 쟁점은 '사유화'였다. 이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반대했다. 도서전은 공공적 가치를 지닌 것인데 몇 번의 호황으로 지분이 나눠진다는 것과 그 수익이 일부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논리를 막을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공공적 가치는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는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치러왔던 행사의 지원금이 끊어지면서 생겨난 해프닝으로 끝나길 바랄 뿐이다.

  또 하나의 논란은 티켓의 온라인 판매였다. 원래 얼리버드 티켓팅은 빠른 시일에 조금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목적이며 이는 수량을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도서전의 주최 측은 이런 설정을 해놓지 않아 온라인으로 티켓이 모두 동나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당일 티켓팅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과 온라인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사람들에 피해가 생겼다. 게다가 행사를 지켜보다가 '나도 한번 가볼까'라는 확산 효과를 차단해 버렸다. 이번 도서전 참관객의 90%가 여성이라는 점처럼 특정 집단에 쏠림 현상은 두드러졌다.

  부스의 배치 또한 문제가 됐다. 입구 바로 앞자리는 명당이지만 가장 핫한 브랜드가 입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몰려 동선이 막혀 버리기 때문이다. 전자전 같은 것을 가보더라도 LG나 삼성은 늘 맨 안쪽에 위치한다. 그것은 관람객의 동선을 깊숙이 유도하면 그 경로에 여타 작은 업체들을 배치하여 참관객들의 경험을 넓히고 작은 업체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번 도서전은 그런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단군이래 (매년 갱신) 최고의 불황이라는 출판계 현실에 호황을 겪는 도서전은 소중하다. 굿즈 장사나 한정판 장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책을 팔아야 한다. 도서전 내부에서 팔리지 않더라도 서점의 매대나 온라인 매장의 베스트셀러에 들지 못해 소외받는 책들을 독자와 만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도서전은 그야말로 브랜딩 싸움의 장인 것이다.

  매년 더 성장할 도서전을 기대하며 언젠가 한 번은 참가해 볼 수 있을 바라본다. 그리고 공공재로서의 책의 의미도 지켜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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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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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tGPT가 등장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 불과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 충격은 금세 사그라들고 너나없이 AI를 평범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것 같다. 최근에는 chatGPT는 물론이거니와 제미나이나 코파일럿 같이 AI 서비스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chatGPT의 중심에는 OpenAI가 있고 또 그 중심에는 샘 올트먼이 있었다.

  OpenAI의 CEO이자 세상에 chatGPT를 내보인 샘 올트먼의 이야기는 열린책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지난 5월 1일 인공지능의 대부라고 불려 온 구글 부사장 겸 엔지니어인 제프리 힌튼이 구글을 떠났다. 그는 AI의 핵심이 되는 신경망을 개발해 냈던 그가 왜 구글에서 갑자기 떠나게 됐을까.

  그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고 했으며, 일생 동안 한 일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AI의 위험이 드러나는 데 30 ~ 50년 혹은 그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지금 당장부터 위험해 보이기 시작했다. AI는 일자리를 빼앗고 가짜 정보를 유포하는데 이용되고 있으며 지난 이스라엘이 보인 킬러 로봇에도 사용되고 있다.

  AI를 올바르게 인도해야 할 선두 업체들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런 인도적인 작업들을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쟁이 붙은 시장에서 그것을 컨트롤하기란 쉽지 않다. 거대 기업들이 AI를 하나의 시장으로 인지하기 시작했을 때 chatGPT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 지금은 되려 그들 역시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유지하는 비용은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기부로만 운영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머스크가 OpenAI를 떠난 이유도 이것 때문일까?

  사실 개인적으로 샘 올트먼의 삶이 궁금하지는 않았다. 이 책에서 그런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평범한 자서전이었을 뿐이었다. 그의 삶이 궁금하고 그의 선택이 궁금한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자신이 집필한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그저 지난 이야기만 나열해 놨기 때문에 보고 싶었던 걸 볼 수는 없었다.

  chatGPT를 세상에 처음 내보이고 한 CNN과의 인터뷰를 봤었다. 그는 AI의 위험성에 대해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그는 엄선된 인원들이 학습될 내용을 필터링해서 AI를 컨트롤 가능하다고 했다. 그의 말투에는 마치 선민사상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자신들의 선택이 완벽할 거라는 생각마저 들만큼의 자신감이었다.

  세상은 돈으로 움직인다. AI는 결국 자본시장에 등장하게 되었고 이 첨단 기술은 군사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보더라도 무인 전투가 얼마나 일상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최근에 등장한 무기들은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능동형 자기 방어 기술 같은 것도 장착되어 있다. AI를 방어하기 위해 AI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가 읽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이미 많이 읽었으니까. AI에 대한 그의 철학이 궁금했는데 그걸 채워준 책은 아니었다. 샘 올트먼이 직접 집필한 책이 있다면 그것을 읽어보는 것이 좀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세상을 들썩이게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의 기호는 언제나 개인적인 것이니까. 

  그리고 AI가 도덕적 사고를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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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35호 : 2025.07.05 - #출판, 계약, 분쟁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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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책을 갖는다는 아름다운 사실은 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들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게 된다. 이해타산을 걸렸는 일은 늘 그렇듯 복잡하기 때문이다.

  출판에서의 계약과 분쟁을 다루는 기획회의 635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계약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나를 보호해 주는 것이면서도 나를 죄는 것이 될 수 있다. 많은 유명인들이 불공정 계약으로 인해 자신을 망치고 그에 대한 보상도 받지 못한 것을 수 없이 봐 왔다. 출판이라고 해서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순히 책을 내던 시절에도 계약은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것이었지만 요즘처럼 웹툰이나 영화, 드라마로 이어지는 2차 판권이 중요해지는 시점에 계약서는 더욱 중요하고 복잡해진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같은 여타 유럽처럼 저자를 보호하는 법이 조금 약한 듯하다. 결국 계약 단계에서 꼼꼼히 살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익을 남겨야 하는 출판사 입장에서도 계약은 중요하다. 일종의 투자와 같기 때문이다. 글이 무수히 쏟아지는 세상에서 어떤 글을 낚아서 상품을 만들 것인지는 출판사의 역량에 달려 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상품성이 없다면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중적인 작품으로 이익을 남기도 여타 작품성 있는 것들도 사회 공헌 차원에서 출판을 할 수도 있다. 내가 쓴 글이 출판사에 채택되지 않는 수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고 납득할 만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자신을 글을 직접 책으로 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점은 있다. 그들마저도 이벤트적인 출판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출판계에서 날고 긴다는 편집자의 눈을 거쳐야 기본적인 상품성이 담보된다. 가끔은 그 모든 확률을 뚫고 대박 치는 것들이 있으나 그것이 내 것일 확률은 무척 낮다.

  그러다 보니 저렴하게 출판을 해주겠다는 광고들이 넘쳐 난다. 옛 말이 틀린 게 없다. 출판사는 이익을 남겨야 한다. 저렴하게 책을 내주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붙지 않고 저렴한 종이를 채택하면 된다. 최근에는 AI 편집기와 AI 일러스터를 사용하면 그럴싸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나 여전히 좋은 편집자의 디테일을 바랄 순 없다 (물론 최근에는 좋은 편집자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지만)

  여기에 더해 AI 출판에 대한 저작권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업무에 AI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작가들이 내놓는 작품에 저작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어렵다. 어디까지가 저작권의 경계인지 아무도 선을 그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선에 분쟁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AI는 학습한 문장을 그대로 뱉어내기도 하니 나도 모르게 표절을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출판이라는 꿈은 나도 가지고 있다. 여전히 뭔가를 써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꿈꾸고 있다. 그렇다고 불쑥 아무것이나 출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출판이라는 건 법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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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의 가격 - 기후변화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박지성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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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장마가 온 줄도 모른 채 끝나버렸다.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번씩 스콜성 폭우가 쏟아졌다. 이제는 정말 아열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태평양에 있어야 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남쪽 앞바다까지 올라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압의 힘겨루기인 장마가 없다. 그리고 후덥지근한 날들의 연속이다.

  기후 위기를 미시적으로 관찰하는 이 책은 윌북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기후와 같이 거대하지만 느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린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느리지만 강력하다. 기온이 6도가 오르면 지구는 멸망한다는 식의 얘기는 사실 그렇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종말론의 느낌이랄까. 하루에도 십 수도가 오르락내리락하는데 6도라니.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구가 아파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거대담론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구는 그냥 변화하고 있을 뿐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더욱 공감력이 떨어지고 있는 인간에게 거대한 지구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 늘 그렇게 얘기를 한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그쪽이 훨씬 현실적이다. "도둑이야"라고 외치면 문을 닫고 "불이야"라고 외치면 다들 뛰쳐나온다는 우리들의 현실처럼 말이다.

  지구 온도의 상승에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어딜까? 바로 적도 부근이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오래전부터 꽤 선선한 지역에 살았고 지금도 지구 온난화에서 그럭저럭 안전지역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도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다. 몰비드처럼 섬이 가라앉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니까. 

  온도가 조금만 올라도 열대지방의 폭염이 쏟아지는 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지역은 경제적으로도 낙후되어 있다. 더운 날씨의 지속은 그 지역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더위 속에서 일하는 어려움은 물론이거니와 제대로 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런 어려움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폭염은 일할 수 있는 시간 혹은 능률을 급속도로 떨어트린다. 작물 재배 또한 마찬가지다. 살기 어려운 곳은 더욱 살기 어렵게 되어 간다. 에어컨 아래 살고 있는 소위 잘 사는 나라들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기후 변화는 양극화를 극대화시킨다. 지난날 과도한 탄소 배출과 같은 행위를 저지른 곳도 선진국이며 그들은 그렇게 얻은 지위로 세계 경제를 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책임과 낙후된 나라들에 대한 지원은 어쩌면 당연한 책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 문제가 거대담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것들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단순히 시원한 방에서 공부하는 부잣집 아이와 땀 뻘뻘 흘려가며 공부하는 가난한 집 아이의 학업 성취도만 비교해도 환경이 가져오는 불평등은 너무나 명확해진다. 모두에게 환경을 보호하자는 모호한 목적의식보다는 바로 주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것이 문제점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거대한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수치를 신뢰 있게 모아가야 한다. 철학적인 부분도 필요하지만 과학적이고 통계학적인 자료도 필요하다. 마치 탄소배출만 해결하면 혹은 온난화된 지구에서 살 수 만 있다면, 이런 거대한 해결책에만 집중하지 말고 정말 주위의 어려움을 먼저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기 전에 곤충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그전에 미생물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이 환경적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주위의 어려움부터 공감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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