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12호 : 2024.07.20 - #로컬은 잡지로 통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7월
평점 :
품절


  기획회의 612호는 로컬과 잡지에 대해서 얘기한다. 과거 잡지의 전성시대에는 단행본만큼 많은 수의 잡지가 있었다. 매일 발행되는 신문 못지않게 주간지의 판매도 대단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잡지들은 사라졌다. 지금의 잡지는 대부분 월 단위 아니면 계간지로 발행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잡지들은 대중적인 이슈를 쫓았기 때문에 점점 빨라지는 세상에서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된 게 아닐까 싶다. 그에 반해 살아남은 잡지들은 자신만의 얘기를 함으로써 대중들에게 관심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살아남은 잡지는 대부분 특정 분야 전문지 거나 콘텐츠 스타일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잡지는 로컬을 다룸으로서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지역의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지역 커뮤니티와 연대할 수 있다. 잡지는 로컬을 바꾸고 바뀐 로컬은 다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로컬 매거진은 지역 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이나 고용 창출의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로컬 매거진이 하나의 문화가 되기 위한 지원과 노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읽지 못하는 사람들>의 편집자의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문해력 논란이 이슈로 떠오르는 요즘 그 문해력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문해력조차 능력주의 안으로 빨려 들어가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읽는 것이 그렇게까지 숭고한 것이냐라는 질문은 이 책이 주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존재의 이유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굳이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존재해서다. 책을 잘 읽고 못 읽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다. 

  지난 호에 이어 의료 파업에 대한 칼럼이 계속되었다. 우리는 공공의료를 원하지만 그냥 원한다고만 말하고 있다. 유럽의 의사들은 대부분 공공의료 종사하기 때문에 의사 증원에 적극적이다. 나의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 일차원적으로 얘기하자면 밥그릇 걱정이 맞을 것이지만 개인 개원의가 아니라면 밥그릇 걱정하는 것이 맞을 거다. 대형병원과 전공의 관계를 조금만 관심 가지고 보면 알 수 있다. 의사라고 무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필요할 때만 공공 의료를 외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공 의료를 위해 세금을 더 거둔다고 하면 아마 다들 손사래를 칠 것이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시작하는 FastAPI - 모던 파이썬 개념부터 실전 프로젝트까지, 따라 하며 배우는 웹 백엔드 개발 O'reilly 오라일리 (한빛미디어)
빌 루바노빅 지음, 한용재 외 옮김 / 한빛미디어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의 api는 지금에 비해 훨씬 간단했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점점 더 복잡해졌고 그에 따른 업무도 분류되어 갔다. 장고(Djanggo)처럼 모든 것을 다 담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프레임워크도 있지만 여전히 속도는 중요한 요소다. FastAPI는 간단한 문법으로 빠른 웹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나타났다. 현재 Flask를 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FastAPI는 최근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파이썬의 웹 프레임워크다. 간단한 문법 체계 덕분일까. 책 또한 다른 책들에 비해 얇다고 할 수 있다. 책이 파이썬 문법에 대해 다루지 않기 때문에 더 그런 면도 있지만 본격적으로 프레임 워크를 한다면 파이썬은 기본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전제가 맞는 것 같다.

  책은 코드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따라 해 볼 수 있다. FastAPI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착착 만들어진다는 것이 좋았다. FastAPI를 다루는 것도 좋았지만 실제로 여러 가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더불어 마지막에는 다른 프레임워크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독특한 것은 게임에 사용되는 이름 같은 것까지 제공해 주는 것이 재밌었다).

  웹 서비스에 대해 관심이 있고 뭔가 빠르게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면 꽤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고! 절대 열면 안 되는 공포의 노트 : 땅다람쥐 날과 으스스그림자 습격 사건 경고! 절대 열면 안 되는 공포의 노트 3
트로이 커밍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엉뚱하고 장난기가 가득할 것 같은 책이라 아들과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괴물을 연구하는(?) 어린이 대원들의 좌충우돌이랄까. 니키, 알렉산더, 립 주위에 나타난 괴물. 아이들은 차례로 분석해 간다.

  괴물을 주제로 했지만 무섭기보단 귀엽다고 느껴지는 이 책은 사파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꽤 재밌어 보이는 책이었다. 아들이 호기심을 보일 것 같아서 받아서 얼른 집으로 갔다. 아들은 새 책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받아 곧장 읽었다. 하지만 호불호가 확실한 아들에게 이 책은 그다지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아들은 괴물 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팝업북 느낌처럼 중간중간 삽화를 끼워 넣어 분위기를 극대화 시키려 노력했다. 어른이 나에게는 글을 읽으려는데 시선이 계속 그림에 뺏겨서 혼났지만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일단 책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좋을 것 같다. 특히 괴물과 추리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우리 아이는 과학과 귀여운 걸 좋아해서 흥미에 맞지 않았다). 어릴 때 한 번쯤 해보면 특공대 놀이, 비밀 본부 같은 것들이 나와서 공감이 많이 될 것 같았다.

  아이에게 특공대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지 일단 물어보도록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회의 611호 : 2024.07.05 - #지속 가능한 로컬 브랜딩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7월
평점 :
품절


기획회의 611호는 지속 가능한 로컬 브랜딩이 주 테마다. 기획회의는 로컬 브랜딩에 대해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정도면 진심이다. 출판 전문지로서 로컬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다루는 것이 출판과 관련된 일일지 아니면 의무감일지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지속적으로 비슷한 얘기의 연속이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조명해 보는 이 잡지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로컬'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제주나 양양이 로컬로서 가지는 의미는 있지만 로컬은 여전히 대도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의 하나가 되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단순한 일탈의 한 영역만으로는 지속적일 수 없다. 

  로컬이 지속 가능하려면 결국 로컬에서 지속적으로 살아온 사람들 혹은 살아갈 사람들이 주를 이뤄야 한다. 이번 호에도 역시 '삶'을 강조하고 있다. 지연주민의 삶이 빠진 '로컬'은 있을 수 없고 그것을 '브랜딩'하는 일은 존재할 수 없다. 브랜딩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인내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 있다.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로컬리티는 그 자체로 고정된 의미가 없다. 그래서 우리말로 번역하지 못하고 '로컬'로 쓰인다. 여러 의미를 담는 동시에 여러 상징성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탈식민성, 소수성, 타자성, 주변성, 다양성 등등으로 결합할 수 있다. 로컬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여러 방면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도시재생, 지역혁신, 균형개발. 지역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은 지역을 브랜딩 하려 한다. 지역의 자원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을 변화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삶은 이어져야 한다. 브랜딩이 끝나면 그것으로 끝나 버리는 것이 브랜딩이 삶과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 유심히 살펴본 챕터는 '사랑입니다'였다. 최근 딸아이는 로맨스를 자주 읽는다. 소개해 준 책들은 딸이 벌써 읽은 것들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송수연 평론가의 큐레이션으로 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소개해 준 <박하네 분짜>는 장바구니에 담아 뒀다. 아이들의 꽁냥꽁냥은 언제 봐도 귀여운 것 같다.

  기후 위기에 대한 칼럼과 에세이에 대한 얘기, 그리고 웹소설에서의 로맨스에 대한 얘기도 담겨 있다. 더불어 여전히 무거운 문제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의료 증원에 대한 글은 이번 문제를 '부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서 설명해 줬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로컬이라는 단어의 중요성은 인지하게 되었지만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글들의 연속은 신규  독자에게는 의미 있을 것 같지만 계속 읽어오는 입장에서는 반복의 느낌이 강했다. 대신 큐레이션이 좋았다. 다뤄지는 모든 것이 좋을 순 없기 때문에 이번 호도 좋은 책 여러 권 소개받았다는 점에서 괜찮았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파의 시간 - mRNA로 세상을 바꾼 커털린 커리코의 삶과 과학
커털린 커리코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벨생의학상을 받은 커털린 커리코의 자서전이다. 과학자의 삶이 늘 돌파의 시간이었을 거라 이런 제목이 이상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적을 만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늘 돌파의 시간이었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과학에도 돈이 필요하니까. 돈이 되지 않는 일은 늘 핀잔을 받는다. 하지만 성공하면 그들은 태세 전환이 빠르다. 참 잔인한 세상이다. 그 속에서 mRNA하나만 보고 달려온 인생이다. 그 모든 인연이 행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본인의 생각에 나 역시 깊은 감사를 하게 된다.

  과학의 외곽에서 단숨에 중심으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신념을 가지고 묵묵히 돌파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까치글방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화이자 백신이 세상이 나오기까지 세상은 공포 속에 살았다. 팬데믹은 많은 것을 가져갔지만 새로운 과학을 우리 앞에 가져다주었다. 다음 팬데믹과 싸울 무기가 될 것이다. mRNA백신은 그렇게 세상 사람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식이어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세상을 바꾼 건 mRNA였다.

  백신에는 크게 DNA, mRNA, 돌기 단백질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다.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는 단백질 방식을 제외하면 대부분 DNA 혹은 mRNA형이다. 지금껏 백신은 대부분 병원균을 죽이거나 약화시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병원균의 표면 단백질만 이용한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DNA나 mRNA가 필요한 것이다. 

  DNA 백신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널리 사용된다. 그래서 초기 mRNA 백신이라는 말에 다들 두려움이 있었다. 나도 RNA라는 말은 에이즈 관련을 글을 읽을 때 자주 봐서 그런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RNA가 DNA보다 안전한 것 같다. RNA는 사라지지만 DNA는 아주 낮은 확률로 DNA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세상은 mRNA는 오랜 시간 연구되어 온 기술이라며 안전한 기술이라고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의학계가 RNA를 얼마나 푸대접했는지 알 수 있다. 모두가 DNA나 게놈이 빠져 있을 때에도 홀로 RNA를 연구한 커리코 박사의 집념이 아니었다면 이번 팬데믹은 지금과 다른 결과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의 학계는 얼마나 대단한 학술지에 투고하고 얼마나 많이 인용되어 얼마나 많은 연구비를 따올 수 있냐가 중요하다. 과학자이기보다 경영자의 같은 과학계의 이면을 책은 비판하고 있기도 한다. 그것이 기초 과학을 하는 사람의 가장 어려운 점이다. 마음 놓고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 과학은 알지 못하는 것을 향해 가야 하는데 돈벌이로 향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자신의 선생님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몇 권의 책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 영감과 신념을 만들어 주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한 것일 수 있다. 그녀에게는 어디에서 누구와 라는 것보다 무엇을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다. 끝까지 RNA를 연구하고 싶었다. 그것이 공산국가였던 헝가리에서든 미국에서든 교수가 되지 못해 선임연구원이 되어서든 상관없었다. 그저 연구만 할 수 있으면 되었다. 

  RNA로 치료제를 만들고 싶었던 그녀는 면역학자 드루 와이스먼을 만남으로써 RNA가 백신으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합성된 RNA가 인체에 들어오면 선천면역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것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연구와 연구를 거듭함으로써 siRNA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의 많은 인연들은 끊어질 듯 한 그녀의 연구를 이어주는 좋은 사람들이었다. 늘 자신의 연구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해야 했던 그녀는 어느새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때를 만났다. 모더나와 같은 업계 관계자들은 학계와 달리 그녀의 연구에 주목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말한 연구 research는 결국 re-search로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지린한 시간을 반복하며 결과를 내는 것이었다. 그녀의 집념은 무서울 정도였다. 모든 선택은 자신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냐 없냐의 문제였다. 그녀를 지지한 가족들을 만난 것도 큰 행운이었고 육아를 모두 나라에서 해결해 주는 헝가리에서 시작한 것도 다행이었는지 모를 일이다.

  핑계는 할 생각 없을 때나 하는 거라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했다. 리더가 없어도 재료가 없어도 제조 방법을 몰라도 그녀는 끊임없이 만나고 물었다. 그녀는 여러 학문과 연결되었고 그것이 면역학까지 연결될 수 있었던 과정이었다. 여러 학과에서 사용하던 그들만의 노하우를 배워가며 자신의 연구에 연결하던 그녀의 행동에는 정말로 핑계라는 것은 없었다. 오직 행동만 있을 뿐이었다.

  모든 과학은 서로의 영역을 조금씩 걸쳐 있다. 여전히 경계를 나누는 것은 좋지 못하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때 해결되는 문제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요즘 강조하는 다양성이다.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작업은 다른 이들에게는 쉬운 작업일 수 있다. 문제를 드러내 놓고 서로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불어 미지의 것을 향해가는 과학자를 믿어주는 일도 필요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