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이 열린다 - 당신이 선점할 수 있는 마지막 시장, 인도 투자 전략
김민수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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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억이라고 하길래 10억 벌기 재테크 도서인 줄 알았다. 책을 다 읽어보니 10억은 인도의 인구수와 비슷한 숫자여서 선택된 것 같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며 현재는 발전을 시작하기 전의 중국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인구는 여전히 피라미드를 이루고 있으며 생산 노동과 소비력이 높은 젊은 층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 인도의 성장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인도 시장의 현재의 상황과 가능성 그리고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까지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한빛비즈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인도는 현재로서는 가장 크고 가능성이 높은 마지막 시장이다. 값싼 노동력과 인구는 갈 곳을 잃은 듯 흩어져 있었지만 모다 총리의 디지털 인디아와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의 결과로 응집되어 있다. 디지털 인디아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정부의 정책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은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인도는 바로 핀테크로 바로 진입하였다. 이것은 중국이 Wechat으로 많은 것을 해내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인도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과 핀테크 시장의 각축장이 되었다. 보급형 폰은 중국의 샤오미가 고급형 폰은 아이폰이 점유하고 있다. 그 중간 지대를 삼성이 차지한다. LG와 삼성은 일찍이 인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LG는 기업의 현지화뿐만 아니라 트럭을 몰고 전국을 누비며 이동하는 A/S 센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는 스즈키를 맹렬히 쫓고 있다.

  중국에서 히트송 하나만 내면 평생을 먹고살 수 있다고 얘기하듯 인구의 힘은 크다. 인도의 인구 성장률을 보면 중국을 곧 추월할 것 같다. 중국은 2030년부터 인구 감소에 들어설 예정이고 이로 인해서 중국은 한 가구 가족 수 제한 정책을 풀고 있다. 인구 분포를 보더라도 인도는 여전히 젊은 나라다. 그리고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독재 리스크가 없다. 폭발하기만 하면 걷잡을 수 없는 시장, 인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는 개인이 인도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나 미국 시장에 열려 있는 ETF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운영비용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매년 8%가량 성장하는 인도에서 그 정도 운영 수수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다.

  인도는 예전부터 BRICS라고 하여 늘 주목의 대상이었다. 중국, 베트남을 이언 차세대 생산 공장은 의심의 여지없이 인도였다. 그리고 앞의 두 나라와 다르게 민주주의 국가다. 지금의 인도는 모다 총리의 정책으로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으며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다. 이는 70%가 넘는 모다 총리의 지지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안정적인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인도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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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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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고 싶다는 생각이 찾아왔을 때, 죽음 앞에 선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하여 시작한 사형수 교화위원. 저자는 30년간 사형수들을 보내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은 교화를 하러 간 것이 아니라 깨달음과 배움을 얻었다고 얘기한다. 죽음 앞에서 섰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새롭게 새기는 시간이었다. 죽고 싶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작 내일 죽을지도 모르니 오늘을 힘껏 살아가는 것이다.

  2012년에 출간되어 이미 10만 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의 재출간이다. '인생에도 계급장이 있다'며 나이 듦이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이 책은 가디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을 단숨에 날려 버릴 특효약을 찾곤 한다. 하지만 인생은 하루하루 내가 걸어가는 발자취의 연속. 내가 걷는 대로 남는 발자국을 자신이 모를 수 없다. 그런 것을 외면한 채 특효 처방을 찾는 것 부대 앞 터미널에서 헤매는 이등병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인생을 충실히 걸어가다 보면 길을 잃더라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고 그런 경험은 또 나름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생에 무의미한 경험은 없고 단지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쓸 건지가 중요할 뿐인 것이다.

  인생은 후반기에 들면 마음 편히 살아가고 싶겠지만 인생은 늘 새로운 숙제를 안겨준다. 숙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길라잡이가 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게 되기도 한다. 죽을 만큼 어려운 숙제를 만났을 때에도 그런 마음가짐을 할 수 있는 것은 사형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길을 찾았다는 저자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인지도 모르겠지만 인생은 늘 우리에게 곤란함을 주곤 한다. 

  우리는 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모두 사형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죽을 날을 받아 놓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까. 사형수의 경우는 자신의 죽을 날을 받아놓고 살아간다. 죽음을 의식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죽음의 두려움에 떠는 마음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교도소 밖의 우리는 삶이 영원할 것처럼 무사태평으로 살아간다. 나는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게 만든다. 집을 나설 때 모든 것을 반듯하게 하고 나서는 저자의 행동에서 삶의 대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은 인간의 삶에 무관심하다. 착하고 나쁘고를 떠나 삶을 마무리해야 할 사람은 자연스럽게 데려간다. 자연이라는 집행관은 말이 없다. 죽은 자의 얼굴이 가지각색이라는 점은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가야 좋을지 간접적으로 얘기해 주기도 한다. 

  자신의 입에서 나간 말은 누군가를 거쳐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고 인생의 궤적은 자신의 얼굴에 남는다. 인생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속에 무엇을 느끼고 깨닫을지는 본인의 몫이다.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떻게 살아갈지는 또한 개인의 선택이다. 죽을 짓을 했으면 살아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며 사과하라는 말은 냉정해 보이지만 그것 또한 사실이다.

  억울하게 사형수가 된 사람의 모습. 희대의 살인마 또한 존중받았을 때 다른 모습으로 행동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는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개화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 또한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서장훈식의 팩트 폭행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나는 이런 말을 좋아하기 때문에 잘 읽을 수 있었다.

  인생이란 완성될 수 없는 것이라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죽음 앞에 섰을 때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면 좋겠다. 미련은 두려움을 만들고 집착하게 된다. 여전히 미련이 많은 삶이지만 나름의 노력으로 생의 마지막에는 웃으며 작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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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 잘하고 싶어 시작을 망설이는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진짜 완벽주의 활용법
윤닥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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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사람이라는 것은 곁에 두면 숨 막혀 보이질 모르겠지만 조금만 멀리 두고 보면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들이 하는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속속들이 알 수는 없겠지만 쉽게 그렇게 되진 않았을 거라 막연한 감각은 가지고 있다. 지금도 서점에는 인터넷에는 그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널려 있고 지속적으로 나온다. 완벽하다는 것을 우리는 좋은 의미로 많이 쓰곤 한다. 하지만 완벽함이라는 것은 더 넓은 의미로 쓰일 수 있다. 완벽하게 게으르다던지. 완벽하게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도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말장난일까?

  완벽하기 위해서 자신을 놓아주질 못하는 사람,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사람. 그런 심리 상태를 살피고 알려주는 이 책은 한빛비즈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그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진다. 나이가 들어도 처음 배우는 것은 잘할 수 없다. 그럼에도 초심자라는 딱지는 의외로 큰 장벽이다. 나의 경우도 그런 점이 있다. 그렇다고 시작을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다. 단지, 어느 수준에 이르기까지 홀로 고공 분투하는 형이다. 어느 정도 하게 되었을 때 나를 드러낸다. 잘하고 싶은 이 마음은 책은 완벽주의라고 한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 편이지만..) 무언가 내 마음대로 안되면 초조할 때가 있기도 하고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늘 긴장하여 숨이 가쁘다. 여러 번 읽고 고쳐 쓰는 게 가능한 글을 더 사랑하는 나는 완벽주의자가 맞기도 한 것 같다.

  완벽주의에는 '순기능 완벽주의'와 '역기능 완벽주의'가 있다. 자신 안의 기준을 가지고 꾸준히 완벽을 향해 가는 성향을 가진 모습을 순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고 완벽한 모습에 압박을 받아서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을 역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완벽주의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최적주의자'라고 불리는 안정형 완벽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타인에게 완벽해 보이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만족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완벽주의를 굳이 구분해 보면 회피형, 감독형, 자책형, 안정형이 있다. 굳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단어 그 자체가 모든 것을 얘기해주고 있다.

  한국인들은 어떻게 보면 모두 완벽주의에 가깝다. 어려서부터 그런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될지 안될지는 스스로가 노력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부모의 잣대로 선생의 잣대로 들이댄다. 스스로가 완벽의 감옥에 갇히는 것도 심각하지만 주위에서 완벽을 뒤집어 씌우려 하는 것도 완벽주의의 부정적인 모습이다. 매드클라운과 샵건이 함께 부른 <비행소년>의 가사 중엔 이런 가사가 있다.


"뛰었네. 떨어지든 날던 일단은 뛰어야지. 넘어지건 말건내가 넘어지건 말건 세상은 날 가르쳐뛰길 포기하고 넘어지는 방법"


  넘어질 자유도 어떻게 보면 인권이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새 살은 돋아난다. 치명상을 입을 만한 행동에 대해서 걱정하고 조언해줄 수는 있지만 지금의 시대 우리는 쓸려서 생긴 작은 상처조차 걱정한다. 어깨에 생기는 자그만한 주사 자국을 걱정에 발바닥에 주사를 맞을 만큼 외모에도 완벽주의가 깃든 건지도..

  완벽주의에서 가장 큰 문제는 번아웃이다. 이상적 자아를 쫓아가는 것은 모든 성장의 동력이지만 이상적 자아를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설정해 두면 너무나도 성실한 자는 지치게 되고 회피하는 자는 포기하게 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것은 번아웃이 아닐까 싶다. 번아웃이 너무 열심히 일해서 지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번아웃은 정신적 문제이지 육체적 문제는 아니다. 하루 푹 자고 나면 털어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번아웃은 정서적 탈진, 비인격화, 성취감 감소가 모두 만족되는 상태다. 쉽게 말하면 의욕이 사라지고 자신을 비난하거나 업무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더 나가 일을 해도 성취감이 생기지 않게 된다. 높은 이상을 향해 너무 열심히 달리면 이내 지칠 수밖에 없다. 성공의 열쇠는 지능이 아니라 멘탈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더불어 전력 질주하는 것은 아마추어고 프로는 항상 80%의 에너지만 쏟는다는 말의 의미도 알 수 있다. 인생은 길고 우리는 열정이 넘치지 않게 멘털에 금이 가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그렇게 뛰다 보면 멘탈도 자연스레 강해져서 조금씩 더 빠르게 뛸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든 정신적 문제의 해결은 '너 자신을 알라'로 시작된다. 아들러는 이것을 '자기 수용'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그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다. 이를 '자기 효능감'이라고 한다.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하게 되는 '가면 증후군'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세상의 일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했다. 원래는 출세를 못한 억울함을 따지러 옥황상제에게 간 사람이 운명의 신과 정의의 신이 술내기를 하는 모습을 보곤 7:3으로 운명의 신이 이기더라는 설화에서 유래되었다. 운이 7할이요 재주가 3할이라는 이 말은 부정적으로 보면 운이 없어 실패한 것이고 긍정적으로 보면 운 덕분에 성공한 것이다. 또 다르게 보면 3할의 재주가 없었더라면 운이 9할이든 성공할 수 있었겠느냐는 얘기도 할 수 있다. 나는 그냥 '운이 7할이고 기세가 3할이니 기세 좋게 시작하자'라는 것으로 사용한다.

  완벽주의는 좋은 성향이다. 세상에 이름 좀 알린 인물들도 모두 그러하고 가까이는 회사내 고성과자들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가 완벽주의인 것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강한 동력으로 사용하되 지치지 않게 컨트롤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된다. 완벽주의를 인정하고 조금은 내려놓는 방법을 설명한다. 충분히 허술한 나는 물론 작성할 생각은 없지만 완벽의 틀에 갇혀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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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1 - 어느 교수의 전쟁 잊혀진 계절 1
김도형 지음 / 에이에스(도서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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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팬데믹 상황. 2년 전 낯설지 않은 이름이 뉴스에 등장했다. 신천지가 대구를 휩쓸고 지나간 후 대전에는 JMS 내 집단 감염과 함께 신도들에게 '약수' 장사를 한다는 기사였다. 교주 정명석이 출소하자마자 또 성범죄 폭로가 나와서 세상을 시끄럽게도 했다. 이단교 들은 신흥종교를 인정해달라고 하면서도 교묘하고 은밀하게 숨어서 활동하며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 책은 김도형 교수가 10여 년을 JMS와 싸운 기록이다. 그날의 기록 뒤에 이렇게 처절한 싸움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대단하다 생각되면서도 우리 사회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단 종교 집단과 싸운 역사적인 기록은 도서출판 에이에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글로벌사랑실천연합,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같은 기독교적인 이름은 이 단교들의 새로운 이름들이다. 그들의 포교활동은 치밀하다. 아주 친밀하게 접근해서 성향과 약점을 파악한 후 최적의 상대를 선택해서 인간관계를 쌓아간다. 그저 좋은 사람이라는 모습으로 가까워지다 보면 자신이 종교집단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채게 된다. 죄책감은 곧 자기 합리화가 된다.

  지난 신천지 사태로 이단교에 대해서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그들은 심리학 전공자까지 동원하였고 금전적인 공세가 대단했다. 그만큼 필요 이상의 헌금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CBS 방송에서 어느 분이 말씀하기를 지금의 교회가 노트와 펜을 선물로 준비했다면 그들은 태블릿을 준비할 정도라며, 정교와 이단의 차이는 소총과 탱크와의 싸움이라고 묘사했다.

  JMS의 사건은 어린 나에게도 어렴풋이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에게 기독교는 그다지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지금 또한 교회의 문턱을 넘는 것은 금기와도 가까운 행동이었고 성당에 관대한 편인데도 교회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지울 수가 없다. 그저 '당신의 종교는 인정할게요' 정도가 최선이었다. 과학이 나의 종교라고 얘기하는 나는 여전히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여전히 좋아하지 않는다.

  JMS라는 거대한 집단과의 싸움이 사법기관이 아니라 한 개인의 싸움이었다니 놀랄 일이다. 김도형 교수의 담대함에 놀랐고 자신의 것이 아니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검찰과 경찰에 다시 한번 놀랐다. (최근에 검찰의 행동을 보면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리고 그런 거대한 싸움 속에서도 학업을 유지하고 논문을 내고 교수가 되었다는 점 또한 놀라웠다. 보통사람이 아닌 것 같은 보통 사람이 싸워 온 역사는 기록되었고 다시 한번 알려지게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문장은 경쾌하고 신나게 적혀 있었지만 힘들었던 싸움의 결말이 승리였기에 할 수 있는 기쁨의 표현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이 견디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었고 싸움이었다. 즐기는 자는 미치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지 않았던가. 그는 정명석 교주를 잡기 위해 미쳐있었던 것 같다. 경기고-카이스트로 이어지는 그의 커리어는 잠시 눈감으면 앞날의 훤한 성공대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눈을 감지 않았다. 쉬쉬하는 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를 멈추기 위해 미치기로 작정한 것이다.

  지난 신천지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런 신흥 종교들은 압도적인 자본력으로 권력을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많은 행사를 암암리에 개최하여 재계 각종 인사들을 초청하고 인맥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들은 이제 유력 정치가나 고위 공무원에게까지 뻗치고 있다. JMS가 1990년대에 이미 국정원과 검사 포교에 성공했다는 것은 지금은 얼마나 많은 권력가들이 포교되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교수들이 지금 JMS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을 후기에서 읽는 순간 계속해서 일어나는 교수들의 성추행, 성폭행도 그들의 행위가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했다.

  사람의 약점을 파고드는 포교가 가능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약자들을 보듬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부작용이 아닐까 싶다. 많은 신도들이 위로받지 못한 삶을 살다가 위로하고 공감해 주는 이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이들에게 착취한 대가는 높은 위치에 있는 이들의 권력에 사용된다.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의 신앙심보다는 이권을 위해 똘똘 뭉쳐 있다는 것은 지난 신천지에서도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 그곳이 먼진는 길바닥이든 푸줏간 한 구석이든 무슨 상관이랴. 

  비이성적인 것을 넘어 범죄 집단으로 보이는 종교 세력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있다. 그들의 신심은 어디서 나올까. 결국 구원받지 못한 어린양들이 늑대들에게 몰려 간 건 아닐까. 늑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가르치지 않고 풀 뜯는 것만 가르친 우리 교육의 문제는 아닐까. 배고픈 이에게 풀을 나눠주지 않고 내쫓은 이기심에 있진 않을까. 사회가 더 따뜻했다면 더 정의로웠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지 않았을까.

  문득 비과학, 유사과학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고자 했던 칼 세이건의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신은 순전히 인간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도킨스의 말도 생각난다. 속이는 자는 당연 나쁜 사람이다. 두 번 이상 속는다면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회는 속이는 자를 엄벌하고 속는 자를 살펴줘야 할 것이다. 

  힘든 전투를 해낸 그리고 회고해준 김도형 교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전투가 일어나질 않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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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바뀔 수도 있습니다 - 옥스퍼드대 물리학자 데이비드 도이치가 바라보는 세상
데이비드 도이치 지음, 김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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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는 늘 확신을 하지 않는다. 지금의 진실은 지금의 지식으로 진실일 뿐이라는 것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문명은 발달했고 진실은 늘 변화했다. 변했다고 얘기하는 것보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인류는 여전히 발달하고 있고 우리는 모르는 것을 계속 알아가게 될 것이다. 지식의 혁명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또 한 번 진화하게 될 것이다.

  인간, 과학, 지식의 발달을 과학적 방법론, 철학, 정치, 예술 등 전방위적으로 고찰하는 이 책은 알에이치코리아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저자는 물리학자이면서 낙관적인 시각을 가진 과학자였다. 그는 여러 면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진화를 설명하며 인간은 생물학적 진화와 동시에 지식을 통한 진화를 하기 때문에 인간은 여전히 멸종하지 않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일어난 큰 사건들은 모두 지식의 부족에 기인하고 있으면 그것을 이겨낸 것도 지식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지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우리가 더욱 번성하는 것도 우리가 멸종하게 되는 것도 결국 지식의 문제라는 것이다.


"모든 해악은 불충분한 지식 때문에 초래된다."


  인간은 지구에 출현하고부터 꾸준히 지식을 쌓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계몽, 혹은 혁명으로 불릴만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식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이것은 '무한의 시작'이고 '보편적 원리'를 찾는 과정이다. 과학의 출현은 놀라운 속도로 지식을 창조했고 지식은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지식의 증가는 생물학적인 진화가 더 일어나지 않는 인간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진화가 되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지식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지식을 이용하여 살아가고 있다.

  지구 생물권에서 진화는 위대한 종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다. 생물권은 개체를 지속적으로 무시하고 해치고 무력화시키고 살해함으로써 안정성을 달성할 뿐이다. 그러면서 지구 생물권은 인간에게 안락과 안전을 제공하지 않는다. 지금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인간은 일 년 내내 기온이 유지되면서 병균이 없어야 하는 곳이어야 한다. 지구 생물권은 인간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그리고 인간의 멸종의 시나리오는 여전히 많다. 인간은 수많은 멸종의 고비를 넘어야 했고 그때마다 지식은 인간을 멸종으로부터 구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식은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인간 문명의 진화 방식을 도킨스의 '밈'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유전은 DNA에 의해 무작위적으로 복제되는 반면에 밈은 반드시 뇌의 기억과 행동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구체화된다. 밈은 단순 모방과 다르다. 전달자의 행동은 받는 자의 판단에 의해서 수용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밈은 전달받는 자에 의한 새로운 창조적인 활동인 것이다. 이것은 생물학적 진화와 닮은 점이 있다. 진화는 강하거나 적합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종의 행동에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DNA가 살아남는 것이다. 밈 또한 여러 사람에게 확산되어야만 살아남아 전달될 수 있다.

  인간은 지식을 통해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인간의 진보는 완결될 수 없다. 과학의 혁명이 시작되고 인간이 '계몽'이 되는 것을 '무한의 시작'이라고 얘기한 저자의 말은 그것에 있다. 문제의 새로운 문제와의 만남이다. 앞으로 어떤 문제를 만나게 될지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문제를 해결해 감으로써 지식을 축척해 나간다. 그리고 점점 더 세상을 이해하고 더 발전된 인간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멸종하게 된다면 그것은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적 방법론으로 시작을 한 책은 좋은 지식은 어떤 지식인가를 정의한다. 지식은 '좋은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좋은 설명은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 때때론 관측에 의해 지식을 진리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관측은 큰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 모든 진리는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진리가 설명될 수 있더라도 진리를 바뀔 수 있다. 뉴턴의 시대에는 고전 물리학으로 세상을 설명할 수 있었다. 우주에 대한 지식이 늘어가면서 뉴턴의 진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설명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시대는 양자역학을 발전시키는 시대가 되었다. 

  책은 굉장히 어려웠고 문장 또한 쉽지 않았다. 여러 번 다시 읽는 경우도 생겼다. 그럼에도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저자는 굉장히 낙관적인 사람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문제 앞에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문제만 해결해 내면 우리는 또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다는 자세였다. 인류는 지금까지 그렇게 멸종을 피하면서 발전해 왔다. 앞으로의 재앙 또한 우리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기후의 재앙은 이미 예견되어 있다. 지금은 탄소 중립을 외칠 때인지 높아지는 수면에 대한 대책 연구나 이상 기후에 대비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때인지 묻기도 했다. 저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때보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았다. 기후재앙이 인간에게도 원인이 있지만 지구 생물권은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진보에는 추측하고 비판하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오류와 문제의 발견은 진보를 일으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문제가 없는 사회는 완벽한 사회가 아니라 비판과 새로운 생각이 억압된 사회다. 지금의 진리가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다. 진실에 관해서는 어떤 인간도 알지 못했고,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우연히 인간이 그 완벽한 진실을 말할 수는 있다고 해도, 그것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지식의 축적을 시작한 인간에게 놓여 있는 것은 무한함 뿐이다. 그것이 무지의 무한 일지 지식의 무한 일지, 옳을지 그를지, 죽음인지 삶인지 그것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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