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류 속의 섬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동훈 옮김 / 고유명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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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폈을 때, 뭔가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편집 때문일까 작가의 필력 때문일까. 원어로 보았을 때에도 이런 느낌일까. 문단의 구성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책에서 훌륭한 작가는 문단의 모양까지도 살핀다고 하는데, 헤밍웨이가 그런 편인가 싶었다. 그런 느낌은 1부에서만 느껴졌다는 것도 조금 신기했다. 그리고 나도 1부가 가장 좋았다.


  헤밍웨이의 유작으로 알려진 이 책은 고유명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헤밍웨이의 작품 중에는 대단한 것들이 많다. 그럼에도 나는 유작부터 만나게 되었다. 꽤나 무직한 두께이면서 내용마저 묵직할 듯한 띠지를 바라보며 책장을 넘겼다. 1부에서 만나게 되는 토머스 허드슨의 모습은 외로움과 기쁨이 공존하는 인간의 심리 상태를 너무나 잘 표현했다. 아이들이 자신을 찾아온다는 사실과 그것을 위해 기꺼이 루틴을 깰 준비도 되어 있었다.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는 너무나 좋았다. 바다낚시 속에 인생이 담겨 있었다. 그런 믿음이 가득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어렵지만 또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을 펴기 전에 만난 <하드보일드>라는 단어 때문에 상어 씬에서 아들이 죽는 게 아닌가 노심초사하며 읽기도 했다.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는 너무 완벽히 아름다웠다. 마지막에 등장한 아내와 아이들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짧은 문장을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인간실격>을 언급한 출판사의 카피가 갸우뚱해지는 그 시점에서 심연으로 끌려들어 가는 문장들을 만난다. '쿠바'는 그야말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를 정도로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끝나버린다. 상실감에 취해 방황하는 인간을 보는 듯하다. 100페이지가 넘는 2부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하나 남은 작은 톰과 지냈던 허드슨은 전쟁으로 남은 아들마저 잃는다. 그 슬픔은 오직 자신만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양이들과 살아가며 슬픔을 느낀다. 아무리 흥을 내려고 해도 나질 않는 모습에 깊은 아픔이 있다. 티끌만큼의 슬픔도 나눠주지 않겠다는 그의 생각이 슬플 뿐이다.


허드슨은 갑자기 독일인을 찾아다니는 선장이 된다. 아들을 전쟁에서 잃고 스스로 전쟁에 참여하게 된 것일까. 동료들과 함께 게릴라들을 찾고 생포하는 작업을 3부에서 한다. 아들 톰 또한 그런 독일인에게 죽음을 당했을 거니까. 그럼에도 그는 그들을 증오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왜일까. 그들도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 중에 그저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죽은 자는 나쁘지 않다는 농담 섞인 행동인 것이었을까. 


일차 세계 대전에서 많은 죽음을 보아온 인류는 인본주의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런 상실감과 허무는 분명 그 시대를 살았을 작가에게는 영향이 없을 수 없다. 공군으로 출격한 아들의 사망. 그리고 상륙을 시도하는 독일인을 찾아다니는 아버지.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과 전쟁 그 자체의 잔인성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상실한 마음을 벗어던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얘기하는 걸까. 자신의 슬픔에만 도취되어 있는 토머스 허드슨에게 던진 윌리의 말이 이 책의 메시지가 아닐까.


"자네는 자네를 아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야"


내가 아끼는 사람을 잃었다고 나를 아끼는 사람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작가는 어느 쪽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지 질문함과 동시에 우리는 모두 그런 틈에 끼여 있음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인간 실격>이 유명하지만 굳이 헤밍웨이를 그 프레임에 끼워 넣어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둘은 결이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름다운 1부가 있었기에 2, 3 부다 유독 더 어두워 보이는 작품이었다. 전쟁에서 아들을 잃고 전쟁 속으로 들어간 토머스 허드슨을 보면 '우리가 설사 지금은 어떤 좋은 입장에서 서 있더라도 결국 우리는 양면을 다 가진 인간이니까'라고 얘기하는 작가의 문장에서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의 양면성 그리고 누구나 잘못이 있으면서 또 없다는 걸 얘기한다. 그의 단어 '사랑하는 개자식'이 가지는 표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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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사랑에 대하여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울리히 베어 엮음, 최성희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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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강과 망치가 너무 잘 어울리는 니체는 그 격정적인 감각만큼 사랑에 대해서도 그러했던 것 같다. 니체의 사랑에 대한 글을 모아둔 잠언집이 바로 이 책이다. 모든 것은 개인의 해석이며 그것 또한 개인의 책임이라며 주장하는 니체는 사회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하나가 되길 강조하는 사회에 맞서 '책임감 있는 개인'을 사회는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덩어리는 깨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했다. 그것이 삶을 권태로움에서 벗어나 실로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 했다. 그런 니체의 사랑은 어떨까?


  빨간 망치만큼 강렬한 그의 사랑 얘기는 세창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루 살로메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져 버린 니체. 그녀는 비범했고 관습에 저항하는 지성이었다. 둘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한동안은 친구로 지냈다. 오빠를 철저하게 이용한 여동생 엘리자베트는 둘의 사랑도 방해했다. 적어도 두 명의 여성에게 청혼을 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다.


  책은 강렬한 빨강으로 시작해서 글귀가 있는 오른편은 하얀색이었지만 왼쪽은 약간 붉은빛이 도는 빨강이었다. 아주 세심한 편집. 빨강에 물든 하양은 다시는 하양이 될 수 없는.. 사랑은 그런 것이니까. 그만큼 니체가 말하는 사랑은 강렬하고 비이성적인 것이었다. 사랑은 자신을 기만하고 자신을 잊어버리는 것과 같은 경지니까. 사랑은 좋은 것만 바라보게 되는 오판의 원인이기도 하다. 사랑은 갈망이다.


  사랑. 그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 미묘한 것에 대해 니체는 단순히 정의하지 말라는 듯 이렇게 많은 글귀를 내보였을까? 사랑과 관련된 많은 단어로부터 사랑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모은 울리히 베어는 한 문장씩 음미할 것을 권하고 있다. 지금의 시대에 도덕적으로 통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랑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은 그럴 것이다. 사랑의 스펙트럼이 그만큼 넓은 것이니까. 격정적인 사랑으로부터 차가운 애증까지 모든 것이 사랑이다. 소유와 존중의 사이를 채우는 것 또한 사랑이다. 사랑하기에 경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니체는 친구 같은 동반자가 좋았던 것 같다. 좋은 결혼 생활이란 우정을 쌓을 줄 아는 재능에 달려 있다고 얘기했으니까. 그 시절도 지금의 시절도 꽤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사람이 너무 가까이 지내는 것은 마치 훌륭한 양각화를 맨손으로 자꾸 만지는 것과 같다 했다. 자꾸 만지게 되면 훌륭한 작품은 닳아 형편없고 더러운 종이가 되어 버리게 된다. 그렇게 사랑했던 작품은 혐오의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있는 줄도 모르게 된다. 너무 친밀한 교제는 항상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게 만든다. 인간 사이에는 산들바람이 불만큼의 거리가 필요하다.


  사랑할 때보다 두려워할 때 상대를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문장을 아내에게 읽어주며 웃었다. 잘못 파악하게 되면 위험과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때문이다. '뭐어~?'라고 반응하길래 등에 누워 있던 아들에게 '중요한 거야'라고 얘기해 줬다. 


  굉장히 빠르게 읽어나갔지만 나중에 사랑에 관한 글을 쓴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책장에 고이 꼽아 두었다. 한 문장으로 니체와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 사랑만큼 끝나지 않는 이야기도 드물고 그 인기 또한 식지 않는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 사랑을 니체의 글로 만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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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자연사 - 생물법칙은 어떻게 인류의 운명을 결정하는가
롭 던 지음, 장혜인 옮김 / 까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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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은 아주 오랜 시간을 거치며 각자의 방식대로 진화해 왔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인간은 진화의 시계를 빠르게 만들었다. 환경은 더욱 빠르게 변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은 생물들이 충격에 적응할 시간을 주질 않는다. 변화는 생물 생존에 중요하다. 긴 시간은 자연선택이 가능하게 하지만 빠른 변화는 모든 생물을 멸종시키게 만든다. 이런 충격에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발상이다. 하지만 인간은 창의적인 상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속도계를 높여 왔다. 인간은 빠르게 멸종해 갈 것인지 적응할 것인지의 기로에 서 있다.


  인간은 지구를 제멋대로 바꾸었고 그 칼날은 다시 인간을 향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구멍을 기술로 채워 넣으려고 하지만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있다. 그러는 사이 생태계는 빠르게 진화하며 그 모습을 바꾸고 있다. 인간이 다시 자연을 다시 공부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 책은 까치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많은 과학 지식은 여전히 인간의 시각에서 해석되고 있다. 다윈은 진화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다고 했지만 그것은 인간과 더불어 포유류에 한정된 시선인지 모른다. 개체가 많을수록 세대가 짧을수록 진화는 엄청난 속도로 진행된다. 이것이 인간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많은 환경적 대응도 그렇다. 인간은 늘 근시안적이고 인간 중심의 대처만을 해왔다. 예전에는 무지에 의해서 지금도 여전히 무지하다. 지구에 존재하는 곤충의 8종 중에 7종은 모른다고 봐도 무방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어떨까? 결국 인간은 지구 생물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다고 얘기하는 게 맞을 거다.


  매일 새로운 종이 태어나고 또 사라진다. 종의 탄생과 소멸은 자연사의 불변의 법칙이다. 수억 년을 살았을 생물들에 비해 인간은 어린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400년을 넘게 사는 조개가 있고 1천 년은 족히 넘겼을 바닷가재도 있다. 게다가 1억 년은 살았을 미생물도 존재한다. 어린애의 투정이 지구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은 고립된 생태계에 커다란 통로를 만들었다. 식물과 곤충뿐 아니라 수많은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세계로 흩어지고 또 정착했다.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한 토종 생물들이 사라져 갔고 위세를 떨치던 외래종은 생태계의 조화 속에 녹아들어 갔다. 세상 시끄럽게 했던 황소개구리도 이제는 가물치의 훌륭한 먹잇감이 되어 버렸으니까. 생태계는 새로운 종을 인식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또 훌륭하게 적응하고 밸런스를 맞춘다.


  '섬 생태학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고립된 생물계는 그 규모가 작을수록 외부 충격에 약하고 빠르게 멸종되어 간다는 것이다. 큰 섬의 장점은 다양한 생물과 많은 개체 수다. 작을수록 한 번의 변화에 멸종되어 버리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변화가 잦은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지금의 시대 인간은 편협한 지식으로 생물을 대한다. 정원을 만들고 작은 숲을 만든다. 물론 그것의 좋은 점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이것은 분명 인공적인 섬이다.


  데이브 굴슨은 <침묵의 지구>에서 이점을 언급했다. 대규모 이동이 필요한 동물들에게 국립공원, 작은 농장등의 고립된 형태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는 새로운 섬을 만든다. 낮은 온도에서 사는 식물들은 온난화 점점 고산지대로 이동한다.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산꼭대기는 새로운 섬이다. 우리나라의 구상나무는 이렇게 멸종을 향해 가고 있다.


  변화하는 지구에서 살아남으려면 창의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하나의 일에 전문화된 생물들은 빠르게 멸종한다. 그리고 서로 공생 관계에 있던 생물들은 공멸의 길을 걷는다. 까마귀는 환경에 따라 행동과 먹이를 바꾼다. 비둘기도 시궁창의 쥐도 모기도 그렇다. 인간이 만든 환경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인간은 수천 종의 조류, 식물, 포유류, 곤충 등을 포기하고 고작 몇 종의 새로운 모기와 쥐를 얻었다. 인간은 이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인간이 가속화시킨 온난화는 열대지방을 급속히 늘려 나가고 있다. 우리는 더 북쪽으로 이사를 해야 할 채비를 해야 한다. 기온이 오를수록 바이러스와 미생물은 급속히 증가한다. 인류는 이를 피해 서늘한 곳으로 이동했다. 잘 사는 대부분의 나라들의 기온이 그렇게 형성되어 있다. 지구의 기온이 오를수록 인간이 이들과 접촉할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 인간이 없애버린 생태계의 구멍을 과학으로 메꾸려고 하지만 가능하지 않다. 자연은 인간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균은 고작 10일 만에 취사율의 3000배에 달하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였다. 대장균에게 10일은 인간에게는 2만 년의 시간과 비슷하다. 변화의 속도를 빠르게 할수록 치명적인 것은 인간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를 괴롭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벌써 몇 종은 백신에 내성이 생겼다. 우리 몸의 많은 미생물들은 우리가 먹는 약품에 내성을 가지고 있고 가지게 될 것이다. 화학적 백신보다 박테리오파지에 더 많은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 또한 그렇다.


  인류는 천적을 없애고 그 자리를 지속적으로 과학과 기술로 채우려 한다. 이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자연은 엄청나게 복잡하게 엮여 있고 지구의 생물 중에 인간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할지라도 창의성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의 변화가 닥친다면 분명 인간 또한 멸종할 것이다. 인간은 자연사에서 아주 짧은 기간 존재했고 어린 종은 언제나 위험에 취약했다. 개체 수를 따지더라도 거대한 나무에 존재하는 새순 같은 수준의 개체 수밖에 되질 않는다. 


  인류는 자신의 위험을 지구의 위험이라고 호도하며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하지만 인간이 견디는 방사능의 20배에서도 살아가는 생물도 있고 섭씨 55도가 가장 살기 좋은 개미도 있다. 물이 펄펄 끓는 온천 속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빛이 들지 않는 심해 바닥에는 지상보다 많은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인간의 과학으로는 꿈도 못 꾸는 일들을 이들은 이미 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에서 살아가는 세균들도 있다. 인간이 미래 기술로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게 오만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인간은 자연이 하는 일 중에 얼마나 많은 할 수 있을까?


  '모든 일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란 말이 있다. 꽤 유명한 말이지만 인간은 기꺼이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자만심 넘치는 인간은 여전히 지구 생물로 부터 배우고 백신을 만들고 기술을 모방하고 있다. 인간의 위기를 편협한 시각으로 덤비지 말고 미생물에게서 개미에게서 배우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을까. 인간은 여전히 무지하며 지구 생물체의 하나일 뿐임을 인식하고 다른 종들의 생존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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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5-09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인류가 이 지구촌의 주인은 아니죠. 본디 자연환경이 주인인데, 오만한 생각을 빨리 버려야겠지요.

stormpy 2023-05-09 09:3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동시에 그 속도계를 늦추는 방법도 찾아야 할 것 같네요.
 
실패가 두려운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의심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아티나 다닐로 지음, 김지아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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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과 실패의 확률을 재어보는 것은 그것을 얼마나 잘 아느냐에 달려 있다. 많은 것을 알아갈수록 확률은 명확해지며 부딪칠 것인가를 정하게 된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시도해 보는 건 마인드의 문제다. 어쩌면 프레임의 전환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경험과 미경험이라 생각을 바꾸면 조금은 더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자신과 나누는 부정적 언어를 줄이고 자기 위로를 통한 치유를 제안하는 이 책은 시크릿 하우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가면을 쓰며 살아가고 있고 제때제때 가면을 바꿔 써야 하는 노련함도 필요하다. 그중에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이 있어서 벗어고 싶지 않을 수 있고 다른 가면이 부끄러울 수도 있다. 가면에 집착하면 그것에 나를 맞추기 시작한다. 질책하고 무리한다. 나는 사실 이런 마인드는 필요하다고 보는 편이지만 무엇이든 그 정도가 지나치면 병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무언가를 알려주기보다는 적어나가야 하는 부분이 훨씬 많은 책이었다. 자기 긍정과 자기 위로를 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생각하고 글로 남기고 하는 것들이었다. 많은 질문과 표들이 등장하고 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면 또 새로운 생각이 들 것 같았다. 기입하는 페이지가 많다 보니 아무래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었다. 그냥 어떤 건지 알고 싶어 책을 폈을 땐 읽을 것보다 쓸 것이 많은 것에 살짝 당황스러울 수도 있으니까. 


   '임포스터'라는 단어는 자주 들어봤는데 그것이 가면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채찍질하고 해내지 못한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다. 잘하게 될수록 불안해지는 건 아마 더 올라서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여기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부정적 자기 대화'라는 것인 것 같다.


  사실 더 높은 수준을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 거다. 자신을 다독이고 위로하며 해야 오랜 시간 할 수 있다. 그래서 늘 자신의 상태를 인정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은 쉬어야 할 때란 걸 마음의 환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번아웃이 온다. 한계를 경험하는 것은 분명 좋은 경험이다. 어디까지 노력할 건지를 정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충분히 노력한 자신을 자비롭게 바라봐줘야 한다. 


  완벽한 자신이 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오랜 세월 속에 녹아 있다. 특히 어린 시절에 학습된 완벽주의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자기 확신과 자기 위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면 이미 습관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강제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쉬는 것마저 루틴으로 만들어주고 자신을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도 루틴으로 만든다. 명상과 자기 확언은 그런 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지치지 않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걸 인정한다면 잠깐의 쉼에 괴로워하지 않을 수 있을 거다. 지쳐 주져 앉으면 더 오랜 시간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 쳐다보듯 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분명 강박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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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B 교과서 - 어려운 시기일수록 다시 기본기!
노기태 지음 / 트로이목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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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와 이론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갭이 존재한다. 학문은 그야말로 하나의 줄기와 같고 그곳에 꽃과 잎을 피워야 하는 건 언제나 개인의 몫이다. 실무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옆에 있는 선배에게 물어보는 게 훨씬 빠르다. 그래도 우리는 늘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한다. 그러다 이렇게 재미난 책을 만나면 똑 푹 빠져 보게 된다.


  아주 적절한 픽토그램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실제 광고를 통해서 기업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알아가는 이 책은 트로이목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기법이라고 불리는 방법론도 쏟아진다. 특별한 제품, 특별한 접근이라며 배우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이 얘기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잘하는 사람이 잘하고 그들은 주도권을 쉬이 내어주지 않는다. 정말 그들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는 걸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새로운 시대 자신이 키워야 할 것과 메워야 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겹도록 들었던 기본이라는 단어다.


  회사에 두 명의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새로운 기술이 출시되면 바로바로 배우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능력 있다고 말한다. 또 한 명은 하나의 기술을 진득하니 하고 있다. 그에게는 어떤 일이 주어져도 자신의 기술로 끝내 해내고 만다. 회사는 누구에게 일을 맡길까. 신뢰의 문제는 여기서 꽤나 중요하다. 마케팅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방법론은 무수히 많겠지만 사람에게 집중하고 우리 제품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은 이윤과 브랜드에 대해 고민한다. 이윤은 기업이 피하기 어려운 중요한 항목이다. 그렇기에 기업은 이윤이라는 실리를 취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깨는 모습을 종종 보여 준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그런 면에서 어려운 일이다. 제품과 가치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것은 기업의 생리일뿐이다. 


  자신의 제품을 소비할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청춘을 타깃으로 하는 'HOT6', 체중 관리를 하는 이들을 위한 '신라면 건면', 젊은 남자의 화장품 '우르오스', 키 클 아이를 위한 '아이클타임'이 그렇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구매자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구매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필요로 하는지는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빠른 마차 대신에 자동차를 만든 건 아주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마케팅이 고객에게 주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신뢰'다. 이것은 과학적일 필요는 없다. 인간은 늘 자기 합리화를 하는 동물이다. 좋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 브랜드 충성은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합격자 수가 최대라는 에듀윌, 유산균이 톡톡 터진다는 LG 디오스 김치 냉장고 등이 그렇다. 맥도널드가 햄버거니까라는 이유에 60주년이라는 이유는 납득할 수 없지만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인간의 인지 부조화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제학적 전술이 된다.


  결국 브랜드는 마케팅을 통해 주 고객층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어필하게 된다. 브랜드는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할 수도 있고 남들과 다른 조금은 독특한 시각으로 제품을 어필하기도 한다. 혹은 자신들만이 가진 독특함으로 메시지를 발신한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귀까지 닿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기업들이 내 걸고 있는 자신들만의 메시지 그리고 시장에서의 포지션에 대해 알아보면 그 원리를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더욱 강화할 것인지 재정의가 필요한지도 고민해야 한다. 독과점은 기업에게는 좋겠지만 소비자에게는 불편한 지형이 형성된다. 이런 경우에도 기업은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충분히 소비한 물건에 대해 소비자는 반감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 다크호스가 나타날지도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뒤집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수많은 핸드폰 기업들을 제치고 단숨에 시장을 평정한 애플처럼.


  트렌드는 시장을 이끌어가는 거대한 힘이며 이를 파악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탁월한 전술을 우리는 인사이트라고 한다. 흐르는 물결을 타고 영업을 해도 되지만 가끔은 역모를 꿈꾼다. 이기면 혁명이고 지면 반역일 뿐이다. 세상의 물결을 나의 방향으로 이끌려면 혁명을 꿈꿔야 한다.


  수많은 방법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결국 그것은 방법이나 방식의 문제다. 마케팅의 전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주 작은 문서로부터 시작하여 정확하게 만들어 가는 작업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리고 홀로 할 수 없는 일은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인사이트라는 건 불현듯 떠오르기도 하지만 난상토론 속에 태어나기도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자세. 바로 옆 사람을 고객으로 대해주는 자세는 마케팅의 시작일 거다.


  짧고 명료한 문장과 우리가 봐왔던 광고들을 보여주며 설명하다 보니 재밌고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직관적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이다. QR코드로 광고 영상으로 바로 연결해서 볼 수도 있다. 기업에서의 마케팅의 어려움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어려운 설명으로 가득한 책들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실무 중심의 도서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무심코 봤던 광고 속에서 메시지를 읽어내는 재미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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