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18호 : 2024.10.20 - #에디션 트렌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은 그야말로 '리커버'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책이 옷을 계절 별로 바꿔 입고 나온다. 새 책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면 여지없이 리커버다. 좋은 책을 찾기 힘듬일까. 아니면 쥐어짜기의 진수일까. 쏟아지는 책들 속에 셀럽들만 더 화려해지는 느낌이다.

  에디션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지금의 출판계를 설명하는 기획회의 618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기존에는 복간이나 증보가 유행이었다. 베스트셀러가 시간이 지나 다시 소비가 생길 쯤에 재 출판하는 것이다. 고전 문학들이 그랬고 유명한 책들이 그랬다. 때로는 빛을 보지 못하고 절판된 책들도 다시 등장했다. 책의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편한 방법을 알아냈다. 바로 껍데기만 바꾸는 방법이다. 어릴 적에 구매했던 가수의 한정판 베스트 앨범이 그랬다. 12가지로 디자인된 CD가 랜덤으로 들어 있었다. 찐팬들은 서로 교환을 하곤 했다. 마치 모켓폰 씰 모으는 것과 같다. 지금의 베스트셀러들이 그렇다. 1만 권 판매 기념 리커버부터 각양각색의 리커버들이 있다. 분권이 합쳐져 거대한 책으로 재등장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다. 책은 하나의 장식품이 되었다.

  하지만 리커버가 힘을 내려면 역시 내용이 좋아야 한다. 팬덤이 있는 책의 경우에만 리커버가 효과를 볼 수 있다. 소장각이라고 불리는 책들이 그렇다. 단지 커버만 보고 사는 거라면 더 많은 장식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인 것이지 다홍치마라고 다 좋은 건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다른 나라에서는 문고판(페이퍼백)의 인기도 좋다. 이미 구매가 끝난 책의 경우 저렴하게 문고판으로 출판하면 오히려 구매가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문고판은 가격적 부담도 적어서 좀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책의 크기가 일정해서 가지런히 두기도 좋은 것 같다. (사실 미묘하게 차이나는 책들의 높이가 가장 별로인 거 같다. 그래서 같은 출판사 책을 구매하는 편이다)

  이번 호의 <로컬>에는 내가 즐겨 보든 '오느른' 채널이 지냈던 김제가 나왔다. '오느른' 채널은 초기부터 쭉 봐 오다가 바빠지면서 보질 못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새롭다. 시골에 있던 오래된 집을 수리하는 것이 끝나자 최별 PD는 시내로 나가 서점을 만들고 커피를 파는 것까지 봤었는데, 지금은 채널은 중지 상태고 마을은 여러 사람들로 인해 소위 핫플이 되어가고 있는 듯했다. 김제를 지나갈 때마다 나도 한번 들려볼까 했는데 다음에는 한번 들려봐야겠다.

  나의 구매의 조건에는 예쁠 것과 제목이 멋일 것은 꼭 들어간다. 그렇다고 무작정 사는 건 아니다. 철학책은 철학책다워야 하고 경제책은 또 경제 책다워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소설책도 수필도 모두 그렇다. 토지에 고흐의 그림이 들어갔다고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다. 책과 어울리는 커버와 제목을 추구한다. 리커버는 그런 방향으로 해주면 좋겠다.

  ps. 하지만 이름까지 바꿔서 새 책인 마냥 하는 건 정말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 비즈니스 트렌드 - 변동성의 극대화를 이겨내는 명쾌한 산업 전망
권기대 지음 / 베가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써 2025년의 트렌드를 살펴봐야 할 시간이 되었다. 무더웠던 여름을 지나 이제 빠르게 추워지고 있다. 찬 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베스트셀러들에 오리는 책들이 다음 해 트렌드를 분석해 보는 시간이다. 

  사실 일반인들이 그렇게까지 관심 가지고 볼만한 책인가를 생각해 보면 '굳이'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산업 전선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는 궁금한 건 사실이다. 내가 아는 분야라면 내 생각과 책의 생각이 다르지 않는지 궁금하고 내 분야가 아니라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볼 수도 있게 된다. 그와 별개로 투자를 하고 있다면 두루 살피기에도 적당하다.

  2025년 세계적 트렌드와 한국의 위치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이 책은 베가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책은 세계적 이슈를 한국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점이 좋았다. 트렌드를 두리뭉실하거나 너무 어려운 얘기를 하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니케이 트렌드 전망 같은 책들과 같이 현실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의 큰 줄기인 반도체, 방산, 배터리 그리고 바이오를 필두로 건설, 조선, 모빌리티, AI 등을 설명한다. 조금은 힘이 달리는 듯한 우주나, 가전, 디스플레이까지 다뤄주니 우리나라 산업 전체를 살펴보기에 좋았다.

  무엇보다 산업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 것 같아 괜찮았던 것 같다. 마치 그 산업의 입장에서 썼다고 할까. 분명 서로 상충되는 산업군도 있는데 각 캡처마다 그 입장이 되어 보려 하는 것 같았다. 학자라는 건 감정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매정해 보이기도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시대를 거스를만한 힘이 없다면 그 파도에 몸을 던져 보는 것도 좋으리라.

  올해 반도체는 HBM으로 운명이 갈렸다. 삼성이 기울고 하이닉스가 약진했다. 그리고 TSMC가 독보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객과 경쟁할 수 없는 두 업체에게 물량을 주는 것이 기술 보호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삼성은 독자적으로 AI 반도체라든지 가속기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독보적인 반도체 생산에 비해 그렇지 못한 소. 부. 장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세계가 뒤숭숭할수록 K-방산의 위상은 높아간다. 분단의 아픔은 군비 증강과 방산 개발에 이유를 주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명분도 필요성도 높다. K9전차와 K2 흑표뿐만 아니라 KF-21 같은 비행기. 이제는 잠수함과 미사일까지 넓혀지고 있다. 저렴하고 성능 좋기로 소문나기 시작하면서 K-방산의 실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배터리는 캐즘에 걸려 있다. 캐즘은 신규 시장이 성장하기 전에 잠시 머뭇거리는 현산을 얘기하는데, 배터리는 초기 폭발적인 관심에 비해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최근 전기차 화재 때문에 더더욱 주춤한 모양새다. 결국 전고체로의 전환에 속도를 붙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시 수요가 살아나기까지 배터리 업체의 겨울나기는 계속될 것 같다.

  바이오 생산 기반을 잘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는 의약품의 특허권이 풀리면서 바이오시밀러 생산의 기지가 될 수 있다. 더불어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과 더불어 업체 간 협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있다. 얼마 전 CL의 아버지인 이기전 교수는 채혈하지 않고 혈당을 측정하는 것에 성공했다. 백지수표를 제시한 중국업체를 거절하고 계속된 연구였지만 정부의 R&D 예산 감축에 의해 추가 연구가 멈춰버렸다는 아쉬운 뉴스도 전해 들었다. 바이오 역시 반도체만큼 소. 부. 장 국산화의 길이 멀다. 어쩌면 큰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건설은 중동에서 불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오일머니로 미래를 준비하는 중동 국가들의 개발 계획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정부의 친원전 기조 때문에 원전 산업은 살아나고 친환경 에너지는 쇠퇴하고 있다. 유럽이 원자력을 친환경으로 인정했다고 쓰여있지만 사실 그 조건을 만족시키는 건 우리나라는 불가능하다. 조건이 무척이나 까다롭기 때문이다. AI로 인한 대규모 에너지가 필요해져 원자력을 보류하고 있지만 기술이 개발되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빠르게 이탈하기 시작할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는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잘못된 인사로 인해 누리호를 성공시킨 항우연은 뒤숭숭해졌다는 소식을 작년인가 들었던 것 같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어렵게 참여하게 되었지만 한국 위성을 달에 보내주겠다는 미국의 제안을 예산 없다고 거절한 것을 보면 우리 우주산업의 미래는 몇 년 또 뒤처지게 될 듯하다. 이미 달이며 화성이며 여러 행성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성을 가진 나라들이 많다. 우리도 늦지 않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가전은 여전히 우리나라가 잘 해내고 있지만 디스플레이는 조금 아픈 손가락이다. OLED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돈이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이 사업이다. 국가 지원을 받으며 물량을 쏟아내는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가 매섭다. LG디스플레이가 빨리 흑자로 전환되면 좋겠다. 

  코로나 때 한참 핫했던 메타버스의 인기는 이제 시들해졌다. AI는 메타버스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더불어 XR/VR 기기들의 개선품의 역할도 기대된다.

  2025년도 분주하고 바쁜 한 해가 될 듯하다. 세계는 바삐 움직이는데 우리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기획회의 617호 - 한국 SF의 토양 기획회의 617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획회의 617호는 '드디어 나왔다' SF다. 과학 덕후로서 SF는 판타지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다. 로봇 한번 그려 보지 않고 자랐을 남자아이가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SF는 삶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SF는 남성성이 있던 문학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 SF는 여성 작가의 약진이 눈부시다. 내가 좋아하는 김초엽 작가도 그중 하나다.

  이제는 비주류라고 보기엔 대중의 중심에 서 있는 SF 이야기를 하는 기획회의 617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SF는 어떻게 보면 미래 판타지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과학과 우주 그리고 외계 생명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처음에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같은 느낌이든지 우주 전쟁 느낌이 강하다가 어느새 과학 그 자체로 내려왔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 것 같다. 이제 SF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기도 하다.

  SF가 강세를 보이게 된 것은 SF가 가진 무한한 확장성 때문이다. 판타지에서는 사회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심기 어렵다. 하지만 SF는 현대와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를 그리면서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생명체나 문화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판을 깔기에 SF는 최고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초기 SF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불만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SF는 그런 힘으로 스스로를 확장시켜 왔다. 재미 위주의 장르에서 사회 문제를 들추는 곳에 사용하고 있다. 페미니즘, 퀴어 그리고 윤리적인 메시지까지 여러 목소리가  SF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출판되는 SF 대부분이 라이트 한 SF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기후 문제, 사회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재미를 담고 있는 작품도 존재한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SF는 더 많이 진화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말하고 있는 순문학 그 자체가 SF가 되어버리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그때쯤이면 SF는 또 한층 더 너머의 상상력을 가지고 있겠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의 태도
데이먼 영 지음, 손민영 옮김 / 이비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에 대한 얘기는 많다. 관련 명언도 많다. 심지어 독서에 대한 책도 많다. 독서를 알기 위해 독서를 해야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잘 읽고 있는지 아닌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른 사람의 독서 이야기를 보기도 한다. 작가나 셀럽의 독서 방법을 참고해 보기도 한다. 이번에는 철학자의 독서 태도다.

  머리가 뱅글뱅글 도는 것이 철학자가 쓴 게 맞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 책은 이비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한 해 6만 권 출판되던 책은 이제 8만 권이 출판된다고 한다. 그에 반해 성인 평균 독서량은 여섯 권에서 네 권으로 줄었다. 읽으려는 사람보다 쓰려는 사람이 많아진 듯하다. 아니다.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 뭐든 파는 시대라고 하지만 그 질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너무 어려운 책들도 많다.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듯한 건지 독자가 너무 함량 미달인지 애매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출판 시장은 저자와 독자가 존재해야만 존재할 수 있다.

  독서는 결국 저자의 자유와 독자의 자유의 만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단한 예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냥 호소인이 될 뿐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작가가 독자에게 설명해야 할 지경이라면 이 실패라고 했다. 작가의 손을 떠난 글은 독자의 것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상상력과 독자의 호기심의 컬래버레이션. 그것이 어쩌면 독서라는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독서가 좋다고 믿고 또 주장한다. 하지만 독서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에도 일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책이 누군가의 기분을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지 않아도 타인에 대해 공감하거나 배려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책 속에 어떤 가치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 경험을 '위한' 경험을 즐기는 그 이상의 것이 없다는 뜻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사색적인 지성이 살아나는 것일 수 있고 때론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유희를 즐기는 일일 수도 있다. 독서는 그저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어딘가에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굳이 설명을 덧붙일 이유는 없다.

  진정한 호기심을 갖는 것에는 약간의 초조함이 따른다. 이것은 읽은 것을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확실해 보이는 문장 너머에 기다리는 새로운 '가능성'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호기심은 인내를 자극하고 읽기를 계속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도서관의 주인이 작가가 아닌 독자인 이유가 그 때문이다. 하나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책은 무수한 상상을 파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쇼펜하우어 같이 독서를 꺼리는 사람도 있다. 독서는 연약한 영혼들이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대한 철학자들은 글을 진지하게 훑고 그 사상을 확장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이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사색을 더 필요로 한다고 얘기하는 듯하다. 그에게 사색과 독서는 별개의 것인 듯하다. 니체의 경우도 아침의 활력을 독서에 낭비하는 것을 '악의적'이라고 까지 했다. 그는 예술적인 고독을 권장했다. 철학자들에게 독서는 사상의 족쇄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독자는 책으로부터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 어쩌면 자신의 생각을 더 단단히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정의가 무너지는 경험을 받기도 한다. 이 점에 대해서 작가도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자신의 침을 튀기며 옳다고 얘기했지만 어느새 사실이 아니게 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열어두고 사색하며 시야를 확장해야 하고 작가 또한 자신을 끊임없이 고쳐 나가야 한다. 

  독서에 기술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그 사람의 삶에 대한 태도 정도로 얘기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책을 시간을 두고 읽으면 달라 보이는 것이 나도 나의 삶도 변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어렵고 잘 읽히지 않는 것은 사색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고전만을 얘기하지 않고 셜록이나 스타트랙 같은 얘기까지 하는 것은 책이라는 것이 무겁도 딱딱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만화를 보고 요리를 시작하고 음악을 시작하기도 한다. 무엇을 읽는 것보다 무엇을 생각하게 되느냐가 독서의 참된 방향이며 그것 역시 독서라는 것보다 삶에 대한 자신의 태도에 달려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회의 616호 : 2024.09.20 - #과학의 바다를 건너는 법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공과출신으로 문송하지는 않으면서도 약간의 과학 덕후 기질을 가지고 있다.  SNS에서 과학책이 어렵다고 하소연할 때에도 그냥 묵묵히 읽을 정도는 된다. 그래서 과학책이 사실 어렵다는 생각은 없다. 게다가 교양 과학은 그대로 이야기가 많다. 결국 역사책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발견의 기록 정도라고 할까. 그냥 그 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세상은 과학이 이끌다시피 하고 있지만 대중과 과학의 갭은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하다. 과학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것도 있고 과학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과학에 대한 관심 부족일 수도 있다. 과학을 역사라고 얘기했지만 그래도 기본 지식을 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과학에 대해 시도를 하는 일은 꾸준하다. 이제는 스타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는 정재승 교수와 김상욱 교수의 책은 늘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사람들이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에 꾸준히 도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과학은 결국 삶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대중을 잡기 위해 과학서적들은 변화를 거듭하지만 그것이 대중의 과학 지식을 끌어내리고 있는 건 아닌지도 고민해 볼 필요도 있지만 일단 마중물 같은 역할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에 쏟아지는 과학책은 거의 다 마중물이라는 건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는 과학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글로 읽는 과학보다 동영상으로 보는 과학은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가 티비를 바보상자라고 불렀지만 티비는 아무것도 바보를 만들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과학에 대한 테마였는데 생각보다 적은 분량과 과학에 대한 내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있다. 과학이라는 것이 열렬히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아마 이번 호에서부터 나타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