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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기획회의 617호 - 한국 SF의 토양 ㅣ 기획회의 617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4년 10월
평점 :
기획회의 617호는 '드디어 나왔다' SF다. 과학 덕후로서 SF는 판타지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다. 로봇 한번 그려 보지 않고 자랐을 남자아이가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SF는 삶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SF는 남성성이 있던 문학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 SF는 여성 작가의 약진이 눈부시다. 내가 좋아하는 김초엽 작가도 그중 하나다.
이제는 비주류라고 보기엔 대중의 중심에 서 있는 SF 이야기를 하는 기획회의 617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SF는 어떻게 보면 미래 판타지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과학과 우주 그리고 외계 생명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처음에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같은 느낌이든지 우주 전쟁 느낌이 강하다가 어느새 과학 그 자체로 내려왔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 것 같다. 이제 SF는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기도 하다.
SF가 강세를 보이게 된 것은 SF가 가진 무한한 확장성 때문이다. 판타지에서는 사회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심기 어렵다. 하지만 SF는 현대와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를 그리면서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생명체나 문화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판을 깔기에 SF는 최고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초기 SF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불만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SF는 그런 힘으로 스스로를 확장시켜 왔다. 재미 위주의 장르에서 사회 문제를 들추는 곳에 사용하고 있다. 페미니즘, 퀴어 그리고 윤리적인 메시지까지 여러 목소리가 SF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출판되는 SF 대부분이 라이트 한 SF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기후 문제, 사회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재미를 담고 있는 작품도 존재한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SF는 더 많이 진화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말하고 있는 순문학 그 자체가 SF가 되어버리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그때쯤이면 SF는 또 한층 더 너머의 상상력을 가지고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