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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회의 630호 : 2025.04.20 - #시, 텍스트힙의 중심에 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4월
평점 :
텍스트힙이란 뭘까. 핫한 신조어인 듯한데 사실 처음 들어봤다. 내용을 보자니 힙한 문장을 발췌해서 공유한다는 것이었다. 책의 문장을 공유하는 것은 그동안 많이 있었던 얘기였다. 그리고 그 문장의 멋스러움을 대표하는 시가 있다.
텍스트힙이 가져온 시의 명암을 살펴보는 630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함축적이며 기발한 표현은 시를 상징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가장 짧은 문장으로 가장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하지만 시라는 것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오롯이 시 전체를 봐야 알 수 있다. 때론 시집 전체를 봐야 하고 더 나아가 시인의 삶까지 알아야 할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시는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텍스트힙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시집의 지면을 늘려 준다는 것이다. 한국 출판 시장의 미스터리가 바로 시집과 수학책이 팔린다는 것이다. 텍스트힙은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 문장이 전부인 시에서 그런 문장의 공유가 시집의 판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텍스트힙이 유행함에 따라 시는 예전의 형태를 많이 잃고 발췌될 수 있는 문장에 더 애를 쓰는 모양이다. 요즘 시의 형식이 예전과 다르게 길고 군더더기가 많아 보이는 것도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운문시보다는 산문시 위주의 요즘 시들은 어쩌면 간택을 기다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굶어도 시인이라던 예전 말과 다르게 최근은 SNS시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힙한 문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멋들어진 말이 아닌 인생이 녹여진 시구를 읽을 때의 뜨거움을 앞으로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지금의 텍스트힙의 기류에 올라탐에 동시에 개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