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29호 : 2025.04.05 - #12.3 이후 정치와 출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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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년 동안 출판계의 상황은 많이 좋지 않았다. 물론 출판계뿐 아니라 많은 영역에서 지원이 끊어졌다. 계산되지 않은 부자 감세로 인해 세수 펑크가 났고 이를 약자들의 지원을 끊는 것으로 메우려 했기 때문이다. 친위 쿠데타라고 할 수 있는 12.3이 지나 대통령은 파면되었다. 12.3 이후 어떻게 될까?

  12.3과 출판에 관한 얘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계엄 사태 이후로 자주 언급되는 책은 카뮈의 <계엄령>인 것 같다.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알 것 같다. 그런 다음에 판매량이 늘었다고 얘기되는 책이 바로 헌법과 민주주의에 관한 책들이다. 위험한 한 때를 넘겼지만 사람들이 정치와 체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

  정치와 출판은 어떻게 보면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때론 관련성이 많다. 출판계는 단순히 지원금만 받는 수동적인 분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돌파구로 책을 많이 출간하고 있고 본인뿐만 아니라 진영에서도 여러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히틀러는 <나의 투쟁>에서 글로 상대를 선동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미 자신을 믿고 있는 사람에게 더 깊은 믿을 줄 수 있는 방법이 글이라고 했다. 게다가 책은 때론 정치 자금의 우회적 흐름을 만들기도 하는 듯하다. 지원금의 한계를 책 판매로 만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권이 바뀌면 가장 먼저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 독서나 출판의 장려 지원금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민주주의 관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는 너무 정치를 적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정치로 이어지는 통로가 언젠가부터 끊어지고 있는 듯하다. 운동권이라고 불릴만한 요소도 사라지고 기업인들은 돈을 버는 쪽이 오히려 더 나은 삶을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들은 행정이나 정치보다는 자신의 자리에 머무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이권 다툼에 능한 이들만 정치권에 남은 것 같다. 그 속에 이상과 철학을 가진 인물을 골라내는 것이 국민들의 몫이지만 선택지가 좁아진 것도 사실이고 기득권의 방해로 제대로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번 12.3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과 숨어 있던 기득권들의 존재를 확인한느 기회였고 여전히 우리 사회의 연대가 살아 있고 건강함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일상이 위기에 닥치지 않게 평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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