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는 나의 힘 - 생각의 힘을 길러 주는 논리 학습의 결정판
최훈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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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학교 책은 아이들 때문에 종종 사서 보는 출판사지만 이렇게까지 두꺼운 책이 존재할지 몰랐다. 요즘 같이 무논리가 판치는 세상에 논리 있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닫는다. 해리 G. 프랭크퍼트는 <개소리에 대하여>에서 무논리가 얼마나 강력한지 얘기해 줬다. 논리적으로는 대응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개소리. 하지만 우리는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것이 지성인이 되는 길이 아닐까.

  논리라는 어려운 말을 재미난 예제들과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이 책은 우리 학교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과 화술/말하기의 영역은 조금 다르다.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상대를 빠져들게 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 그리고 정치적인 메시지에서 그런 것들을 알 수 있다. 논리적인 발언이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을 더욱 많이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유나 근거를 묻는다면 쉬이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논리는 주장이 있고 근거가 있다. '그냥'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 사회에서 토론과 논쟁에 대한 이미지가 강해서 논증이라고 하는 것이 자칫 다툼과 연결 지어 생각하기 쉽지만 논증이란 서로의 논리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어 가는 과정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너무 극단적으로 이기고 지는 게임에 심취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논증은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자유로운 결정을 유도하는 것이다. 

  논리적 사고는 지식이라기보다는 기술에 가깝다. 다른 사람의 말에서 주장과 근거를 나누어 내고 그것이 정말 타당한지를 살피는 작업이다. 전제는 타당한지 서로의 연관성은 합리적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상대의 논증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그에 대한 반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은 논증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렵지 않고 실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로 얘기한다. 이 어렵고 두꺼운 책이 왜 청소년 도서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래된 책이라 예제가 오래되었을 법한데, 이번 개정판에서 그런 예제도 최근에 맞게 수정되었다고 한다.

  좋은 논증과 논증이 아닌 것을 구분해 내는 것부터 훈련은 시작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연역과 귀납에 대한 설명에서는 무릎을 탁하고 쳤다. 연역은 전체가 참이면 결과가 무조건 참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귀납은 결과가 참이어도 전제가 참일 가능성이 아주 높을 뿐이라는 점의 차이라는 해석이었다. 

  그 외에도 논증에 대한 여러 오류를 설명하고 있다. 권위에 대한 호소, 거짓 딜레마, 논점 일탈, 대중에의 호소, 허수아비 공격 등등 여러 가지를 설명한다. 어느 책 같은 경우는 논리적 오류를 50가지가 넘게 분류해 놓았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오류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이름은 전문가들이 해내면 될 일이고 우리는 일상에서 논리적이지 않은 것을 캐치해 내면 될 뿐인 것이다.

  미인은 잠꾸러기, 콘푸로스트의 호랑이 기운, 너는 몇 살이야? 같은 비논리의 예제는 친근하면서도 재밌다. 여성부나 고엽제에 대한 무지나 성급한 일반화 또한 그랬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쉽게 쓰인 책이었다 그럼에도 알맹이는 가득 채웠다. 나 또한 곁에 두고 조금씩 연습해보고 싶은 기분이다. 

  챕터마다 존재하는 숙제는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아직 하진 않았지만 시간을 두고 하나씩 풀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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