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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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이 귀여웠다. 그리고 막장이 아니길 바랐다. 그냥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으면 했다. 하지만 덤덤하게 쓰면 상을 주질 않는 건지.. 내용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이런 장면은 별스러운 장면은 아니지만 남자든 여자든 선을 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차리라 파국으로 끝났으면 더 후련했을지도.

  끊임없이 남자의 사랑을 확인하고 했던 여자의 심리를 담은 이 책은 열린책들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시작은 정말 아름답다. 조금은 예전의 모습이겠지만 "단란한 가정" 그 단어가 딱 어울리는 가족이랄까. 아름답고 세심한 아내와 건실한 남편 반듯한 두 아이까지. 그대로 아름답게 쭉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잔잔한 것도 좋아하니까. 하지만 그러면 또 안 되는 게 소설인가.

  사실 여성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풀어 써 놓아서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았다. 하루키도 일인칭 작품은 길게 쓰기 어렵다고 했는데 정말 디테하게 상상도 못 할 생각까지 곁들여 놓아서 혹시 나중에 여성의 심리적 표현이 필요하면 참고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하기도 했다.

  읽으면 점점 숨이 조여오는 느낌이랄까. 아내의 디테일이 마치 김성근 감독의 승리 루틴 마냥 복잡하다. 모든 문장에 감정이 섞여 있다. 이 소설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 

  남편은 여성이 자신을 믿어줬음 해서 일부러 아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발생한 돌발 행동에 대해서도 자신의 훈련의 일종인 마냥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쯤 되면 남편도 정상적으로 봐줄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걸 "발칙한 사랑"이라고 표현한다면 사랑이 너무 슬퍼할 것 같다.

  작가가 표현하려 했던 것이 조금은 더 독립적인 여성상일 수도 있고 믿고 기다리는 남성상일 수도 있다. 여성 심리의 디테일을 보여주려 했을 수도 있고 소유욕에 대한 표현일 수도 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마치 한 장의 그러데이션 필름처럼 서서히 변해가는 사랑과 집착의 경계 없음을 보여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

  남편 사랑에 대한 대단한 집중력이다. 조금이 기이하지만 의부증을 중심으로 하는 미스터리 장르에 비하면 애교스러운 면이 있는 작품이었다. 스토리보다는 여성의 심리 상태에 집중하는 것이 작품을 소화하는데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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