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프로그래머 되는 법 -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선배 개발자의 39가지 노하우 / 국내 개발자 8인 인터뷰 수록
피트 구들리프 지음, 최원재 외 옮김 / 한빛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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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감이 교차하게 만드는 책이랄까. 그저 발갛게 빛을 내고 있는 숯에 바람을 불게 만든다고 할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오면서 훌륭하게 코딩을 하지는 못했지만 더 나아지려고 노력은 분명했으니까. 우리는 코드보다 시퀀스가 더 중요한 메카트로닉스 쪽에 가까워 코드 자체도 보수적이었지만 이런 책을 볼 때마다 뭔가 두근댄다.

  개발자로서의 할 일과 자세 그리고 함께 일하는 방법 그리고 약간의 위로까지 담고 있는 이 책은 한빛미디어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이런 책은 굉장히 딱딱하고 건조하다. 잘하기 위한 방법은 대체로 비슷하고 굉장히 엄격한 자기 계발서처럼 만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날 때부터 코딩을 잘했을까 싶지만 하나씩 고치지 않으면 향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 커다란 소프트웨어 조직에서 직접 겪을 수 있는 경험은 테스트 서버도 없는 작은 회사에서 공부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 책의 시작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왠지 모를 유쾌함이 있다. 우린 서로 쓰레기 같은 코드를 내뱉고 있고 버그 사냥을 나선다. 똥통에 뒹굴기도 한다. 내가 남의 코드에 하소연할 때 다른 이도 나의 코드에서 헤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나 스스로 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낫다.

  언어는 굉장한 속도로 새로운 것들이 발표된다. 그것은 모두 자신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만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두 개 정도는 깊숙이 공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도 거다. 반대로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의미는 있을 거다. AI가 판치는 지금의 세상에서도 어셈블러나 기계어를 배우는 것도 이해의 측면에서 괜찮은 선택이며 결국 누군가는 하고 있을 일이다. 새벽에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들처럼 눈에 띄지 않지만 꼭 필요한 존재다.

  여러 테크닉적인 글보다 자세에 대한 얘기가 좋았다. 물론 코딩하는 자세 같은 것도 있다. 조는 자세나 좌절하는 자세 밤샘하는 자세 같은 것도 있어 유쾌했다(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개발자로서 프로그래머로서 살아가는 자세에 대한 얘기도 좋았다. 

  코딩이라는 것도 결국 언어다. 언어라는 것은 사랑할 때 즐겨 쓸 때 잘하게 된다. 코딩은 일이기도 하다. '더 열심히'하는 것보다 '더 현명하게'일할 필요가 있다. 내가 잘할 거라는 착각도 버리고 가져다 쓸 수 있으면 가져다 쓰고 살 수 있으면 사는 것도 방법이다. 비용 대비 실적을 얘기할 수 있는 건 결국 일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로 산다는 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순간순간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어쩌면 언어를 사랑하는 감정이 더 중요할지도.

  책은 프로그래머 자체의 삶에 대한 얘기며 더 나아가 조직에서의 프로그래머가 할 일을 얘기하기도 한다. 챕터마다 다른 얘기가 있다. 위로받고 싶다거나 멘털을 잡고 쉽다면 뒷 부부만 읽어도 될 듯하다. 시중에 나온 굉장히 빡빡한 문장으로 가득 찬 책들과 달리 여유가 있으면서도 할 말은 하는 책이다. 위트 있는 선배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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