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수학책 - 내 안에 숨겨진 수학 본능을 깨우는 시간
수전 다고스티노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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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수학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늘 수학과 과학 성적은 좋았지만 영어 성적이 형편없었다. 그땐 영어가 왜 그렇게 재미없었는지.. 공부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말이다 (잘하고 싶을 정도다). 아마 수포자의 마음도 나와 같지 않을까? 갑자기 닥쳐버린 큰 벽처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 딱 떨어지는 값이라는 게 수학의 매력인데 말이다.

  수학은 어떤 학문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이 책은 해나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이 다정하다고 얘기할 수 있느냐 하면 약간은 문학적으로 쓰인 수학 이야기라서 그랬던 것 같다.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수학에 이런 것이 있어라고 얘기해 주었다. 독자에게 굳이 다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수학의 여러 이론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그리고 수학적인 해답보다 철학적인 답을 달아 두었다. 수학철학이라고 해야 하나(과학 철학도 있는데 뭐..)

  굉장히 어려운 이론들도 쉽게 설명한다. 우리가 보는 현상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까. 현상들로 설명하면 되려 쉽다.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굳이 그 증명을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이런저런 현상에는 이런저런 이론이 적용된다는 이야기는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으니까.

  이런 책을 굳이 이해하려 읽을 필요는 없다. 그냥 훑어보다가 맘에 들면 쳐다보고 궁금해지면 더 찾아보면 된다. 이야기 책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챕터나 열어 보면 된다. 나는 카오스 이론 설명하는 부분에서 참 쉽게 설명되었구나를 알게 되었다. 물론 마지막에 내어주는 문제가 쉽지는 않다.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호기심을 유발하고 수학이라는 과목을 조금이나마 친근하게 만들기 위해 쓰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면 수학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건 아직 알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과정이 참 매력적인 학문이다. 지금의 우리 현실은 공식과 풀이를 달달 외워 푸는 방식이라 안타깝다. 그건 기계가 더 잘하니까. 공식을 유도하고 증명하는 것이 수학의 찐 재미다. 그러려면 이런 책들이 많이 필요하다. 흥미를 느끼고 필요를 느낄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으니까.

  많은 교양서적 속에 끼어서 아이들에게 읽혀주고 싶은 책이다. 당장 딸에게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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