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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행성 - 바이러스는 어떻게 인간을 지배했는가
칼 짐머 지음, 이한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지 벌써 만 2년이 다 되어간다.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질병을 옮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바이러스는 1892년 담배모자이크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후 계속해서 발전해 왔지만 그 역사는 긴 편이 아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태초의 생명부터 관여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생명의 DNA에 자신의 유전 정보를 기록해왔으며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 바이러스의 흔적이 없는 생명체는 없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
바이러스는 로마제국에서 그 단어를 물려 받았는데, 남성의 정액이기도 하고 뱀의 독이기도 한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파괴는 곧 창조라는 얘기를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바이러스는 생명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인체에 침입하는 세균들로부터 보호해주기도 하고 지구 산소 생산량의 10%라는 어마어마한 양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조절하며 지구의 온도와 다른 생명체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도 한다.
인류는 벌목과 채광 그리고 농지를 위해서 점점 오지 속으로 들어간다. 수백만년 접촉하지 않은 버이러스와 만날 기회를 스스로 넓히고 있는 것이다. 살 곳을 잃은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삶의 영토를 내어달라고 얘기하게 될 것이다. 온갖 질병으로 그 말을 할 것이다.
인류에게 갑작스런 고도의 지능이 생긴 것을 제대로 설명하는 진화론을 아직 못본 것 같다. 그래서 외계인설이나 종교적인 창조설 같은 얘기가 나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바이러스 학설이 제일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임신 후 만들어지는 태반도 바이러스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 몸에는 이미 수 많은 바이러스 유전 정보가 있다.
우리는 백신으로 바이러스를 컨트롤하려고 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우리보다 더 빨리 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신을 지구의 조정자라고 착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지구 생태계의 조정자는 바이러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