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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 필로소픽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뇌리에 딱 박혀버리는 제목과 묘하게 고급진 책을 받아봤을 때는 사실 크기와 두께에 놀랬다.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개소리에 대하려’라니…
영어권에 있는 bullshit이라는 단어를 한글로 옮긴다는게 쉬운게 아니었다는 것은 옮긴이의 후기에서 알 수 있었다.
‘개소리’라는 것을 철학적으로 접근하고 해석한다는 것은 꽤 신선한 것이었다. 그리고 ‘개소리’라는 것이 사회를 어떻게 하는지, 우리는 왜 ‘개소리’를 경계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개소리’는 거짓말과 다르다. 개소리쟁이들은 자신이 하는 말의 진리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들은 자신의 목적에 맞도록 그 소재들을 선택하거나 가공해낼 뿐이다.
‘개소리’가 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비난에서 너무 쉽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하게 되면 비난을 받지만 개소리는 ‘아님 말고’ 라고 어깨 으쓱하면 그만인 경우가 많다.
개소리는 이단 종교처럼 꽤 그럴싸한 문장으로 (맥락은 약하지만) 사람을 현혹한다. 꽤 고급지고 전문적인 용어가 나오면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자신의 공부가 부족한 탓을 하며 더 쉽게 빠져든다. 넓고 얕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개소리에 위험하다. 한번 더 곱씹어 생각하는 사람들은 개소리에 잘 당하지 않는다.
사실 어려운 책을 읽고 리뷰를 쓰자니 너무 어렵다. 김경일 교수님 강의를 보는게 훨씬 나을 듯 하다 🤣🤣🤣
30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활자지만 쉽지 않은 문장들로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혹자는 ‘이 책이 개소리네’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에 만연한 ‘개소리’에 대해 한번 깊이 생각해볼 계기를 준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만 하다.
곱씹으며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