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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스터리나 호러물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수명이 짧아지는 느낌이라 자주 읽지는 않는 편인데, #계간미스터리2021여름호 서평이 계기가 되었는지 감사하게도 #아르테 에서 #서평 을 부탁해주셨다.
겁이 많은 탓에 주말 대낮에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지만,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결국 자정이 다되어가는 밤, 창문 너머로 한기가 흘러 들어오는 아주 탁월한(?) 분위기에서 첫장을 넘길 수 있었다.
사실 바짝 긴장한 상태로 읽었다.
어느 한적한 도시의 배경으로 어린아이들이 유령의 집이라는 곳을 탐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적막과 긴장감 속에서 표현되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허세등을 표현하는 대목에서 별일 일어나지 않을거란 걸 알랐지만 나도 모르게 긴장해버렸다. 이 첫장은 추후 이어질 스토리와 이어지는데 이런 전개 방식은 일본 작가들에게서 자주 보게 된다.
이야기는 남편 유다이를 따라 도쿄로 오게된 카호가 전철역에서 소꿉친구였던 도시아키와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모래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시시리바에게 기억과 의식이 잠식당한 사람들과 당하려고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미묘한 심리 변화를 묘사하며 속도가 붙어나가는 스토리는 카호가 도시아키와 인연을 끊으려면서부터 급하게 전개된다.
긴장감이 높아지는 동안 또 다른 스토리가 메인스토리에 이어지려고 전개되는데, 극도의 긴장 상태인 카호의 이야기와 대조적으로 조금은 느슨한 속도를 보인다.
이 두 스토리 사이의 간극이 독자로 하여금 조바심과 기대감을 만들어낸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이 간극은 생각보다 컸지만..
생각보다 기괴한 호러물이 아니라 수호신의 얘기어서 조금은 덜 섬뜩했던 것 같다. 마니아들에게는 조금 심심한 스토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에게는 딱 알맞은 수준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