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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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여왕님에게 아침밥을 주고, 여왕님이 먹는 동안에 물그릇을 갈아 주고, 내 아침상을 차린다. 그러고 나면 여왕님은 식후 빗질을 명하고, 다 끝나면 침대에 누워서 잔다. 어떤 날은 5시에 깨우기에 잠깐 일어났다가, 너무 졸려서 C에게 밥을 주고 물을 갈아주고 나서 다시 침대에 누워서 잤다. 그런데 자기를 지켜야 할 집사가 자는 것을 알자마자 여왕님이 부리나케 달려와서 내 귓가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야말로 ‘똑바로 안 해!’라는 분위기였다. " - P45

" 나는 목욕을 하면서도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생각했다. 테이프를 그대로 두면 발바닥 살이 짓무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고양이의 특징인 발톱의 움직임에도 방해가 되니 좋지 않은 건 확실하다. 하지만C는 내가 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못 미더운가? 지금까지 같이 살아 온 18년은 대체 뭐였단 말인가? 신뢰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저런 태도를 보이니 서운했다.
"어휴, 어찌 하면 좋을까?" "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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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 2014-2018 황현산의 트위터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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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선생님의 트윗들. 트윗을 안하는 나는 ‘트윗이 뭐라고?’했었으나 이 글들을 읽으며 ‘아~!’ 한다.
“밤이 선생이다”는 “세월이 약”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나요?

" @septuor1 2014년 11월 17일 오전 1:45 글 한 꼭지를 끝냈다. 제목을 뭐라고 붙이나. 자고 나면 생각이 나겠지. 밤이 선생이다. "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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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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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려오는 아름다운 10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가까운 누군가의 부재와 상실로 인해 마음이 시린, 어리거나 젊은 주인공들. 회상과 현재가 절묘히 오가며 상실감을,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함을 다시금 뼈저리게 깨닫게 한다.

" 나는 부엌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집 저편에서 전화기에 토해내는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우리 둘 다 그날 밤잠을 자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이에는 많은 말이 오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서늘한 어둠 속에 마치 이방인들처럼 누워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서로에게 눈길을 삼간 채, 허리케인의 끝자락을 통과해 휴스턴 외곽의 작은 병원으로 차를 몰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우리가 막 서명함으로써 포기한 아이에게 지어줄 수 있었던 이름들을 떠올리며, 어두운 방안에 홀로 앉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일어날 일이다. 그러나 오늘 오후, 부드러운 라임색 카펫 위 그녀의 벌거벗은 몸 옆에 누워, 비와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다만 클로이의 피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처럼 서늘하고 부드러운, 내 젊은 아내의 창백한 피부. 바깥거리에서 음악 소리가 커지고 클로이가 내 쪽으로 몸을 굴린다. "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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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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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줍니다. 그 안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고, 우리를 모험의 세계로 데리고 가기도 합니다. 역경의 시대에 근사하게 시선을 분산시켜 주고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상기시켜 주기도 합니다."
또다시 천둥소리가 우르릉하고 들렸다. 이번에는 소리가 더 컸다.
몇몇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힐끗 쳐다보았다. 지붕 일부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위층에서 오랫동안 빗물을 막아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레이스가 처음 낭독을 할 때 찾아왔던, 투박한 얼굴의 잭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일행과 말을 나누었다. 그들 모두 얼굴을 찌푸리며 천장을 힐끔 바라보았다. 틀림없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프림로즈 힐 서점이 없다고 해도…"
그레이스는 《제인 에어>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책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그러면 용기와 긍정적인 마음을 항상 지니게 될 것입니다." "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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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 "애프터 인플레, 누가 돈을 벌까?"
오건영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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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지않고, 조근조근 적절한 비유로 쉽게 설명하는 말에 귀기울이면 쏙쏙 들어온다.

" 기대감이 만드는 쏠림 투자를 경계하라

버블 붕괴 직전 주가 상승의 기울기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보다 높아지면서 강하게 치고 올라가는 나스닥을 보면서 그 뒤에 이어질 15년간의 부진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1970년대원자재 투자 인기, 2000년대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투자열풍, 2010년 초반의 국내차·화·정버블, 2000년대 초반 미국나스닥 버블에 이르기까지 상당 기간 매우 강한 투자의 쏠림이 있었던 사례, 그리고 그런 쏠림 투자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던 사례들을 적어보았습니다. " - P305

"저는 원자재 투자나 미국 대형성장주 투자가 좋다, 혹은 나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인플레이션 국면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자재에 분산 투자하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로벌 전체에서 가장 차별적인 성장성을 갖춘 미국 대형 성장주 역시 아주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살아남고자 원자재투자로만 쏠리거나, 혹은 미국 대형 성장주 투자로만 쏠리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한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 - P330

" 주가와 금리가 함께 움직이면 주식과 채권의 분산 투자 효과가 있는 것이고, 반대로 움직이면 분산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아니면 반대로 움직이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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