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여왕님에게 아침밥을 주고, 여왕님이 먹는 동안에 물그릇을 갈아 주고, 내 아침상을 차린다. 그러고 나면 여왕님은 식후 빗질을 명하고, 다 끝나면 침대에 누워서 잔다. 어떤 날은 5시에 깨우기에 잠깐 일어났다가, 너무 졸려서 C에게 밥을 주고 물을 갈아주고 나서 다시 침대에 누워서 잤다. 그런데 자기를 지켜야 할 집사가 자는 것을 알자마자 여왕님이 부리나케 달려와서 내 귓가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야말로 ‘똑바로 안 해!’라는 분위기였다. " - P45
" 나는 목욕을 하면서도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생각했다. 테이프를 그대로 두면 발바닥 살이 짓무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고양이의 특징인 발톱의 움직임에도 방해가 되니 좋지 않은 건 확실하다. 하지만C는 내가 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못 미더운가? 지금까지 같이 살아 온 18년은 대체 뭐였단 말인가? 신뢰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저런 태도를 보이니 서운했다.
"어휴, 어찌 하면 좋을까?" " - P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