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혁명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지음, 김현일 옮김 / 중원문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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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이나 리뷰를 쓴 사람들 중 구매한 사람은 나 포함 2명이고, 나머지는 알바인듯 하다.

왜냐하면 이 책에 대해 저렇게 까지 이구동성으로 상찬한다는 것은, 번역의 질로 미루어 보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진짜, 번역 문제가 너무 많다. 기가막힐 정도로. 사소한 오타도 넘쳐난다. 

시간관계상, 번역문제를 두 가지만 지적하겠다. 


1. "Upon the downfall of the Napolenic system in Germany, he consequently was quite willing to hail the ensuing sovereign monarchy as the genuine heir of the Napoleonic system."


영어로 밥 벌어먹지 않는 나같은 사람 조차도, 이 영어 문장이 대략


"독일에서 나폴레옹 체계가 붕괴하자, 그(헤겔)는 결과적으로 나폴레옹 체제의 진정한 계승자로서 뒤따르는 군주제를 기꺼이 찬양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 이 책에는 뭐라고 번역되어 있는줄 아는가?


"독일에서 나폴레옹 체제의 참된 계승자로서 기꺼이 환영해 마지 않았다." - p. 233


이처럼 문장의 일부를 아예 덜어내 버림으로써 독자에게 충격적인 번역을 제시한다.


2. "BEING, for dialectical logic, is a process through contradictions that determine the content and development of all reality."


이 문장 역시 대략


"변증법적 논리학에 있어서 존재는 모든 현실의 내용과 발전을 결정하는 모순을 통한 과정이다."


다소 투박한 번역이긴 하나 이정도 뜻을 가진 문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선


"변증법적 논리학에 있어서 모든 현실의 내용과 발전은 모순의 과정을 통해야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p.297


라는 정말 황당한 번역을 제시해 놓는다. 정말 돌아버리겠다. 


이보다 더 사악하든, 덜 사악하든, 사악하기는 매 한가지인 사례들이 수두룩하다.


조만간 시간이 나는 대로, 사악하고 무책임한 번역 사례를 더 공개하고자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게 개정판이라는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을 고친건지도 궁금하지만, 이전의 판본들은 얼마나 더 개판이었을지도 궁금하다. 그야말로 무가치한 번역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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