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보는것 이상의 공포를 선사하면서도 이야기 자체의 재미도 충분한 엄청난 작품! 황당무계한 귀신이야기가 아니라 공포의 근원이 무엇인지, 결국 불행을 초래하는건 우리 스스로의 행동이 아닌지 등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는 작품이다.
미스터리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소재와 기법, 장르의 변주를 통해 독서의 기쁨을 주는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작 미스터리. 국내에서는 신간인데다 작중 주요 소재인 젠더문제가 너무도 현대적이라 최근 작품인줄알았는데, 맨 뒤 옮긴이의 말을 보고 무려 20년전 작품이라는점에 깜짝 놀랐다. 작가가 치열한 30대를 묘사했다고 하는데 정말 작중인물들의 치열한 에피소드들을 따라 읽다보니 가슴이 아련해진다. 젠더문제에 대해 이정도로 생각해본적은 한번도 없었던것같은데, 미스터리로서의 재미와 함께 가슴한구석이 묵직해지는 화두를 동시에 던져준 의미있는 독서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