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 최첨단 과학이 제시하는 '사후 세계'의 가능성
다사카 히로시 지음, 김윤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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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도발적이고 흥미를 끄는 제목이 있을까?


메멘토 모리라는 유명한 말이 있듯이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인류의 단 한사람이라도 죽음으로 부터 자유로울순 없다.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애써 무시하든, 종교에 귀의하든, 그냥 잊고 살아가든, 늘 죽음을 인지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든- 죽음의 공포에 대처하긴 하지만 각종 사건사고가 매일 발생하는 언론보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늘 죽음과 함께 살아간다. 


그러기에 세상 어떤 주제보다도 두렵고도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주제가 죽음이나, 현대과학은 죽음이후의 세계를 절대적인 무, 공허로 간주하기에(책에서는 유물론적 사고라고 지칭한다), 죽음을 다룬 이야기들은 언제나 무섭고 슬프며 허무하다.


이 책은 그런 죽음을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체념적으로 받아들이는 죽음의 존재를 반박하면서 사후세계의 가능성을 주장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비과학자가 썼다면 흔한 종교 체험 고백이나, 허xx 총재식의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읽힐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쿄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유수의 싱크탱크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연구한 작가는 본인의 지식과 체험을 바탕으로 '제로 포인트 필드' 가설이라는 흥미로운 가설을 정립하여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사후세계의 가능성을 주장한다.


작가의 주장의 진위를 차치하더라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상당히 재밌다. 사후세계 설명에 대한 현대과학의 한계를 지적하고, 우리가 주변에서 (때로는 개인적으로) 많이 보고듣는 소위 '불가사의한' 사건이나 체험들을 작가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제시한다음 '제로포인트 필드'가설을 통해 이러한 수수께끼들을 풀이하려고 노력한다.


작가의 주장이 다 맞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인류 최대의 신비, 인간으로서는 대적할 수 없는 압도적인 공포에 맞서 책한권을 들고 돌진하는 돈키호테 같은 기개가 놀랍고 멋지다. '죽음론'에 관심있는 독자들이라면 재밌게 읽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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