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는 세계
김아직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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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과 이 시대의 마녀는 인간을 꿈꾸는 로봇이라는 근본주의 교회의 대립을 그린 이야기, 인간처럼 신화를 갖고 싶었기에 그 자신이 신화가 된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 명품 SF 스릴러.


전작 '노비스 탐정 길은목'에서 물리적, 공간적으로 확립되었고 이번작에서 철학적으로 완성된 탄탄한 세계관에 작가의 고급진 문장력과 아름다운 언어사용, 정중동의 운율이 느껴지는 차분하면서도 재기넘치는 문체가 더해져 그 어떤 작가와도 차별화되는 김아직 월드를 만들어 냈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탐정소설로 시작하여 스릴러의 서스펜스를 더한 진지한 미스터리에 '인간과 로봇을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역시 진지한 SF 적 물음을 더했음에도 시종일관 재미를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작에 비해 신학적 묘사나 설명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서사의 재미에 보다 집중하면서도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보다 효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해진다는 점에서 보다 원숙해진 작가의 역량을 느낄 수 있었다.


'바다를 등지고 루시는 다시, 무한을 향해 걸어갔다'라는 시적이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문장과 함께 마무리된 이야기 처럼, 무한히 확장되는 김아직 월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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