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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작가의 필력덕에 가볍게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
음주운전을 하다 80대 노인을 뺑소니 살해한 주인공 마가키 쇼타의 죄와 벌, 속죄를 다룬다.
주제의식이 강하기에 재미보단 메세지에 중점을 둔 작품으로, 작가가 가장 잘하는걸 해냈다.
소재와 주제의식의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고구마 구간이 없다시피한 점은 이책의 특장점이다. 총3부로 구성된 이야기에서 뒤로 갈수록 주인공의 심적 고통이 가중됨에 따라 시종일관 글의 분위기가 무겁지만 이 작은 책을 넘기는 손길이 결코 무겁지가 않다.
구구절절한 설명과 지루한 법정공방 없이 깔끔하게 죄를 인정하고 이야기를 전개시킨 점, 쇼타의 죄책감을 필요최소한도로 묘사하면서도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적절히 유지시킨 점 등에서 보이듯 작가만의 능력인 거리두기 서술마법을 통해 감정의 과잉을 방지하면서 효과적으로 메세지를 전달한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나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묘사 등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작가의 새로운 대표작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