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의 사람 -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
정혁용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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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과 파괴자들 단 두권의 소설을 통해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던 한국의 레이먼드 챈들러, 정혁용 작가의 에세이집.


작가 특유의 쿨하고 위트있으면서도 절제되고 묵직한 문장들이 연이어 가슴을 울린다. 원체 한국어를 맛깔나게 구사하는 작가이니 에세이집도 좋을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좋을 줄은 몰랐다. 책을 읽는 내내 인간 정혁용과 더불어 울고 웃고 화내고 즐거워했다.


작가가 책에서 인스타에 올린 글을 편집해서 내려다가 거의 다 새로 썼다고 자백?!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에세이집답지 않게 책 한권이 마치 소설처럼 기승전결의 흐름을 갖는다. 한 장이 끝나면 다음장으로 유려하게 연결되어 읽는 맛이 상당히 좋다. 진지하고 무거웠다가도 어느새 경쾌하고 유머러스해지는데 한마디로 글이 펄떡펄떡 살아 숨쉰다.


보통 소설가의 에세이라면 그 소설을 사랑하는 팬들이 읽는 플러스 알파정도의 책이라 생각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정혁용 작가의 세번째 장편소설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나며, 침입자들과 파괴자들을 모르는 독자들이 이 책을 보고 오히려 그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고 매력넘치는 이야기들의 향연이다. (쿨한 작가는 무려 세번째 소설의 도입부를 에세이 말미에 공개하니 세번째 장편소설이라는 얘기는 개인적인 감상으로만...)


장르를 넘어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빠져들만한 멋진 책이었다.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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