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시대와 사회구조에 희생당한 약자들의 분노와 아픔을 담담히 그려낸 수작소설이다. 교차편집을 통해 수십년간 이어도록 느껴지는 주인공들의 불안한 심리묘사와 그들이 불가피하게 짊어져야 했던 죄의 굴레를 함께하다보니, 마지막장의 반전이 충격적이고 놀랍다기보단 가슴이 먹먹하고 애잔해진다.비록 일본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먀 모래시계 같은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시대극을 한편 본 느낌이 들었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렸을 뿐, 소위 순수문학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지 않나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