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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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은 상처와 고통을 말하는 시인이다.
상처와 고통을 말할 때 나는 나쁜 것, 받아서는 안 될 것, 되도록이면 겪고 싶지 않은 것을 떠올리는데 이 시인에게는 그것이 아닌 모양이다. 시인은 상처 없이는 고통 없이는 온전한 인생을 살 수 없으니 상처를 보듬고 고통을 감싸안고 살라고 충고해준다. 담백한 자기 고백. 시인에게는 솔직한 자기 토로가 나에게는 충고가 된다. 이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의 인생 자체가 망가지면 망가지는 대로 훌륭하면 훌륭한 대로 그것이 나에게는 어떤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 험악하고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시인은 상처와 고통을 밥 삼아 잘 살아가고 있고 독자에게도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더 좋지 않겠느냐고 권하는 것이다. 이 지구 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 가운데 그 누가 유쾌하게 즐겁게만 살아갈 수 있겠는가. 대개는 상처와 고통 속에서 그것들을 견디며 살아간다. 대개는 슬프게 아프게 받아들이면서 산다. 그 사람들에게 상처나 고통이 결국은 당신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며 당신의 인생은 그로 인해 훌륭해질 것이라고 말한다면? 고생하면서 세상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들이 큰 위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에서 시인의 용처란 아마 위로일지도 모른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던져주는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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